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유광선 외 옮김 / 와일드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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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이라는 게 꿈처럼 반짝일 수는 없지만, 이렇게 지옥 같아도 될까 싶다. 물론 지금 고비를 넘기면 언젠간 또 다른 고비가 오겠지만. 이렇게 힘들고 지칠 때, 세상에 찌들어 갈 때 찾게 되는 책이 있다. 바로 영원한 우리들의 친구 <어린 왕자>다.







 "누가 모자를 무서워하겠어?"

내 그림은 모자를 그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코끼리를 소화하고 있는 보아뱀을 그린 것이었습니다. (p10)


나이가 들수록 <어린 왕자>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 에피소드가 더 와닿는다. 일명 꼰대들을 만날 때는 더 그렇다. 그림을 그린 의도를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고는 그림을 그린 사람의 입장에 관해 1도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씁쓸한 현실이다. 나도 언젠가 저런 꼴보기 싫은 꼰대가 될까? <어린 왕자>를 읽으며 그런 꼰대는 되지 않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해할 필요는 없어. 명령은 그냥 명령이거든. 잘자."

그는 다시 가로등을 껐습니다. (p102)



어린 왕자가 다섯 번째 별에서 만난 점등인 에피소드. 이전에는 참 바보 같이 기계적인 사람 정도로만 보였다면 이번에는 주변에 누군가가 생각났다. 위에 언급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이 창의성을 잃은 어른이었다면, 점등인은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시키는 일밖에 할 줄 모르는 또다른 꼰대가 떠올랐다.


그냥 시키는 일만 하며 하루하루 사는 게 누군가에겐 행복일 수 있다. 하지만 내게 강요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이래서 사업하려는 사람들 늘어나는 거 같다.) 타인의 강요를 내가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지만, 스스로 점등인처럼 사는 수렁으로 빠지고 싶진 않다.


하지만 어린왕자는 점등인을 다르게 생각했다. '그가 자신이 아닌 다른 것들 돌보고 있다'며 우습지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관점의 전환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어린 왕자>를 읽으며 난 어린 왕자가 만난 어른 중 누구와 닮아 있는지, 그리고 어떤 어른이 정말 되기 싫은지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끝으로 생텍쥐페리는 이 지구상에 너무도 아름다운 선물을 남겨둔 소중한 작가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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