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의 작업실
김갑수 지음, 김상민 그림, 김선규 사진 / 푸른숲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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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음악, 오디오.

이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것들에 동시에 빠져버린 사람이 있다.

문화평론가 김갑수씨.

그는 어느 건물 지하실에 자신만의 둥지를 틀고 커피, 음악, 오디오에 빠져 있다.

그것도 발만 담그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머릿속까지 푸욱 담그는 수준이다.

줄리아 홀.

그만의 작업실.

지구 위의 작업실.

그 작은 공간과 맞물려 있는 이야기들이 한권의 책으로 묶여 지구 위에 던져졌다.

기막힌 열정과 커피내음이 물씬 풍긴다.

대뜸 부러운가? 묻더니..

부러워 하란다.

부럽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코 하나 눈 둘

입 하나 귀 둘

얼굴을 구성하는 요소가 몇 개나 된다고.

생긴 것은 다들 제각각이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어떤가?

더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얼굴의 개성보다도 더 획일적이다.

그런데.

김갑수씨는 다르게 산다.

그의 삶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닐 지라도, 그와 같이 다르게 사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이야기거리가 되어 책으로 나오는 것이 오히려 획일적인 삶의 반증이다.

 

나는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이 세상을 참을 수가 없다.

경제경영이 학문의 제왕 노릇을하고

시장이 권력의 자리를 점령하고

베스트셀러 대다수는 자기계발 지침서이고

재테크 요령이 일상적 관심사가 되고

연예인 사생활이 국민적 화제로 들먹여지고

교회에서는 헌금액이 적은 사람을 조롱하는 '천 원 송' 이 불리고

이라크, 이란, 북한 등의 나라를 '악'으로 규정한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별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 164페이지 중에서.

 

사실 이 책의 내용은 그닥 환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그저 다르게 세상을 사는 사람을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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