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의 레퀴엠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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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지난 여름의 빛 처럼, 그렇게 강렬한 작가중 하나가 바로 이 이름이 아닌가 싶다. 지난 12월에 만났던 작품 '속죄의 소나타'를 시작으로 해서 지금까지, 이 작품 <은수의 레퀴엠> 까지 모두 7권을 함께 했으니 핫(Hot)하지 않을수 있을까?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그리고 <은수의 레퀴엠>으로 이어지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를 비롯해서, 와타세 경부 시리즈의 시작인 '테미스의 검' 그리고 '작가 형사 부스지마'에 이르기까지 나카야마 시치리는 다양한 캐릭터와 몰입도 강한 이야기 구성으로 독자들의 눈과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든다.


<은수의 레퀴엠>은 시작부터 왠지 모를 가슴 저림으로 맞이하게 된다. 한국적 블루오션호!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왕복하는 여객선이 침몰한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침몰 과정에서 타인의 구명조끼를 무력으로 빼앗은 남자의 영상이 일본을 떠들썩 하게 만든다. 경찰은 남자를 폭행죄로 체포 검찰에 송치하려 했지만... 남자의 변호사 측에서 '긴급 피난'이란 명목을 들어 무죄를 주장하고 결국, 남자는 무죄판결을 확정 받게 된다. 블루오션호의 침몰, 251명 사망! 이 장면에서 왠지 섬뜩하게 '세월호'가 떠오른건 나뿐만이 아닐것 같다. 과적, 선원들의 사고 대응, 이런 저런 사고의 모습에서 과거의 아픔이 떠오른다. 안타깝게도...


시체 배달부!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는 여전히 돈을 위해 뛰고 여전히 집행유예로 판결을 마무리한다. 소년시절 여자아이를 살해하고 절단된 시신을 여기저기 내어버린 그의 행위는 여전히 모든 이들에게 그에게 강렬한 시선을 내어던진다. 돈이라면 고객을 가리지 않는 변호사! 이번에 그가 맡으려하는 사건은? 백락원, 이나미 다케오! 이다. 그가 어린시절을 보낸 소년원과 그의 담당 교관이었던 이나미인 것이다. 이나미는 요양 보호사의 머리를 둔기로 쳐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이 사건을 접한 미코시바는 무언가에 끌리듯 그의 변호를 자처하며 백방으로 나서게된다. 하지만 이나미는 그를 만나주지도 않고 자신의 범행은 인정하고 있다. 돈이 아닌 진실을 위해 뛰는 미코시바! 그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까?



속죄!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의 일관된 메세지는 바로 이것이다. '속죄의 소나타'와 '추억의 야상곡'을 통해 '소년 범죄'를 쓰고 생각케 만든 그가 이번에는 '긴급 피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책의 시작에서도 던져 두었던 화두, 그리고 속죄에 대해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가르쳐준 스승 이나미의 사건 변호를 통해서 다시한번 속죄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을 내민다. 일본 형법 제39조, 전쟁, 소년범죄와 긴급 피난 등 '심판 받지 않는 죄'에 대한 관심과 비판에 서서 나카야마 시치리는 <은수의 레퀴엠>을 통해 그 완성을 그려내는듯하다.


<은수의 레퀴엠>은 여전히 맹렬한 몰입감을 던져주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돈이면 무엇이든 다 되는, 시체배달부라는 특별하다면 특별한 이력을 갖춘(?) 변호사, 거기에 실력마저 출중한 캐릭터, 역시 시선이 머무르지 않을 도리가 없을것 같다. 작품속에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전매 특허가 되어버린 서로 다른 작품속 캐릭터들의 등장이 속속 엿보인다. 와타세 경감도 살짝 보이고 미쓰자키 교수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하고... 숨은 까메오들 찾기도 나카야마 시치리 작품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얼마전 즐겨 보던 드라마속에서 어눌한 말투로 '아뎌쒸'를 외치던 꼬마아이의 이름이 은수 였다. 이 작품의 제목에서 보이는 '은수'는 물론 이런 사람의 이름이 아니다. 은혜(恩)와 원수(讐)를 일컫는 은수와 진혼곡을 뜻하는 레퀴엠(Requiem)이 만나 속죄라는 주제와 마주하게 된다. 이전까지의 미코시바, 그에게 속죄의 의미를 일깨워줬던 이나미 교관! 그들을 통해 어쩌면 일관된 시리즈의 주제였던 '속죄'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된다. 어쩌면 미코시바 레이지와의 마지막이 아닐지 소박한 걱정을 뒤로하며, 즐거웠던 나카야마 시치리와의 만남을 정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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