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의 사자 와타세 경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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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구마가야시의 변두리 마을에서 한 여성이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해되고 몇 일이 지난 상태, 구더기가 끓고 있는 시신 옆 벽에는 피로 쓴 '네메시스'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네메시스... 신화속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의 역할은 종종 천벌의 집행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누가봐도 자신의 의도를 선명하게 드러낸 범인의 짓임이 명백해 보인다. 와타세 경부와 신참형사 고테가와가 이 특별해 보이는 사건을 맡게 된다.


어느새 두번째 만남이다. 지난 7월 우리의 와타세 경부 시리즈의 시작인 '테미스의 검'을 함께 했고, 이제 그 두번째 이야기 <네메시스의 사자>로 반가운 인사를 대신한다. 와타세 경부는 숨진 60대 여성이 10여년전 일어났던 '우라와역 묻지마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는 인물임을 알아낸다. 당시 사건의 범인이었던 가루베라는 남자의 어머니가 바로 이번 사건의 피해자였던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 가상공간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던 가루베, 하지만 그는 유명한 교육 평론가의 아들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자살과도 같은 교통사고로 숨졌고, 그의 어머니는 본래 자신의 성(姓)으로 돌아가 숨어 살다시피 삶을 살아가던 상태였다가 살해를 당한 것이었다. 첫번째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얼마지나지 않아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피해자는 또 다른 중대범죄를 저지른 범인의 가족이었다. 첫번째 사건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범행 현장, 그리고 또 다시 남겨진 피로 쓰여진 '네메시스'라는 글자! 범인을 정말 처절한 응징자를 자처한 것일까? 





중대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가족이 살해되고,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네메시스'라는 글자를 남기는 범인은 점차 대중들에게 영웅처럼 떠받들여진다. 복수의 사도! 네메시스의 사자는 사형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대중들의 공감을 얻음으로서 다시한번 사형제도의 폐지를 포함한 사법부의 온정주의적 사법판단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네미시스의 사자는 단순 복수를 위한 사분(私憤)을 폭발하는 자(者)인가, 아니면 사법제도에 테러를 가하는 의분(義憤)을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 역시 사형제도와 관련해서 다양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1997년 이후 사형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질적인 사형제도 폐지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개인적으로도 사형제도의 폐지에 마음을 두고 있기는 하다.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어쩌면 너무나도 쉬운 사적인 죽임 보다는 사회와 평생 격리시키고 힘겨운 삶을 유지시켜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고뇌하는 긴 시간을 고통스럽게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아무 죄 없는 사람을 둘이나 죽이고 반성 따위 하지 않는 인간을 왜 사형에 처하지 않는 걸까요. 이 나라에는 엄연히 사형제도가 존재하는데 일개 재판관의 심증 여하로 어떻게 그것을 회피할 수 있는 걸까요. ... 범죄자가 사형을 면하면 피해자는 두 번 죽습니다. ... 피해자와 그 가족은 대체 얼마나 더 고통받아야 하는 걸까요... 피해자와 가족들은 무시당하는 상황, 이게 법치 국가의 바람직한 모습입니까?"  - P. 412 -  


이번에도 와타세와 고테가와는 무난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네메시스'라는 이 단어를 통해서 어쩌면 사건의 방향과 범인의 존재에 대한 너무나도 커다란 단서가 제공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사건과 범인의 존재가 너무나 단순하고 평면적이지 않기에 조금은 다행이지만 말이다. 미사키 검사나 스미 검시관, 미쓰자키 교수 같이 '나카야마 월드'속에서 교차하듯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의 모습을 살짝 살짝 만나는 재미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이 담아내는 독특함이다.


어쩌면 와타세 경부가 그랬듯, 지금은 신참인 고테가와 형사가 앞으로 단독으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그런 모습을 볼 날도 머지 않을것 같다. 최근 국내에서도 굉장한 이슈가 되고 있는 심신미약자 범죄 의무 감형조항과 더불어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는 사형제도 문제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원죄를 기반으로 한 나카야마 시치리의 세계관이 점점 치열해지고 묵직해지는 느낌을 갖는다. 그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우리는 조금더 이 사회에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아니 존재하지만 고민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조금더 신중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수 있을것 같다. 이야기 장인, 반전의 제왕! 언제나 즐거운 나카야마 시치리와의 만남을 아쉬움속에 뒤로 해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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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공룡 대백과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8
히라야마 렌 감수 / 글송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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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최강왕 시리즈를 만났던게 '최강왕 공룡 배틀'을 통해서 였다.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로 남자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공룡보다 더한 친구는 없을 거라는데 모두 공감을 할 거라고 생각된다. 우리 아들 한이도 마찬가지... 자칭 공룡박사에 미래 꿈이 고고학박사란다. 공룡화석도 연구하고 공룡을 만나고 싶단다. 선사박물관, 공룡박물관을 가장 좋아라 하는 우리 아들을 위해서 이번에도 아빠의 작은 선물이 녀석을 기다리고 있다.


