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침 잠에서 깨어난 동현이가 내가 벗어논 잠옷을 끌어안고는 얼굴에 부비고 있더라.
"뭐 해?"하는 내 소리에... 녀석 하는 말...
"엄마 잠옷에서는 엄마 냄새가 나요, 엄마 냄새 참 좋다!"
순간... 짠~한 기분이 들면서
아들한테 사랑받고 있구나~ 싶은 뿌듯함이 좌르륵 왔다.
짜아식~~~ ^------^
- 아이들이 검도하러 간 동안 내 잠옷 냄새를 맡아봤다. 애들이 말하는 내 냄새가 어떤건지 궁금하야..
그냥 빨래할 때 넣은 유연제 냄새만 나더구먼...
그럼 지들 옷에서도 같은 냄새가 날 텐데... ???
그런데 아까 두 녀석을 재우는데..
동현이는 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승현이는 내 베게를 껴앉고
"엄마 냄새~~~"를 연발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
나도 내 엄마냄새를 기억한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 엄마 냄새는 향수냄새다.
어디서 나온 제품인지는 몰라도 엄마가 20년 넘게 써온 그 향수...
엄마가 한창 잘 나갈때 산 걸테니, 꽤 값이 나가는 거였을거다. 그럼 명품향수? ^^
국민학교때 엄마가 학교에 찾아왔다가 나랑 집에 손잡고 돌아갈 때
엄마 품에서 나던 그 냄새...
엄마 냄새...
이젠 나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엄마냄새를 뿌리면서 산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야 할 텐데...
짜증쟁이 엄마 말고...
기차화통보다도 더 큰 목소리 엄마 말고...
생각만 해도 따뜻해지는 엄마가 되고 싶은데...
허구헌날 마음 따로 몸 따로 목소리 따로 놀고 있다.... 쩝~
그런데 엄마향기~보다 엄마냄새라고 하는게 와닿는 것은 무슨 연유인고? (향수냄새마저...)
그냥 멋지구리하고 근사한 엄마의 모습보다
지지고 볶고, 소리치고, 야단치고, 껴앉고 뽀뽀하는 그냥 엄마의 모습이
기억에 남기 때문이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 내가 정말 더 이상은 보살핌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가슴에 팍팍 와닿는다.
정말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말이다.
마흔이 넘어서 이제사 어른이 되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