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인생>을 리뷰해주세요
헤세의 인생 - 삶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헤르만 헤세! 라는 이름이 너무나도 낯익지만 그의 작품은? 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로지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데미안]이라는 이름 정도만 되뇌일뿐... 그의 명성에 맞는 작품을 읽어본 기억이 없다는 것이 부끄럽고 아쉽다. 젊은 날의 고민을 책과 나눈 것이 아니었던 지난 시간이 아쉽기만하다. 이제 늦게라도 헤세를 만난다. 그의 사랑과 인생과 예술을 담아낸 시리즈 중 그의 작품속 그가 가지고 있던 인생의 느낌표들을 그의 문학작품과 메모, 편지 등을 통해서 만나게 된다.

 

'삶은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헤세의 인생론은 헤세가 걸어온 발자취와 인생에 대한 기록이 진한 향기로 묻어난다.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느낌표, 우리의 인생에서 '나'라는 존재가 가지는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 아이와 청춘, 그리고 노년이 가져야 할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그의 문학작품속에서 찾아낸다. 노년의 헤세, 그의 문학작품 속에서 살아 숨쉬는 삶의 이야기, 인생의 깊이 있는 질문과 대답들이 간결한 필치로 쓰여진다.

 

인간은 시도이며, 예감이자 미래이며, 자연이 새로운 형태와 가능성을 추구하도록 허락한 존재이다.  - P.17 ,  [전쟁과 평화, 1918년] -

 

인생은 무엇인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고, 어른들이 인생에서 잊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이며, 교육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한 비판과 교육이 진정으로 가치있기 위해서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짧지만 진지한 언어가 그려진다. 청소년이 성년으로 넘어가는 길에서 중요한 두가지 단계를 헤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신의 자아를 깨닫고 의식하는 단계와 이 자아를 공동체속에 편입시키는 단계', 그리고 이런 개인과 사회사이의 충돌과 요구를 균형있게 지키고 찾아야한다는 가르침을 전한다.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교육과 직업, 그리고 오해와 번민들이 그의 주옥같던 문학작품과 일상이 그려진 편지와 메모속에서 새롭게 되살아난다. 개인적인 자유와 발전을 억압하는 권위와 관습에 대한 거부, 틀에 박히 교육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헤세의 삶속에는 자리한다. 그런 그의 의지와 가치관은 그의 작품 속에서, 인생속에서 그렇게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는것이다.

 

청춘에 요구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노년에 요구되는 것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입니다.  - P.162 ,  [M.K. 씨에게 보낸 편지, 1933년 1월] -

 

헤세는 동양 사상에 심취해 있었다고 한다. 책을 보다보면 이런 헤세의 사상을 들여다 볼 수가 있다. [맹자]에 나오는 '가혹한 말은 여섯달에 걸친 추위와 같은 상처를 준다. 관대한 말은 겨울을 세 번 날만큼의 온기가 있다'는 말의 인용도 그렇고, 음과 양에 대한, 주고받음에 대한 관계의 규정, 대립되는 가치들에 대해서 어느것에 치중하지 않는 중도적인 모습들을 찾을 수가 있다.

 

'헤세에게 삶이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유동적이고 변화하는 것이다.' 그의 문학과 삶속에서 찾아낸 인생에 대한 짧지만 진솔한 이야기는 그가 느낀 삶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그의 문학작품속에 담겨진 인생이란 깊이 있고 심오한 주제를 통해 그 작품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도 될 수 있었다. 더불어 인생의 무게에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그의 인생관을 되짚어 봄으로써 심도있는 대답을 들려준 행복한 시간이 되었음을 짐작해본다. 그와의 첫만남이 부끄럽다. 가벼움과 자극적이고 선명한 작품들만을 선택했던 시간들이 후회스럽다. 고전의 향기속에서 새로운 삶의 가르침과 만난다. 헤세가 전해준 '인생'의 그 길 위에서 잠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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