<최강왕 공룡 대백과>는 조금 더 다양해지고 훨씬 더 강해진 최강 공룡들과 만나게 된다. 처음 만났던 최강왕 시리즈중에서 공룡 배틀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그보다 더 자세하고 강하고 완벽해진 공룡과 공룡시대를 만날 수 있는 책이라 평가할 수 있을것 같다. 공룡배틀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아직 공룡을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단순히 누가 강한가 누가 센가만을 겨루기만 할 것이 아니라 공룡들의 생활이 어땠고 공룡들의 특징, 다양한 생활모습, 그런 다음 누가 강력한 공룡인지를 겨루는 이런 구성이었으면 좋았겠다는 바램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바램은 어쩌면 이 책으로 다시금 되돌아 왔는지도 모르겠다.




 


앞서 언급했듯 <최강왕 공룡 대백과>는 조금은 더 공룡에 대해서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공룡은 과연 어떤 동물이었고, 언제 살았으며, 육식 초식 공룡들의 특징은 어떤지 기본적인 공룡 지식을 먼저 아이들에게 전해준다. 그리고 공룡이 살았던 시기별 간단한 특징과 공룡들의 모습도 선보여준다. 그리고 공룡들이 사라진 이유도 간단하지만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이런 공룡들, 공룡 시대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을 채우고 나면 누가 최강왕이 될 것인지 공룡 배틀이 벌어진다. 이전 공룡배틀과 차별화된 점은 가장 먼저 스케일이 아닐수 없다. 30종 정도로 공룡 배틀을 진행했던 전작과는 다르게 이번에 다루는 공룡의 수는 108마리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수 없다. 또 각 공룡의 필살기와 파워, 체격, 방어 공격력, 지능 등 다양한 분야로 구분한 능력치를 보여주어 공룡들의 특징과 함께 배틀에서의 활용성 또한 체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공룡들이 살았던 시기별로 배틀을 진행한다는 특징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아무리 공룡 배틀이지만 서로 다른 시기에 살았던 공룡들이 배틀을 진행한다는 건 다소 무리이고 억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그리고 백악기 전후기로 나누어 진행되는 배틀은 흥미진진한 재미와 관심을 아이들에게 전해줄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공룡들인 트리 케라톱스, 티라노 사우르스... 바로 백악기 후기의 공룡들이다. 이전 공룡 배틀에서 최종 우승이 바로 티라노 사우르스 였던것 처럼 백악기 후기 배틀 최강왕 역시 티라노 사우르스다. 트라이아스기를 비롯한 다른 시대의 공룡 배틀의 세부 내용들과 최강 공룡들의 랭킹은 책속에서 직접 아이들과 확인하길 바란다.





책의 마지막에는 공룡 지식 파일이 준비되어 있다. 세계 각 대륙별로 공룡 화석이 발견된 지도를 통해 어느 지역에서 어떤 공룡들이 살았었는지 과거의 공룡분포를 들여다 볼수 있을 것 같다. 하나 아쉬운것은 아시아 지역의 화석 분포를 보다보니 일본과 중국에서 발견된 것들은 있는데 우리나라의 것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거주하는 화성 전곡항 근처에서도 프로토 케라톱스 화석이 발견되기도 하고, 공룡알 화석지까지 있는데 말이다.


