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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 종교, 믿음을 팔고 권력을 사다
김상구 지음 / 해피스토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는 것이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6:8)
기독교인으로서 이 책이 다루는 주제와 같은 '변질된 종교와 타락한 신앙인'에 대한 날선 지적을 대할 때마다,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한 부끄러움과 손가락질 당하는 교회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고는 합니다. 그들의 지적에 대해서 때로는 변명을 하고 싶고, 그래도 많은 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항변을 하고도 싶고, 그럼에도 그 안에서 역사하시는 이의 살아있는 손길을 알기나 하는 거냐고 따져보고 싶기도 하지만, 이내 그 안에 담기 그들의 주장이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는 합니다. 그래도 안타까움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한 감정안에는 진실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한 우리의 부족함에 대한 안타까움이 먼저요, 그 다음은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때로는 일면만을 침소봉대하곤 하는 이들의 편협함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주된 요지는 우리에게도 이제는 종교 단체를 통제(?)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본의 '종교 법인법' 형태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소득세를 내지 않는 성직자를 비롯한 종교인, 막대한 부동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실명제를 유유히 피해가는 종교계의 유지재단을 통한 명의 신탁, 개신교가 종부세라는 세금폭탄을 피해가는 과정 등을 통해서 성역화된 한국 종교의 모습을 보여주며, 주류 언론도 힘있는 정치인도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러한 변질되고 세속화된 종교의 개혁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의 시도로서 저자는 '종교 법인법'의 입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2부 한국 종교의 뒤틀린 모습'을 통해서 우리나라 종교계의 치부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종교의 개혁이 필요한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일제시대부터 만들어진 기독교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의 허구성에 대한 지적은 유관순 열사, 주기철 목사, 한경직 목사, 손양원 목사 등의 과거에 대한 의문들로 연결됩니다. 또한 기업화된 대형 교회와 그들과 손잡고 돈을 굴리는 금융기관의 기가 막힌 유착, 여성차별을 아직도 공공연히 행하는 종교계,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종교 권력, 종교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정치권보다 더 구린(?) 형태의 정치를 마다하지 않는 종교지도자들의 타락 등 저자는 그동안 우리에게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더 종교계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더 썩어 문드러지기 전에 개혁이 필요하지 않는가 하고 묻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주장하는 종교 법인법이 뒤틀린 우리 종교의 모습에 대한 개혁의 완성이라기 보다는 기틀이고, 그러한 기반을 통해 현재 사회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보편적인 복지를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세계 50대 교회 중 그 절반이 대한민국에 있다!' 순전한 신앙인의 눈으로 교회의 부흥을 생각한다면 결코 부끄럽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 내면을 끄집어 내면 낼 수록 그 안에는 부끄러운 이면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리 성장한 교회를 향해 던지는 저자의 외침은 신앙인들의 마음이 무디어지지 않은 이상은 깊이 숙고하고 겸손히 반성-실제 신앙적으로는 회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할 제목들을 안겨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저자의 지적을 교회에 흠집을 내려는 사악한 자의 간교함 -분명 책의 내용 중 일부는 정통적(?)인 신앙인의 관점이나 기독교를 이해하는 입장에서가 아닌 신앙 밖에 있는 이로서 교회와 신앙인들의 모습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고 있다는 불편함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아닌, 있는 그대로 현재 우리의 종교가 안고 있는 변질되고 타락한 모습에 대한 따끔한 지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꿈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반성을 통해서 저자가 말하는 '종교 법인법'을 뛰어 넘는 해결책과 변화된 교회, 처음의 모습을 회복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줄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