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 책 읽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은 이 시대의 지식인 강준만,   

  그의 책들은 비슷하지만 읽으면 분명 도움은 된다. 

 

 

 - 버트란트 러셀이 쓴 책인데 이제서야 제대로 번역이 된 것일까? 

   이 책이 선정될 확률은 많지 않지만 과학 도서가 선정된 적이 별로 없기에 기대해 본다. 

 

  

- 요즘은 이런 책이 눈에 끌리는데,  

  대담 형식의 대화집은 두 사람의 지식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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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2-13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상봉 교수의 대담집도 은근히 끌리네요, 이번 선정도서들도 읽어볼만한게 많아서
유력후보 도서가 떠오르지 않네요 ^^;;

EAST-TIGER 2011-02-15 19:33   좋아요 0 | URL
흠.. 인문/사회 분야의 선정되는 책들은 비주류는 잘 안 되는 듯;
 
용서는 없다 - No merc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람에게 '용서'는 무척이나 어려운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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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없다 - No merc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구정 연휴 기간에 TV에서는 특선 영화들을 방영했지만,

거의 본 영화들이라 볼 것이 없었다.

한 손에는 지루한 책을 들고 있었지만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땅히 할 것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동안 미루어 둔 영화 한 편을 보기로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오랜만에 만난 어른들은 친목 도모의 화투판을 벌였고,

다 큰 사촌들은 블루마블을 했다.

어디에서도 속하지 않은 나는 영화를 보았다.

 



 

"사체는 이제 사람이 아니야, 단서지!"

 

4대강 사업 중인 금강 근처에서 

한 여자가 토막 살인 당하고 경찰은 수사에 들어간다.

과학수사대의 실력자 부검의 강민호는 살해 당한 여자의 사체를 부검하고,

그의 제자이자 젊은 여형사인 민서영은 용의자를 추적한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환경운동가 이성호.

이성호는 서영의 추궁에 순순히 범행을 자백하고,

사건은 의외로 쉽게 종결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때 민호에게 의문의 남자로부터 서류 봉투가 전달되고,

경악한 민호는 경찰서로 찾아가 이성호를 만난다.

 



 

"사람이 왜 약해지는 줄 아세요? 잃을 게 있어서 그렇데요."

 

<공공의 적>, <실미도>의 설경구는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다.

예전에 비해 대중들에게 비호감적인 요소들이 많아진 배우지만,

연기는 여전히 수준급이고 특히 범죄물에서 돋보인다.

개인적인 바람이자 그가 출연한 영화들 중 최고라 생각하는데,

다시 한번 <박하사탕> 같은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먹이 운다>, <부당거래>의 류승범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 주었다.

나는 그가 기존의 비슷한 캐릭터들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해주길 원했는데 상당히 좋았다.

생각해 보니 근래에 류승범이 출연한 영화들은 거의 다 보는 것 같다.

 

<주몽>의 한혜진은 여형사였지만 귀여운 캐릭터였다.

<MBC 베스트극장>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고 지금까지 느끼는 것이지만,

그녀는 외모가 귀엽기 보다는 연기가 귀엽고 생기 발랄하다.

개인적으로는 이상형이다.

 

<눈물>, <공공의 적>의 명품 조연 성지루는 특유의 연기를 보여 주었다.

거침없는 입담과 걸쭉한 목소리가 긴장과 웃음을 유발하게 만들고,

짧지만 강한 이미지를 남기는 매력이 있다.

 

<사랑은 비를 타고>의 연극배우 남경읍을 오랜만에 보았는데,

연극이 아닌 스크린에서 보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가 <아저씨>에 출연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자이언트>의 주상욱이 우정출연 했고,

<공공의 적>, <실미도>의 이정헌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김형준 감독은 이 영화가 그의 첫 데뷔작인데,

소재와 시나리오는 무난했다고 본다.

몇 가지 논란이 될 만한 요소들이 있지만,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에 집중한다면

그렇게 큰 논란은 아닐 수도 있다.

 



 

"밤마다 꿈에 누나가 나올 때마다, 아저씨 생각 많이 했습니다."

 

소재와 시나리오는 좋은 영화였지만 논란이 되는 요소가 몇 가지 있다.