심지어 코리아라는 이름이 붙은 공룡의 이름도 있다. 데이노니쿠스 코레아넨시스(Deinonychus Koreanensis)라는 이름의 공룡 발톱이 국내에서 발견되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도 국내에 다양한 공룡 서식과 역사를 알려주는 것도 첨부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공룡이라는 과거에 존재했지만 지금은 상상에 머물고 있는 동물에 대한 즐거움을 주고 배틀이라는 방식을 통해 색다른 재미까지 전해주는 <최강왕 공룡 대백과>! 아들과 함께 108마리 공룡들과의 즐거운 만남을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아이의 맑고 행복한 미소가 눈앞에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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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 모노클 시리즈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민경욱 옮김 / 노블마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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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킬러들의 수다'라는 작품을 통해서 우리 곁에 조금은 친숙하게 다가온 캐릭터들이 바로 청부살인을 업으로하는 '킬러'들이다. 이전까지만해도 킬러 하면 말없고 눈빛이 날카로운 살인을 위한 냉혈한 기계들이라는 관념이 강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조금은 모자라기도 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진솔한 킬러의 모습을 엿보기도 했다. 사람을 죽이는데 무슨 인간적이고 진솔하고 그런게 어울리기나 하겠는가마는, 수다를 떠는 킬러들 만큼이나 이번에도 독특한 '킬러들의 이중생활'이 펼쳐진다.


'대가는 650만 엔, 어떤 죽음을 원하는가?' 


도미자와 미쓰루는 <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나' 이면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컨설턴트 회사를 운영하는 청부살인업자이다. 물론 본업은 회사 운영이고 부업이 청부살인이다. 하지만 그 청부살인이라는게 꽤 쏠쏠한 부업인듯하다. 사람 목숨을 값으로 메기는 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살인의 대가는 650만 엔, 우리돈으로 6천5백만원 정도이니... 쏠쏠을 넘어 꽤 짭짤한 부업이 아닐수 없다. 쓰카하라가 살인 의뢰를 '나'에게 전해준다. 그의 직업은 평범한 공무원!!! 또 한 사람 치과의사인 이세도노가 의뢰인과 접촉하고 정보를 쓰카하라에게 전해준다.


이 평범하지만 특별한 인물들이 살인은 친절하게 도와준다. 의뢰가 들어오고 이것을 받아들일지 아닌지 3일 안에 판단한다. 그리고 OK 했을때 살인은 2주 안에 실행한다. '나'는 쓰카하라를 알지만 이세도노는 모른다. 이세도노도 쓰카하라를 알지만 '나'를 모른다. 철저하게 비밀에 붙혀진 킬러와 연락책과의 관계. 평범한 직업을 가진 경영컨설턴트, 공무원, 그리고 치과의사! 그들의 위험한 동거가 그렇게 시작된다. 의뢰가 들어오고 작업에 착수해 사람을 죽여놓고 이 남자는 고민한다. 아니 추리한다. 왜 이 사람이 죽어야 하는거지?



일곱편의 단편소설속에서 쿨하게 '나'는 의뢰인들의 살인 청부를 성실히 수행한다. 아~ 물론 예상치못한 대상에 대한 의뢰가 들어오면서 일이 꼬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한밤중에 물통을 씻는 어린이집 교사, 아기용품점에서 종이 기저귀를 사는 남자, 흡혈귀에 물려 죽은 것처럼 꾸며 달라는 살인 의뢰... 그리고 살인청부업자 '나' 를 죽여달라는 의뢰인! 평범한 사람들을 죽여달라는 의뢰, 별 의심없이 아니 의심하지 않고 살인을 실행하는 청부업자 그리고 '왜?'를 쫓는 앞과 뒤가 바뀌어 버린듯한 요상한 상황속에 즐거운 추리와 웃지 못할 재미가 공존한다.


<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는 일본이 주목하는 천재 작가 이시모치 아시미의 신작 미스터리이다. 개인적으로 이시모치 아사미는 약 10여년전에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를 통해서 만나본적이 있다. 당시 이 작품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 '용의자 X의 헌신'과 1위를 다투었던 작품이었다고 하니 그 특별함이 어떠했을지 상상이 간다. 치밀한 심리전이 돋보였던 <문은....>은 왜? 어떻게? 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지적 즐거움이 가득했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정말 오랫만에 다시금 그의 이름과 마주한다. 조금은 독특하고 현실을 꼬집는듯한 세련미 넘치는 작품으로 말이다.


