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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두와 아기호두의 시
맹현 지음 / 핌 / 2022년 9월
평점 :


여자 어른자두, 남자 어른호두, 두사람의 아기호두와 아기자두의 이야기가 담긴 < 아기자두와아기호두의시 >를 만났다. 육아가 무엇인지 아직 알진 못하지만, 이런 책을 만날 때마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내 부모님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등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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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호두 : 그럼 엄마가 지구를 만들었냐? (p16)
아기호두가 엄마에게 엄마가 지구를 들었냐고, 돈도 많이 없다고 말할 때 혼내지 않고 차분히 아이와 대화를 이어간 저자의 글을 보며 웃음과 놀라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꾸중을 들어 마음이 상한 아이의 말을 의연하게 받아준 모습에서 '나였다면 한 대 맞았을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모님은 지금은 많이 달라지셨지만, 어릴 땐 많이 무서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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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 : 너 이노무 자식
아기자두 : 엄마가 더 이노무 자식이야.
자두 : 으악...! (p122)
분명 슬픈 내용이 아닌데도 가슴이 먹먹했다. 아이가 "왜?", "왜?", "왜?"라고 끝없이 질문해도 받아주는 모습에서 "왜는 뭐가 왜야?"라고 혼났던 기억만이... 아기 자두와 아기 호두의 모습에서 어릴 적 내 모습이 보여서 웃음이 나다가도, 잔뜩 혼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다가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부모라는 존재가 얼마나 인내심이 많고 깊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들며.. 우리 부모님도 많이 힘드셨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순수한 아이들은 코딱지도 단백질이라고 말하는데, 그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아 묘한 웃음이 났다. 뗀석기를 '땐~스석기'로 듣고 춤을 추는 모습에 아기 호두의 매력. "노래가 쿵쿵쿵 하면서 심장으로 들어와. 심장이 너무 간지러워." 꼭 시인 처럼 말하는 아기 자두의 매력. 두 아가의 매력이 고루고루 느껴져서책에서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독서하는 내내 아기 자두와 아기 호두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았다. 육아가 정말 지치고 힘들지만,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되고 싶은 건 어쩌면 행복한 일이 하나둘씩 퐁퐁 생기기 때문은 아닐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조금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 드라마 < 산후조리원 >을 추천 받았는데, 격정 출산 느와르라고...하길래 차마 보기 힘들거 같아서 패스 했던 적이 있었다. <아기자두와 아기호두의 시>를 보면서 힘든 것만 보고 듣지 말고, 좀 더 밝고 아름다운 것과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매력과 가족의 유대, 사랑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언젠가 나도 육아를 하게 된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남기고 싶다.
책만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아기가 태어난 후, 나는 거짓말처럼 다른 우주로 순간 이동을 했다. 그 우주에는 마침표도 쉼표도 없었다. - P15
아이와 정다운 대화를 나누려면 가끔은 ‘가짜 말‘도 필요하다. - P53
자두 : 응. 엄마는 마음의 길을 잃었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기호두 : 엄마, 혼자 가면 어떻해. 같이 가야지.
자두 : 하하하. 아기호두가 엄마랑 같이 가줄 거야?
아기호두 : 응! - P81
아이를 혼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아이의 잘못이 컸다기보다 내 스트레스가 커서, 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내 마음이 편한 상태가 아니어서 화를 낸 경우가 많다. 아이의 말대로 내 마음이 건강하지 못해서다. - P113
아이의 말 속에는 부모의 언어 습관이 들어 있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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