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에너지 - 수소, 연료전지, 깨끗한 지구를 위한 에너지혁명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12
피터 호프만 지음, 강호산 옮김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수소혁명의 감흥을 잊지 못하고, 수소에 대한 갈증(? - 수소의 수는 水, 영어로도 물을 뜻하는 hydro-gen)을 해소하기 위해 찾은 책 '에코에너지'.

 

수소 혁명이 수소의 중요성을 역사적, 사회적인 시각에서 고찰한 책이라면, 이 책은 좀더 수소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소에 관한 것은 모조리 모아 놓은 책이라고나 할까?

 

 이런 성격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보이는 것은 수소라는 물질의 뒷편에 숨은 힘의 역동이다. 이 힘들을 보면 사람이란 존재의 근시안을 돌아보게 된다. 수소에너지를 상용화 하지 못하는 큰 이유는 생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저 퍼올려서 정유과정을 거치면, 못만드는 것이 없는 석유.

 못 만드는 것이 없어서, 환경오염 물질 마저 만들어내는... 만능 액체.

 하지만 이 검은 황금은 소모되는 것이다. 이 희소성 때문에 이것을 둘러싼 군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졌고, 사람들의 희생 또한 대단했다. (전쟁터에서의 희생 뿐 아니라 무기 만들기 위해 쏟아부은 우수한 정신들의 기회비용도 아깝다.)

검은 황금이 소모될수록 지구 환경은 망가지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자칫하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중동 지방 뿐 아니라, 화석 에너지를 둘러싼 모든 지역에 투입된 군사비용을 수소에너지 개발에 투자했다면, 우리는 이미 자동차 배기구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받아 마시는 스모그 없는 시대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냉전시대였던 1980년대 수소 등 에코에너지 개발에 투자된 돈은 정말 형편없이 적었다고 한다. - 레이건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환경과 청정 에너지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 시대의 철칙은 소련과 투쟁하고 세계 공산주의와 맞서 싸우기 위해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이었으며, 더 시급하고 궁극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이슈들을 제물삼아 화석 연료 산업을 포함한 사기업 부문의 무제한적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었다. 레이건 정부가 들어선후 재생가능 에너지 예산은 80%나 삭감되었고, 핵무기에 대한 지출은 92년 120억 달러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88년 미국 에너지 부가 수소 연구에 겨우100만달러의 예산을 상정하였다. -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올해 김병현 연봉은 600만 달러 정도 , 당시 부통령은 부시 아부지.)

 

물론 수소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수소 혁명에서 읽혔던 것처럼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나 역시 나의 태도가 수소에 대해 지나치게 매료된 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당연했을 군비증강 등에 쏟아부은 무의미한 비용들은 화석에너지가 고갈되고, 환경이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된 상황에서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 될지는 눈에 보인다.

 

<부록>

- 지하철에서 열심히 읽고 있는데... 괜찮은 독서법을 발견하여 소개하려 한다.

   책 읽을 때 책갈피로 포스트잍 가장 작은 것을 (두툼한 채로) 사용하는 거다.

   다시 볼만한 구절이 있다면 하나 떼어서 붙여놓고, 이동하는 방식.

   한권 다 읽을 때 즈음, 포스트잍이 많이 얇아 질수록 독자에게 좋은 책일테다.

   이 책 다 읽은 후,

   "흥미로운 이야기 from 에코에너지"라는 제목으로 붙여놓은 페이지들을 둘러볼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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