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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블랙 스완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파급 효과가 큰 사건이다. 비록 사람들이 예상하지는 못했어도 나중에 그 사건이 불가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p9
음!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상당한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이전 저서인 <블랙 스완>을 성의껏 읽은 독자들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블랙 스완>을 직접 읽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끊임없이 인구에 회자되던 '블랙 스완'이라는 용어에 관심이 생겨 이 책을 들게 된 독자-나같은 독자-라면 이 책의 구성이나 내용이 무척이나 당혹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블랙 스완이라는 말이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파급효과가 큰 희귀한 사건'을 일컫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이 책의 원서가 독립적인 책이 아니라 THE BLACK SWAN: The Impact of the Highly Improbable [2nd edition]의 후기 <On Robustness and Fragility>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 책이 상정하는 독자의 수준은 <블랙스완>을 성실히 읽고 그 내용에 대해 나름대로의 비판적 시각이나 문제 의식을 가진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의 당혹감은 책의 후기를 멀쩡하게 한 권의 책으로 펴내서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두 번째 메시지라고 당당하게 선전해 대는 출판사의 빼짱(?)에서 느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럴듯한 미끼에 낚인 물고기의 기분이 이렇지 않을는지......-_-
"칠면조 한 마리가 있습니다. 푸줏간 주인이 1000일 동안 매일 맛있는 먹이를 주고 정성껏 돌봐주자 자기를 끔찍이 사랑한다고 착각하죠. 그러나 추구감사절을 앞두고 1001일이 되는 날 주인에게 목이 날아가는 순간 '아차, 속았다' 싶지만 이미 늦은 거죠."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교수가 <블랙 스완>의 요지를 우화로 표현한 것입니다. 저자는 '현대 사회가 인터넷과 지구화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인해 리스크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졌고, 여러 변수 간 상호 의존성과 복잡성이 커지면서 블랙 스완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으므로 '특정 변수의 극단값에 대응하려면 역사 경험이나 자료 분석만 믿고 순진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블랙 스완의 시대에 살기 위한 4가지 방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과거 역사나 자료를 통한 모델보다는 경험을 믿어야 한다는 것. 둘째, '무엇을 하라'고 하기보다는 '하지 말라'는 부정적 조언을 명료하게 던지는 것이 낫다는 것. 셋째, 지나친 전문화는 위험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과도한 낙관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넷째, 이기려고 애쓰기보다는 실수를 피하는 게 결과적으로 이익이다는 것.... 저자가 말한는 방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들로 보이지만, 2008년 금융 위기의 해결책을 '세계를 지배하는 것으로 착각하고서 주어진 자료의 평범한 왕국에서 찾으려고 한다'는 저자의 신랄한 시각에서 본다면 충분히 합당한 의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저자는 극단의 왕국-희박한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에서 생각하고 있고, 그의 반대편에서 위기를 진화하려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의 왕국-극단의 사건의 발생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의 주된 역할은 바로 본 책인 <블랙 스완>의 내용에 대한 보충 설명을 담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자가 말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블랙 스완>에서 다루었던 내용 중에서 자신이 덧붙여 설명하기를 원하는 것들이고, 독자들은 이에 대한 선행 지식이 없이는 온전히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게도 됩니다. 물론 단편적으로 읽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1장의 자연이 가르쳐주는 블랙 스완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2장의 바벨 전략에 대한 설명, 8장의 블랙 스완에 강인한 사회를 위한 10가지 원칙 등은 블랙 스완에 대한 기본 개념만을 이해하고 있어도 유용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책은 독자들이 먼저 <블랙 스완>을 제대로 읽어야만 잘 이해하고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