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읽은지 한참 되었는데... 문득 홀든 콜필드가 생각났다.

아마도 엇그제 내 사촌동생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했기 때문에...

나의 그 시절이 생각났던 것이 아닐까?

요즈음은 감기로 모든 감각이 예민해져 있다.

26층에서 내려갈 때도 귀가 빨리 멍멍해지고,

심지어 14층 사무실을 오르내릴 때 조차 유스타키오관이 반응한다.

이런 신체적인 민감함은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래서 전화한통에 내 고등학교 시절과 홀든 콜필드를 생각한 거겠지.

콜필드가 한국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면?

그러고 보면 한국 고등학생들... 아니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

대단한 인내심의 소유자이거나 혹은 대단히 둔감해져 있는 사람들이다.

사실 지금 돌아보면 못견딜 것 같은 시간들이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의 분위기는... 어쨌든 학생을 학교에 붙잡아 놔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공부는 학원이나 과외선생에게서 배우는 것이라고 하던데...

난 학교에서 하루에 16시간을 보낸 것 같다.

학교 도서관에 가면 철창살이 되어있는 문을 거대한 자물쇠로 잠궜다.

감옥과 같았다.

실제로 개구진 친구들은 실톱으로 화장실 창살을 뜯고 영화를 보고,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다시 돌아오곤 했으니깐.

잠도 못자게 선생들이 감시를 하곤 했지만.... 선생들은 또 무슨죈가?

이 선생들이야 말로 호밀밭의 파수꾼들이었다.

우리 호밀들이 잘 자라게 병충해와 참새떼로 부터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닌 파수꾼들.

샐린저고 콜필드고...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한번 와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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