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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 - 미국, 미국 문화 읽기
강인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8월
평점 :
얼마전 아이패드와 관련된 기사를 봤다. 오마이뉴스의 강인규 기자라는데 꽤나 지적이고 수준높은 기사였다.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view.html?cateid=1046&newsid=20100501182507010&p=ohmynews
흠... 호기심이 생겨서 찾아봤더니, 미국문화에 대한 책이 한권 있었다.
바로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라는 책이다. 이런 기사를 쓰는 사람이라면.... 아무런 의심없이 책을 구매했다.
그리고 재미있게 읽었다. 일요일 오전 창문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을 조명삼아 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 재밌는 책 읽는 맛이 달콤했다.
기호학과 미디어를 전공했으며, 10년이 넘게 미국에서 살고 있는 위스콘신대학교 강사 강인규 씨는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수려한 문장과 위트, 역사와 사회학을 넘나드는 지식, 균형잡힌 관점도 마음에 들었다. 스타벅스로 시작해서 스타벅스로 끝낸 에피소드의 구성도 다 읽고 난 독자에게 가벼운 미소를 선사한다.
책 제목은 아마도 출판사에서 지은 것 같은데, 좀 더 괜찮은 제목들이 많이 있었을텐데 다소 아쉽다.
(책 내용이 제목보다 훌륭하다는 뜻이다.)
- 스타벅스 이용법의 차이 : 미국과 한국의 경우. / 미국은 철저하게 계산된 무관심 속에서 개인적인 할 일을 하는 공간인 반면,
한국의 스타벅스는 다방의 전통에 따라 시끌벅적 대화하는 공간이다.
- 미국인들의 동거와 결혼 : 미국정부의 통계를 보면 미국인 1000만명 이상이 동거 중인데,
평균 2년을 동거한 후 40퍼센트는 결혼, 40퍼센트는 결별, 나머지 20퍼센트는 동거를 지속한다고 한다.
그런데 동거가 결혼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 미국의 자동차 문화 : 미국의 고속도로가 본격적으로 건설된 것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전쟁때 독일의 도로망을 보고 온 후라고.
그래서 미국의 주간(interstate) 도로 시스템 이름에는 아이젠 하워가 붙어있다고 한다.
자동차 문화가 가져온 변화 중 가장 큰 것은 주거문화로 도시외곽에 주거지역을 말하는 서버비아(suburbia)라고 한다.
- 미국인의 위생관념은 생각보다 철저하다. 일본만 그럴줄 알았는데, 특히 911 이후로 더더욱 심해졌다나?
재채기를 할때 손으로 막으면 안된다고 한다. 막지말라는 것이 아니라 손이 아닌 팔뚝으로 막아야 한단다.
- 남자 화장실에서 보여지는 대인거리를 통해 비교문화학을 펼쳐보이고, 슈퍼볼에 얽힌 문화사회학적 의미를 드러낸다.
- 패스트푸드와 비만 / 영화 "슈퍼사이즈 미"와 나 역시 극찬한 바 있는 "패스트푸드의 제국"에 대한 내용이다.
- 미국의 복잡한 선거제도를 소개하고, 그 역사적 이유를 밝힌다.
- 재즈의 역사 / 딕시랜드 - 스윙 - 비밥 - 쿨 재즈 - 프리재즈 , 퓨전 재즈 에 대해서.
- 장애인 복지 / 일반적인 의료복지 등은 최악인데 비해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높은 나라 미국.
1990년에 통과된 장애인 보호법 때문이며, 안그랬을 것 같은데 이 법은 공화당 아버지 부시 때 발의된 법이란다.
/ 그리고 공공도서관도 부러운데 1만 6천 500개 있단다.
- 총기문화 /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보여지듯 미국에서는 작은 정부와 큰 개인, 신성불가침의 자본이 총기문화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게
얽혀있다고 한다. 찰턴 헤스턴은 2008년 4월에 죽어서야 손에서 총을 빼앗겼다고....
- 성 패트릭 데이 / 아일랜드 사람들이 어떻게 미국에 건너와서 차별을 받았는지,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 알려준다.
샴록이라는 세잎클로버는 성 패트릭을 상징하는 이미지이다. 보스턴 셀틱스의 그 클로버 말이다.
- 미국의 의약 난민 / 영화 식코에서 보여지듯 미국의 의료체계의 공공성 부재가 아픈 미국인을 난민으로 만들었다.
- 할로윈의 호박이 원래 유럽에서는 무 였다고 한다. ㅋ
- 유태인들 / 욤 키푸르(속죄의 날) 때문에 메이저리그의 샌디 쿠펙스나 숀 그린이 경기를 빼먹던데... 그 이야기가 자세하다.
- 언론의 자유? / 언론사의 자유? - 우리나라 보수언론들은 미국의 상황을 만들려고 안달이다.
돈있는 자를 화나게 하면 안되는 선에서의 언론의 자유를...
- 종교와 정치가 합쳐진 나라 / 정치를 신의 뜻대로 하는 미국의 현실. 이기적 유전자의 도킨스가 개탄하던 모습이다.
- 미국의 다양한 음식 문화에 대한 고찰 / 연예인들과 정치가들의 성향에 대한 이야기
- 엘리트론 뒤집어 보기 / uncommon in common.
엘리트가 수만명을 먹여살리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실어줘서 엘리트가 되었다는 것. 그 관계의 재설정에 대한 이야기.
- 의료체계와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 / 추수감사절 이야기 / 미국 적응기
- 스타벅스 인어의 모습 변화와 로고라는 기호에 얽힌 이야기들 /
스타벅은 모비딕에 나온 일등 항해사 이름이고, 인어는 15세기에서 유래한 두꼬리 세이렌으로 유럽에서 오래전 부터 사용되던 이미지.
원래 이미지에서 가슴을 머리로 가리고, 배꼽을 지우고, 벌린 다리는 감춘 모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