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년 바보의사>를 리뷰해주세요.
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히포크라테스 선서라는 것이 있다. 의학의 아버지인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의료의 윤리적인 지침을 의사가 되면서 선서함으로써 의사가 지킬 기본적인 서약을 맹세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료계의 윤리적인 서약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료계는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돈'을 쫓고 신봉하는 일그러진 의사선생님들로 넘쳐나고 있다. 양학, 한학의 갈등, 의료 민영화, 건강보험관련 비리들이 종종 터져나오고 아픈이들이 믿고 따라야할 그들에 의심의 눈초리가 던져지기 시작한지는 이미 오래전부터의 일이되었다.

 

여기 한 청년이 있다. 짧지만 굵은 삶을 살았던 한 청년의사의 이야기를 통해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의료의 윤리적 가르침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된다. 그 선서에 따르면 의사가 가져야할 가장 근본적인 마음자세는 바로 '인류봉사' 라는 측면이다. 공장에서 찍어낸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 물론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가진 서비스를 환자인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는 방식에서는 비슷하겠지만 - 그것을 넘어서 단순히 판매-소비로 이어진 공식이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의사와 환자사이에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과연 나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환자들 한 사람 한사람의 얼굴이 내게 환자로 오신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을까'

 

내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하나님을 섬김과 동시에 환자들을 함께 섬길줄 알았던 한 젊은 군의관의 갑작스런 죽음, 그가 죽음전에 남긴 작은 일화들, 가슴찡한 이야기들이 <그 청년 바보의사>속에 담겨져있다. 요즘 보여지는 의사와 환자라는 보이지 않는 높은 벽을 뚫고 가슴으로 환자들을 맞았고, 하나님의 말씀과 믿음으로 그들의 상처와 마음속 아픔까지 치유하려 기도하고 노력했던 젊은 그 바보의사의 짧지만 강건하고 진실한 삶이 오늘 우리의 가슴속에 다시한번 커다란 울림을 선사한다.

 



10여년전 갑작스럽게 쓰러지신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찾아간 응급실에서 의사와 다투던 기억이 문득 스친다. 모든 환자의 가족들이 그렇듯, 갑작스럽게 맞닥드려진 상황에 당황스러웠고 모든것이 의아하기만 했다. 의사에게 어떻게 된거냐고 병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고 또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귀찮다는듯, 이런일은 한 두번이 아니라는듯, 물건 찾으러 들어간 가게의 주인이 할법한 말투와 태도가 너무나 화가 나게 만들었다.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겪는 일일테니 의사의 입장에서 그럴만도 하지만 그 수십번 수백번중 한번인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정말 특별하고 놀라운 일이기에 의사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관계 도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링컨의 연설을 조금만 바꾼다면 '환자의, 환자에 의한, 환자를 위한' 병원과 의사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즈음이다. <그 청년 바보의사>는 믿음과 종교라는 측면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거부반응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종교라는 틀안에서도 히포크라테스 선서에서 강조한 봉사와 사랑으로 환자를 대하는 청년의사의 진실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는 '부재 중'이지만, 그의 사역은 '진행 중'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그의 인생은 미완성 교향곡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를 '명반'으로 남기셨습니다.   [P. 263]

 

판매자와 소비자사이에서도 소비자는 왕이다. 하물며 사람의 생명을 거래하는 의사와 환자의 사이에서는 더말할 나위가 없을 줄 믿는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환자를 마음으로 진찰하고 처방했던 젊의 바보의사의 짧은 생을 뒤돌아 보면서 아직 우리곁에서 타오르고 있을 그 건강하고 믿음 가득한 수많은 젊은 의사들이 이 책과 함께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삶에서는 끝났지만 계속이어질 그가 전해준 참의사가 가져야할 마음과 길을 이 작품속에서 새롭게 되새길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그 청년 바보의사를 기억할 것이다. 그리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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