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혁명 - 석유 시대의 종말과 세계 경제의 미래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진수 옮김 / 민음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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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책이다.
 원 제목은 The Hydrogen Economy 즉 수소 경제다.

 

 에너지는 각 개인에 있어서의 생존과 활동에 있어서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과 같이... 에너지의 원천은 문명의 흥망과 생활양식의 변화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는 역사/인류학, 국제정치학, 경제학, 생태학, 물리/화학 등을 엮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려낸다.

그 방식은 매우 매끄럽고 흥미로워서 도대체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유용한 자원의 유한함은 언제나 사람들을 어렵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그것들은 제로섬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다가, 사람들은 욕심이 많아서 서로 빼앗는 것도 모자라, 후손들의 몫까지 가로채고 있다. 에너지 패권주의와 관련된 국제정치학은 쓸데 없는데 생명과 자원을 소모하고 있으며, 화석연료로 비롯된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온난화 등을 가속화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유한함의 문제는 해결 가능한 것인가? 예전부터 이러한 유한성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한정된 자원을 위해 다투는 일도 없어지는 등 엄청난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수소라는 무한정한 청정한 에너지 원에 대한 대안이 여러곳에서 심도깊게 진행되고 있었다.

 

 책의 앞부분에는 역사/인류학과 국제정치학의 문제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화석연료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이 시점의 국제역학 관계들을 그려볼 수 있게 해준다. 또 이러한 화석연료들이 지구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내용들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상당부분 알고 있는 것들이었고, 따라서 읽는 내내 수소에너지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내는거야? 가능한거야? 하는 조바심을 갖게 만들었다. (노련한 저자... 다급한 독자...의 권력위계 형성. ^^)

 

마침내 8장 "수소경제의 새벽"을 보면 어떤 식으로 수소에너지를 얻는지 나와 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수소를 이용한 에너지는 연료전지를 통해 생겨난다. 연료전지는 일종의 작은 발전소와 같은 것인데 음극과 양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간에는 알칼리나 연한 산성 수용액 혹은 플라스틱 막으로 형성된 전해질층이 가로 놓여있고, 전하를 띤 수소 원자는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한다. 연료전지는 겹겹이 많은 전지로 구성되며, 전지 양극에 주입된 수소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수소 원자는 양자와 전자로 나뉜다. 전자는 직류전기로 외부 회로를 통해 빠져나간다. 수소 이온은 전해질 층을 통과해 음극으로 이동한다. 음극에서 전자가 수소이온 및 대기 중 산소와 반응해 물이 생긴다. (물의 전기 분해와 반대)

 

연료전지는 소음이 없고, 효율은 내연기관보다 2.5배 높다. 연료전지에서 방출되는 것은 전기와 열, 순수 증류수 뿐이다.

 

그러면 수소는 어떻게 생산하나? 화석연료시대에 사는 나의 머릿속에는 그에 걸맞게 열역학 1법칙과 2법칙 밖에 없었기 때문에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 물을 전기 분해 하려면, 전기가 필요하고 그러면 화석연료가 쓰여야 하는 것 아닌가?

올바르지만 어렵지는 않은 질문.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재생 가능 에너지로 부터 전기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수소는 에너지의 매개체이다.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수소라는 형태로 저장해 놓았다가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인프라 구축에는 많은 자본이 들어가고, 수소 에너지는 현재로서는 화석에너지 보다 그 생산 단가가 비싸다. 요즈음 같은 초고유가 시대에는 잘 모르겠지만, 이러한 고유가 시대는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당겨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GM에서는 "오토노미"와 "하이와이어"라는 수소 연료 자동차의 기본 플랫폼을 모터쇼에서 선보여서 호평을 받았고, 수소연료는 화석연료보다 오히려 안전하다는 해설도 잊지 않는다.

 

저자는 이 괜찮은 소식에 그치지 않는다. 이 에너지 발전을 정치/사회학적으로 발전시킨다. 수소 에너지 네트워크가 바로 그것이다. 수소 에너지는 정보의 소비자와 생산자가 동일한 인터넷과 같은 속성을 띠고 있다. 자동차가 연료전지로 그 에너지원이 대체된다면, 집에서는 각각 하나의 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일단 분산전원이라는 형태로 에너지 생산의 거점들을 만들고 이 것들을 연결하는 것이 바로 에너지 네트워크다. 이런 에너지 네트워크는 세계화를 비롯한 경제와 정치, 문화 등 여러 삶의 양태에 각 개개인이나 소집단이 소외되지 않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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