첫째로 실력자 부검의를 속일만큼

토막난 사체의 몸이 뒤바뀔 수 있는 능력이 과연 이성호에게 있었을까? 

그 반대로 실력자 부검의는 사체가 뒤바뀐 것을 몰랐을까?

이 설정은 참신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는 복선에 불과했다.

 

둘째로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

민호가 유흥주점의 여자으로서 사체를 대하는 것과,

나중에 자신의 딸로서 사체를 대하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고,

이성호의 누나 이수진에 관한 에피소드 역시 그렇다.

마치 헤픈 여자와 귀한 여자를 대조하는 것처럼,

영화는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

이외에도 능력에 비해 괄시 받는 면도 더러 보인다. 

 

셋째로 영화 말미에 몸이 불편한 이성호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이동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감독이 극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설정한 것이 확실하지만,

조금 공감하기 힘들었다.

 

이외에도 영화를 자세히 보면 옥의 티들이 몇 개 있다.

 



 

"사람의 고통이라는 게, 마음 속 고통보다 기억 속 고통이 더 크더군요."

 

사람에게 '용서'는 무척이나 어려운 단어이다.

왜냐하면 용서는 고통에 반비례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느끼는 고통이 커지면 커질수록 용서로부터 벌어지고,

고통의 해소를 위해 고통을 준 대상을 향한 증오가 생긴다.

그리고 그 대상을 없애야 어느 정도 진정하게 된다.

 

기독교 성서에 이런 말이 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덴 것은 덴 것으로, 상하게 한 것은 상함으로,

때린 것은 때림으로 갚을지니라. (출 21:24-25)

 

비록 구약의 율법이지만 용서와 사랑을 가르치는

기독교에서도 처벌에 관해서는 냉정하다. 

그러나 꼭 처벌이 고통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처벌은 공평한 듯 보이지만

사실 또 다른 범죄를 낳을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고통이 지속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고통을 참고 

용서와 사랑를 실천하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크나큰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면,

용서보다는 복수가, 이해보다는 증오가 앞선다.

이는 인간이 가진 자연스러운 본성이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하지만 복수와 증오만을 앞세운다면, 

세상은 비윤리적이고 폭력적인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누군가는 살기 어린 주먹 대신 용서의 악수를 청해야 하고,

복수와 증오 대신 이해와 사랑으로 더이상의 고통과 비극을 막아야 한다.

 

누가 먼저 할 것인가?

이 질문은 나를 비롯한 사람들을 경직시킨다.

그러나 신은 이미 인간에게는 사랑을 실천할 끝없는 용기와,

남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로운 이성을 주었다.

다만 인간이 현실의 고통과 충동으로 쓰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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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성
영화
평점 :
개봉예정


<황산벌>을 이미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보지 않았다면 충분히 괜찮은 영화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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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성
영화
평점 :
개봉예정





2011년 이준익 감독의 신작이 개봉했다.

개봉하던 날 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고,

자주 가는 영화 정보 사이트에서 개봉 첫날 영화평을 보니, 

관객들의 반응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조금 불안한 느낌도 들었지만 크게 상관하지는 않았다. 

이준익 감독은 내게 이름만으로도 영화를 보게 만드는 감독들 중 한 사람이다. 

 

날씨가 정말 추웠다.

걸어가려고 했지만 별 수 없이 버스를 타야 했다.

집에서 극장이 멀지 않은데 멀게 느껴졌고,

언론에서 말하는 '한파'의 위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

 

금요일 저녁 7시 20분에 구로CGV 5관에서 보았다.

근래에 조조 영화만 보았지만 오랜만에 춘하 누나와 영화를 같이 보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관객들은 많았고 산만한 분위기 속에 영화를 보았다.



 



 

"정치에서 준다고 하는 것은 줄 수도 있다는 말이고,

 줄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은 안 준다는 말이야."

 

백제를 멸망시킨 나당 연합군은 고구려 정벌에 나선다.

그러나 연개소문이 버티고 있는 고구려는 막강했고,

나당 연합군 내에서도 서로 간에 불신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연개소문이 죽자 고구려는 혼란에 빠지고, 

후계자 문제로 연개소문의 아들인 남생, 남건이 대립한다.

