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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사나이 - a man of vendet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최근 날씨가 너무 추웠다.
겨울이라 추운 것이 당연하지만 30년만에 강추위라는 언론매체의 보도는 왠지 더 춥게 했다.
나는 추운 것을 싫어해서 특별한 일이 아니면 겨울에 집 밖을 나가지 않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실내에서 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실외는 그 반대가 된다.
다행이 밀린 영화들이 내게 큰 위안이 된다.
아직도 보지 못한 영화들이 너무 많아서 문제이긴 하지만.
<파괴된 사나이>, 제목은 정말 괜찮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김명민을 오랜만에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그러나 아쉬운 점 두 가지는
아동 인신매매물은 대체로 비슷한 스토리를 가졌다는 것과,
이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의 평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것었다.
"원수를 원수로 보지 말고, 원수의 마음을 사랑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의대생이었지만 의대를 그만두고 신학을 공부하여 목사가 된 영수.
그의 삶에 고난은 5살 된 딸 혜린이가 납치되면서 시작된다.
영수와 그의 아내는 딸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며 기도를 하고 경찰수사를 기다리지만,
결과는 미완으로 종결되어 8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영수는 목사를 그만 두었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충격을 받는다.
8년만에 듣는 납치범의 목소리, 그리고 딸이 살아있다는 사실.
딸이 죽은 줄만 알았던 영수는 자기 손으로 반드시 딸을 구하겠다고 결심한다.
"죽여요, 죽인다구요."
<소름>, <하얀거탑>, <거울 속으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을 오래만에 보았다.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았던 사람들은 목소리 톤의 변화에 놀랄 수도 있으나 원래 목소리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 주었지만 <내 사랑 내 곁에>로 인해서 몸은 너무 말라 걱정되었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이층의 악당>의 엄기준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이미 연극무대에서 연기력을 검증 받은 그였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준 냉혹한 살인범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손규호처럼 지적인 캐릭터가 더 좋다.
<허준>의 공빈마마 박주미도 오랜만에 보았다.
너무 짧게 출연한 것 같아 아쉬웠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영화보다 TV드라마에 더 많이 출연했는데 역할에 상관없이 성실한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외모와 분위기 만큼은 이상형이라 생각한다.
<구타유발자들>, <쩐의 전쟁> 등 영화와 TV드라마에서 '미친 존재감'을 가진 이병준.
형사 역이 잘 어울리진 않았지만 신선하긴 했다.
역할에 비해 짧은 출연이 아쉽다.
<바람의 화원>, <타짜>의 김응수와 <올드보이>, <태왕사신기>의 오광록이 우정출연했다.
"그리고 저 목사 아닙니다."
영화는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과연 신앙과 인간 본성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가?"를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여느 아동 인신매매물과 다를 것은 없는 설정과 전개였지만,
특이한 것은 유괴된 아동을 범인이 8년 동안 죽이지 않았다는 설정이다.
그리고 불안과 공포 속에 있지만 잠재적 보호자로 범인을 인식하는 것 또한 흥미롭다.
마치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처럼
범인과 아이는 8년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게 익숙해졌다.
신앙모임에서 원수를 사랑하고 용서하겠다고 입으로 말하지만,
실제로 원수를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범죄한 사람은 피해자 입장에서 볼 때 처벌 받기 원하고,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
오래 전부터 원수를 사랑한 몇 가지 사례들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은,
그만큼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입으로는 쉽게 말하고 실천으로 옮기기엔 너무 어렵다.
재미있지 않은가?
쉽고 어려움, 둘의 거리는 멀지 않다.
"잊은 적 없어요? 한번도 잊지 않고 계속 찾았어요?"
종교 중에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칭찬과 질타를 받아 왔다.
기독교는 문명의 발달과 시민의식 향상에 기여했지만,
이기적이고 표리부동한 모습에 역사와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간단하게 입으로는 쉽고 실천으로는 어렵기 때문이다.
신앙을 맹종하면 오직 한 점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이나 성격적 성향, 본성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신앙의 교리만을 고백하면서 신실함을 자처한다.
그러나 그들은 시련과 고난 앞에 무기력하고 극단적인 모습을 보인다.
종교인들 중에서 무조건 종교 교리를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금만 살펴보면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말하는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강제성에 대해 좋게 보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특히 남자들은 군대에서 상명하복의 질서가
얼마나 짜증나는지 몸소 체험했으니 그것의 문제를 더 잘 안다.
그런데 종교가 그런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 온다면
신앙을 지키는 것은 광대가 아닌 일반 사람이 외줄타기 하는 것과 같다.
나는 종교 교리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싶지 않다.
제대로 신앙생활을 한다면 종교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익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자신이 종교를 믿는 이유와 어떻게 믿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사람들 중에 지킬 수도 없는 약속들을 하여 다른 사람들을 실망하게 만드는 부류가 있다.
자신이 지킬 수 없는 약속들이라면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지킬 수 있는 약속들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킬 수 없는 교리들을 너무 쉽게 입으로 자주 고백하지 말라.
오히려 무기력하고 자신감 없는 신앙생활로 힘들게 될 것이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신앙을 점검하면서 지킬 수 있는 교리들부터 지키자.
건강한 신앙 공동체라면 주변 사람들의 대화와 토론이 당신의 신앙심을 도울 것이다.
만약 법조인, 의료인들이 처음 서약하는 신조들을 지켰다면,
돈 때문에 치료 못 받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사법부의 비리나 권력의 하수인 노릇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을 연애에 적용한다면,
당신의 연인은 절대 헤어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