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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7년 12월
평점 :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라는 책의 저자인 정신과 의사 김혜남씨의 2002년도 책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를 읽었다.
중고샵에서 구입했는데, 06년 23쇄로 인쇄된 책이다. 길게 많이 팔렸고, 검색해 보니 출판사를 바꾸어 재출간 되기도 하였다.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라는 책은 43쇄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제 작가로 더 유명할 김혜남씨의 책은 어떻게 이렇게 많이 팔릴까?
그녀의 두권의 책을 보니, 정신과 전문의답게 "공감과 치유의 글쓰기"에 굉장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사람들이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인생의 발달과제를 친절하게 다루고 있으니, 그 독자층은 끊임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계속 나이를 먹으니까....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도 서른살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잠재적으로 끊임없이 나이먹어 서른이 되고 비슷한 고민을 할 사람들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정신분석학은 의학에서도 심리학에서도 더 이상 주류는 아니다. 아니, 한번도 주류였던 적이 없었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과학적인 검증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네오프로이디언들의 이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프로이디언들의 이론은 이미 상식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일단 상식의 영역이 된 이상 그들의 이야기는 힘을 갖는다.
세르주 모스코비치는 정신분석학의 용어와 생각들이 어떻게 일반인들에게 퍼져가는지에 대해서 연구했다.
"사회적 표상(Social Representation)"의 과정을 통해 일상의 영역으로 스며든 것이다.
정신분석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무의식, 퇴행, 투사, ego, id, 리비도, 외디푸스 컴플렉스와 같은 단어들을 쓴다.
이런 개념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용적인 가치가 인정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혜남 작가는 이러한 정신분석학적 무기를 가지고, 책을 통해 아마도 잠궈 놓았을 독자들의 방문을 두드린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상처와 당면한 어려움을 '드라마'나 '영화', '임상사례' 등을 통해 드러내고,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나만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구나, 보편적인 문제구나만 확인해도 안심이 될 터이니 독자들이 많이 찾을 수 밖에....
하지만, 이런 '공감과 치유'의 책의 내용이 꼭 정신분석학일 필요는 없다.
정신분석학의 '결정론'은 드라마틱하고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것만이 단 하나의 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랑'이 어려운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사랑에 대한 다른 책도 읽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