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

뉴욕행 비행기 안.

기내 서비스 중 책 서비스가 있다.

몇몇 책들 속에서 공지영의 신작소설을 집어든 것은 행운이었다.

예상대로 기내의 건조한 공기에 코는 마르고, 좀이 쑤셔도....

이 책을 읽는 순간은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밝힌다.

소설 속 지독한 불행을 보고 행복해야 하는 것은 다소 역설적이었지만...

//작가 공지영에 대해서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고백한다.

사람들이 가진 편견들은 얼마나 우습게 생겨나는가? 얼마나 우연하게 생겨나는가?

한참 "무쏘의 뿔처럼...."이라는 소설이 읽혀질 무렵...

어떤 버스 안에서 한 남자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말투로 한 재주있는 인기 여성작가를 괜시리 별거 아니라고 비하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던 거다.

그게 내가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별거 아니구나 라고 편견을 가진 이유다. 멍청하게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사형'이라는 제도에 대한 깊은 성찰의 모음이다.

연쇄살인범과 그에게 슬프게 죽어간 사람들에게서 이야기거리를 얻은 모양이다.

생명이라는 경이롭고,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이다.

그 생명을 둘러 싼 종교와 제도, 사람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이다.

비록 ... '누명'이라는 이야기 속 장치가 다소 냉정하게 '인간'이라는 대상을 바라보는데 약간의 걸림돌로 작용하긴 하지만... 죽음을 앞에 둔 실존의 문제들을 멋지게 풀어내고 있다고 하겠다.

2.

한 병사가 수류탄과 총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이 있었다.

안타깝다.

그리고, 생명이 개입된 그 사건을 바라보는 매체나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해 보면...

역시나 안타깝다. 

3.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라는 최고의 선남선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봤다.

이 영화를 비록한 수많은 영화들에서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끔찍하다.

물론 영화 속이지만, 그들에게는 사람의 목숨은 주연배우의 스타일을 살려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언제 어디서나 반드시 '목적'이어야 할 '생명'이 말이다.

4.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한 "다양성"의 한 요소로서 "다양성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까?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생명"을 "생명" 존중의 한 대상으로서의 "생명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을까?

사회심리학자 콜버그의 최고 발달 단계의 도덕관까지 고민없이 성큼 올라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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