살인 의뢰를 접수하고 실행하고 그 다음 추리하고.... 뭔가 거꾸로 된 것 같은 진행이 독특하기도 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나'의 뒤늦은 추리는 맞는 것인지 이미 죽어버린 그들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물음표를 간직하게 하지만, 평범하면서도 매력적인 킬러들의 수다와 추리가 이시모치 아사미와의 오랫만의 만남을 즐겁게 해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과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었다는 거창한 서술 보다도 색다른 재미와 독특했던 추리의 세계를 보여준것 만으로도 특별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는 성큼 다가온 가을 문턱에서 알밤처럼 고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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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늑대의 피
유즈키 유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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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내 누군지 아니?"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이 뱉은 이 대사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인상적인 한 마디로 기억된다. 장첸의 인상이 너무나 강했지만 그래도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 형사라는 캐릭터 역시 지금까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던 독특함이 가득했었다. 깡패보다 더 깡패같은, 조직들의 이권 다툼속에서 그들을 이용하기도하고 나름의 룰과 롤을 정해 일정한 간격을 둠으로써 경찰에도, 조폭들에게도 서로 윈윈하던 마석도 형사의 모습은 역시나 신선하기도 하고 색다르기도 했던것이 사실이다.


<고독한 늑대의 피> 속에도 그런 베테랑 형사님이 등장하신다. 구레하라 동부서 수사 2과의 폭력단계 반장 오가미 쇼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두말 할 필요 없이 수많은 수상과 표창으로 대변되는 베테랑이면서도 그에 맞먹는 징계를 밥먹듯 챙겨드시는 오가미의 모습이 이채롭다. 이 작품의 배경은 일본에서 폭력단 대처법이 생긴 1992년 4년전인, 야쿠자조직들의 활동이 활발하던 시기의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어느날 한 남자의 실종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오가미가 이 사건을 맞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져 올해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는 이 작품은 일본의 중견 연기자 '야쿠쇼 코지'가 연기해 오가미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뛰어난 직관과 통찰을 가지고 그 어떤 경찰보다도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베테랑 오가미에게 이 실종사건이 단순한 것이 아닌 폭력조직이 개입된 사건임을 직감적으로 인지하게된다. 이 과정에서 폭력단 사이의 충돌과 총격, 살인 미수까지 쉴 새 없이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 빨려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한장의 투서가 날아드는데...



'폭력단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아. 인간은 말이지, 밥을 먹으면 똥을 눠야 해. 밑을 닦을 휴지가 필요하다는 말이지. 그러니까 폭력단은 화장실 휴지 같은 거야. ... 우리의 임무는 야쿠자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감시하는 일이야. 나머지는 도를 넘는 녀석들을 없애기만 하면 돼.' - P. 213~4 - 


폭력단과 경찰 조직 사이를 줄타기 하는 고독한 늑대!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신참 형사 히오카의 눈에 비친 오가미의 경찰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하나씩 하나씩 껍질을 벗어낸다. 야쿠자와도 호형호제하기도 하고, 어떨땐 비리 경찰들의 목덜미를 물기도 하는 제대로된 줄타기의 전형을 보여주는 독특한 캐릭터 오가미 반장의 모습에 처음은 조금 어색하다가도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정의감 넘치는 그의 매력에 빠져버리고 만다.


수많은 경찰 소설들이 있지만 조금은 더 사실적이고 있음직한, 아니 어쩌면 오가미처럼 살아가기가 오히려 더 힘들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기존의 경찰 소설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전해주는 하드보일드 경찰 소설이다. 치밀한 구성과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몰입감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속에 빠져든다. 반전과도 같은 예상치 못한 결말에 뒤통수를 얻어맞기도 한다. 특유의 선 굵은 이야기와 가끔씩 녹아있는 유머가 재미를 더해주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전해주는 감동 역시 빼어놓을 수 없다.


유즈키 유코의 첫 만남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소설을 만나고 난뒤 기회가 된다면 영상으로도 이 작품을 만났으면 싶다. 조금은 더 확실한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들이 그려낼 이야기들에 조금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들 역시 드라마로, 영화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그만큼 그녀가 창조해낸 캐릭터들, 촘촘한 이야기들이 영상으로도 매력적으로 그려질수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사내, 혹은 더러운 세상을 청소하러 내려온 천사! 이런 이중성을 가진 오가미, 그런 그가 많이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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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의 레퀴엠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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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지난 여름의 빛 처럼, 그렇게 강렬한 작가중 하나가 바로 이 이름이 아닌가 싶다. 지난 12월에 만났던 작품 '속죄의 소나타'를 시작으로 해서 지금까지, 이 작품 <은수의 레퀴엠> 까지 모두 7권을 함께 했으니 핫(Hot)하지 않을수 있을까?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그리고 <은수의 레퀴엠>으로 이어지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를 비롯해서, 와타세 경부 시리즈의 시작인 '테미스의 검' 그리고 '작가 형사 부스지마'에 이르기까지 나카야마 시치리는 다양한 캐릭터와 몰입도 강한 이야기 구성으로 독자들의 눈과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든다.


