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 빌려주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
리사 갠스키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Natural Capitalism이라는 책을 보면 "물건을 팔고 끝내는 방식"에서 "서비스의 형태로 빌려주는 방식"으로의 전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시간이 흘러 이러한 아이디어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리사 갠스키가 지은 The Mesh라는 책이다.

Mesh는 그물코라는 뜻의 명사인데 작가는 "빌려주기, 바꾸기" 등의 비지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고 있다. (앞으로 이 개념이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고 퍼져나가 일반화 될지 궁금하다.)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구의 환경과 자원에 엄청난 압박을 주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 사람들도 물건 구매를 통한 "개인적 소유"에서 "공유"로의 인식의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량으로 싸게 만들어서 팔고 금방 폐기하는 방식의 경제에 대한 반성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메시기업은 같은 물건을 여러번 파는 방식을 취한다. 아니 같은 물건을 여러번 판다고? 소유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것인데? 이러한 의문에 메시기업은 "대여 혹은 공유"라는 방식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러한 전환의 시작점은 책이나 음악과 같이 디지털화 되어도 그 가치가 줄지않는 상품의 판매에서 시작되었다. 비물질적인 디지털 컨텐츠는 팔고 또 팔아도 사라지지 않는 상품이다. (불법 복제가 문제점이 되지만...) 비물질적인 디지털 컨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들이 네트워킹되자 피지컬한 제품들의 대여도 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자동차는 사용되는 하루 한두시간에는 기막히게 편한 운송수단이지만 , 나머지 시간은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고철이다. 공구류는 필요할 때는 정말 중요하지만, 사용하지 않을 때는 그저 쇳덩이에 불과하다. 이들을 효율적으로 공유한다면 자원은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이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대여가능한 자동차나 공구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발달한 IT 기술을 활용한 결과 이러한 물리적 제품들도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도시나 대학도시를 중심으로 zipcar라는 IT기술을 접목한 편리한 자동차 대여서비스가 번창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대여/공유 서비스는 물건을 한번 팔고 나면 그 제품이 폐기되기 전까지 다시 볼일이 없어졌던 '판매-소유'모델과 근본적으로 다른 잇점을 갖는다.

근본적인 차이는 서비스가 짧은 기간에 반복 구매되면서 고객과의 접점이 판매-소유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메시 서비스는 무료 체험 등을 통해 고객을 쉽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고, 고객의 피드백을 빨리 서비스 개선에 반영할 수 있기에 더 빨리 사용자들에게 만족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슷한 성격의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더 쉽게 고객을 만족시킬 수도 있다. 고객들은 더 다양하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튼튼하고, 쉽게 고쳐 쓸 수 있게 고안되어 오랫동안 지속되는 디자인은 판매-소유 모델에서는 추구할 수 없는 가치이다. 메시기업들은 이러한 지속가능한 디자인('가보'라는 이름의 Heirloom Design이라고 부르기도 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 결과 지구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기업이 뭐 그렇게 많겠냐고 하겠지만... www.meshing.it에 가보면 꽤 많은 메시 기업의 목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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