한편, 기회를 노리는 김유신의 신라와 이적의 당나라는

누가 먼저 평양성을 공격할 것인지 신경전을 벌인다. 

    



 

"그렇게라도 살고 싶네?"

 

나는 이준익 감독의 사극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그가 현대극 보다는 사극을 계속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 이유로 현시대적 해석과 한국의 미를 표현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의 장점들이 인상적이었고,

약간은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유쾌했다. 

 

<왕의 남자>의 정진영은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다. 

같은 김유신 역이었고 <황산벌>때처럼 중요한 배역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맡은 배역에 어울리는 연기를 했다.

나는 <약속>과 <왕의 남자>의 정진영의 연기를 잊을 수 없는데,

그 영화들에서 그는 가장 멋지고 좋았다.

 

한국 영화계의 명품 조연 이문식.

한동안 그를 영화보다는 드라마에서 더 자주 보았는데,

어디서든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것 같다.

<황산벌>때와 마찬가지로 '거시기'역을 맡았는데,

그 외에는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바람의 화원>의 류승룡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 주었다.

긴장감과 유쾌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캐릭터였고,

자신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상당히 매력적인 배우이다.

 

<비열한 거리>, <그림자 살인>의 윤제문은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유의 분위기와 이미지로 인하여 영화에서 늘 악역과 어두운 배역을 맡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유쾌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우치>의 선우선은 설정 상 어색한 캐릭터였지만, 

당찬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녀의 연기 변신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아직 그녀의 대표작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부당거래>의 황정민은 신라왕 역을 맡았는데

거의 조연에 가까울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개그콘서트의 '달인' 김병만과 류담은 짧은 출연이었지만 재미있었다.

이준익 감독과 류승완 감독, 배우 전원주, 이원종, 박용우가 우정출연했다.

 



 

"같이 살아야제!"

 

초반은 좀 지루했다.

살짝 졸리기도 했고 등장 인물들의 대사만 나열 될 뿐 분위기의 기복이 없었다.

중반이 되어서야 흥미를 느꼈고 몰입도 되었다.

우리나라의 사투리를 모두 들을 수 있었는데 보기 드문 설정이었으나,

삼국시대의 정황 상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황산벌>과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데,

솔직히 <황산벌>만큼 신선하고 독특하진 않았다.

오히려 <황산벌>의 잔향이 짙게 남아 있었고,

등장인물과 상황 설정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이준익 감독 역시 그 점을 알고 여러 부분에서 고군분투 한 흔적은 보인다.

어쩌면 내가 <황산벌>을 이미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보지 않았다면 충분히 괜찮은 영화였다. 

 



 

"시어머니 편을 들 것이여? 며느리 편을 들 것이여?"

 

한반도 전체를 속국으로 만들려는 당나라와,

당나라의 야심을 저지하려는 신라.

결사항쟁을 주장하는 장군들과,

목숨과 지위를 보장해 주면 항복을 하려는 문신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터에 끌려온 병사들과,

지휘관의 격려에 공을 세워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병사들.

영화는 다양한 부류의 대립을 보여준다.

 

정말 누구의 편을 들어줘야 할까?

이익과 손해를 따지며 편을 들기에는 양심에 찔리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공허하다.

왜냐하면 양쪽 모두 생존과 신념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대립 되는 주장들 중 어느 쪽을 편들기 힘든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사람들은 계약과 합의에 어느 정도의 신뢰와 동의를 보내는데,

계약과 합의는 명분과 동기를 부여하지만,

지켜진다는 보장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개인과 집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약과 합의를 무시하거나 파기했고,

양자 간의 끊임없이 분쟁과 싸움을 원하든 원치 않든 해야 했다.

오늘날 정치나 사회에서도 얼마나 거짓된 계약과 합의가 난무하여

분쟁과 싸움이 벌어지는가?  

 

사람과 사람 간의 약속,

집단과 집단 간의 약속,

나라와 나라 간의 약속,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분쟁과 싸움은 약속의 불이행에서부터 시작된다.

서로가 이해하고 양보하여 약속을 했다면,

어떤 상황과 사정이 발생해도 지켜져야 한다.

 

나와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고 있을까?

어느 시대나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지만,

지키려고 진정 노력했다면 '믿음'과 '신뢰'라는 단어가

오늘날 이상적인 단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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