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전고운 외 지음 / 유선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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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시절은 대부분 태양이 가려진 구름 밑에 있었다. 대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아이스크림 궁전을 만들었다. 내가 노스탤지어에 빠지는 순간은 대부분 그 아이스크림 궁전을 떠올릴 때다.(p165-166)"


차례대로 읽을 필요는 없지만, 다 읽을 필요가 있는 책.


아홉 명의 작가가 모여 만든 에세이 . <쓰고싶다쓰고싶지않다>를 드디어 만났다.

점점 읽는 사람들 줄어든다는데, 쓰는 사람은 늘고 있다니! 읽고 쓰기는 함께 가는 거 아니였어? 라고 생각하며 이번 독서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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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으로 출력보다는 입력이 쉬운 사람이다. 먹지보다 백지가 무섭다. 백지를 나의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에 매우 서툴다. (p125)"


사랑 받는 글쟁이들도 이렇게 말한다. 백지를 보고 스스로 서툴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쓰는 사람.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머리에만 남기면 언젠가 증발된 듯 사라지고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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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던 나의 소설 E를 열어보는 걸로 다시 시작하라고 했다. 그러면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p207)"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를 읽으며, 요즘 작가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결국 쓴다는 것은 고민한다는 것이고, 그 고민을 행동으로 엮는 것이다. 종종 '어떻게 책으로 나왔지?' 싶은 책을 만난다. 어쨌든 그 책도 세상에 나오기 위해 쓰여졌고, 흔적이 모인 것이다. 또한, 작가의 생각을 읽음으로서 그 작가의 작품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 호기심, 회의감,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 중 어떤 감정이든 작게라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이 즐거운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책만을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살다 보면 오늘 같은 날이 좀 더 자주 와 주지 않을까. 어두운 글 속에서 내가 빛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날이. - P47

쓰지 않는 글의 매력이란 숫자에서 0을 곱하는 일과 같다. 아무리 큰 숫자를 가져다 대도 셈의 결과는 0 말고는 없다. 뭐든 써야 뭐든 된다. - P92

아무도 너에게 유려한 글솜씨를 기대하지 않아. 뭔가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솔직함이나 재미를 원하겠지. 네가 글로 세상을 바꿀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잖아. - P190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천재적인 영감보다는 성실함과 꾸준함이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의외로 당연함이다. 작가에게 가장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가 그것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없는 근육을 만들어 유지하는 일과 같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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