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언어 - ECER Vol 2 ECER 2
정혜주 지음 / 셀렉트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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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혈당 때문에 공복엔 맹물만 마신다. 하지만 한때는 녹차, 히비스커스, 캐모마일, 자스민 등을 즐겨 마셨다. 카페인이 든 커피나 달콤함 핫초코보다 풍미 깊은 차를 좋아했었는데, 요즘엔 살짝 그 운치에 무뎌져 가고 있었다. 그러다 <차의 언어>를 만나 새롭게 차에 관한 감각을 깨워보았다.





간단하든 수고롭든, 차를 '마신다'는 결과에는 변함이 없어요. 정답은 없어요. 하지만 차를 즐기는 방식도 일종의 '언어'를 이용한 소통이랍니다. (p3)


정보가 아닌 관점을 전하는 < 차의 언어 >를 읽으며, 그간 내가 좋아한 '차'에 관해 더 깊은 풍미를 알게 되었다. 차 마시는 걸 즐기지만 다도하면, 어렵고 나와 좀 거리가 멀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차의 언어>를 통해 차를 마시고 깊이 알아가는 과정 자체의 편안함이 생겼다.


이전에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 했을 때, 다도 시간이 있었는데 단순한 마신다를 넘어 온몸 곳곳으로 퍼지는 기분 좋은 순간을 음미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온전히 되살리며 나만의 티 타임을 매일 갖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소중한 일인가 감사하게 되었다.





따뜻한 차호에서 공기 중으로 차향이 퍼지고 한 모금 마시면 입 안으로 퍼지고, 입 안에 차가 사라지고 그제야 가득 느껴지는 차의 맛. 그 맛이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느껴보는 순간은 온전히 스스로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p243)


사진 자료가 더 풍부했으면 보는 재미가 더 있었을 거 같다. 그래도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차를 음미하는 것에 있어 기쁨과 즐거움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차의 언어>를 통해 나만의 차 깊이를 채워가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어줄 것 같다. 알고 마시는 것과 모르는 마시는 것의 차이를 진하게 우려내 줄 도서였다.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차를 우린다는 행위의 핵심은 물의 힘을 빌려 찻잎의 맛과 형을 드러나게 하는 것에 있습니다. 가장 쉽게는 유리잔 하나에 물을 붓고 찻잎을 넣으면 되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 P3

녹색의 찻잎에서 붉게 변한 부분이 클수록 산화도가 높다고 보는데요. 우러난 차탕의 색 역시 녹차는 연두빛 황록색을 띠고 오룡차, 홍차로 갈수록 붉어집니다. - P29

차가 오래될수록 좋아진다는 말보다 오래되어도 마실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녹차처럼 산화나 발효가 최대한 일어나지 않게 만 든 차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 풍미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 P61

‘좋은 차에는 반드시 배저향이 있다‘라는, 공식 같은 말이 있어요. 차를 마신 후 잔 바닥에 남아 있는 향을 배저향이라고 합니다. 좁고 긴 형태의 잔에서 더 잘 느낄 수 있어요.
- P63

차를 맛있게 우리는 방법 중 지켜야 할 아주 중요한 법칙이 있습니다. 차호에서 우러난 차탕을 따라낼 때, 마지막 한 방울까지 따라내야 한다는 것이죠. 대충 따라내어 차호 안에 차탕이 남아있다면,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순간에도 차호 안에서는 계속하여 차가 우러나게 되어 아주 쓰고 떫어지게 됩니다. - P139

차호에 찻잎을 넣으면서 그 양을 조절할 때, 다하의 정면이 차를 우리는 사람을 향하도록 합니다. - P175

유리잔 하나에 물을 붓고 찻잎을 넣어도 차입니다. 그렇지만 찻잎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마음을 담아 차를 우린다면 그 한 잔의 차는 더 이상 여러분이 이전에 알았던 차가 아니게 됩니다. - P243

차를 우리는 나의 움직임에 번잡함이 없게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며, 동작과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이 마땅한 위치에 놓이는 것, 그렇게 관찰하고 조금씩 다듬어 가는 것이 다도라고 생각해요.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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