<은수의 레퀴엠>은 시작부터 왠지 모를 가슴 저림으로 맞이하게 된다. 한국적 블루오션호!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왕복하는 여객선이 침몰한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침몰 과정에서 타인의 구명조끼를 무력으로 빼앗은 남자의 영상이 일본을 떠들썩 하게 만든다. 경찰은 남자를 폭행죄로 체포 검찰에 송치하려 했지만... 남자의 변호사 측에서 '긴급 피난'이란 명목을 들어 무죄를 주장하고 결국, 남자는 무죄판결을 확정 받게 된다. 블루오션호의 침몰, 251명 사망! 이 장면에서 왠지 섬뜩하게 '세월호'가 떠오른건 나뿐만이 아닐것 같다. 과적, 선원들의 사고 대응, 이런 저런 사고의 모습에서 과거의 아픔이 떠오른다. 안타깝게도...


시체 배달부!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는 여전히 돈을 위해 뛰고 여전히 집행유예로 판결을 마무리한다. 소년시절 여자아이를 살해하고 절단된 시신을 여기저기 내어버린 그의 행위는 여전히 모든 이들에게 그에게 강렬한 시선을 내어던진다. 돈이라면 고객을 가리지 않는 변호사! 이번에 그가 맡으려하는 사건은? 백락원, 이나미 다케오! 이다. 그가 어린시절을 보낸 소년원과 그의 담당 교관이었던 이나미인 것이다. 이나미는 요양 보호사의 머리를 둔기로 쳐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이 사건을 접한 미코시바는 무언가에 끌리듯 그의 변호를 자처하며 백방으로 나서게된다. 하지만 이나미는 그를 만나주지도 않고 자신의 범행은 인정하고 있다. 돈이 아닌 진실을 위해 뛰는 미코시바! 그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까?



속죄!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의 일관된 메세지는 바로 이것이다. '속죄의 소나타'와 '추억의 야상곡'을 통해 '소년 범죄'를 쓰고 생각케 만든 그가 이번에는 '긴급 피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책의 시작에서도 던져 두었던 화두, 그리고 속죄에 대해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가르쳐준 스승 이나미의 사건 변호를 통해서 다시한번 속죄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을 내민다. 일본 형법 제39조, 전쟁, 소년범죄와 긴급 피난 등 '심판 받지 않는 죄'에 대한 관심과 비판에 서서 나카야마 시치리는 <은수의 레퀴엠>을 통해 그 완성을 그려내는듯하다.


<은수의 레퀴엠>은 여전히 맹렬한 몰입감을 던져주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돈이면 무엇이든 다 되는, 시체배달부라는 특별하다면 특별한 이력을 갖춘(?) 변호사, 거기에 실력마저 출중한 캐릭터, 역시 시선이 머무르지 않을 도리가 없을것 같다. 작품속에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전매 특허가 되어버린 서로 다른 작품속 캐릭터들의 등장이 속속 엿보인다. 와타세 경감도 살짝 보이고 미쓰자키 교수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하고... 숨은 까메오들 찾기도 나카야마 시치리 작품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얼마전 즐겨 보던 드라마속에서 어눌한 말투로 '아뎌쒸'를 외치던 꼬마아이의 이름이 은수 였다. 이 작품의 제목에서 보이는 '은수'는 물론 이런 사람의 이름이 아니다. 은혜(恩)와 원수(讐)를 일컫는 은수와 진혼곡을 뜻하는 레퀴엠(Requiem)이 만나 속죄라는 주제와 마주하게 된다. 이전까지의 미코시바, 그에게 속죄의 의미를 일깨워줬던 이나미 교관! 그들을 통해 어쩌면 일관된 시리즈의 주제였던 '속죄'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된다. 어쩌면 미코시바 레이지와의 마지막이 아닐지 소박한 걱정을 뒤로하며, 즐거웠던 나카야마 시치리와의 만남을 정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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