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 - 인간의 외모를 바라보는 방식을 리디자인하다
데버러 L. 로드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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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권리 옹호단체의 개혁 아젠다에서, 외모는 맨 윗자리를 차지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어떤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하나의 중요한 도전으로 남아있다. 우리가 한 때 우리 영혼의 상태를 향해 쏟아준 관심, 그런 종류의 관심을 이제 사람들은 육신의 상태를 향해 쏟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거의 대부분 전혀 건설적이지 못하다. 아름다움은, 그래, 한낱 한 꺼풀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훨씬 더 두텁다. 외모라는 것의 금전적, 육체적, 심리적 대가는 우리에게 좀 더 지대한 관심을 쏟고 일사불란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가 이 세상 모든 불의를 다 제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지만 틀림없이 조금 더 개선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자면 우리는 외모를 단순히 심미적인 이슈로만 취급할 게 아니라 법적-정치적 이슈로도 취급해야 할 것이다. -p230~240   

 "'예쁘다'거나 '잘 생겼다' 혹은 '매력적이다'란 말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할 때, 각 개인이 지닌 주관적인 척도가 그 답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기에 '아름다움은 보기 나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척도가 존재하는 것 같고, 사회적으로도 그러한 기준이 나름대로 통용되고 있다고 하는 것이 거짓은 아닐 것입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서 세계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이 그러한 기준의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실제로 인간의 외모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합의하면 진실 (truth in consensus)' 이라는 방법론을 통해서 그러한 기준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자신하는 듯 합니다. 우리 주변을 보더라도 '동안', '꿀벅지', '베이글녀', '~의 종결자' 등의 용어를 통해서 외모에 대한 평가가 사회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현상에 대해 아무런 문제 의식을 가지지 않고 시대의 조류에 편승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눈에 보기 좋은 음식이 또한 맛있어 보인다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주목을 받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닐 것이고,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자체도 자아 실현의 한 방편으로 생각한다면 결코 가치없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자연적이고 순수한 의도를 넘어선 아름다움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정상적인 것으로 오해되고 있는 듯 하고, 저자는 바로 그 경계선에서 현대 사회가  아름다움에 집착하면서 발생하는 외모를 가꾸기 위해 치르는 대가와 결과, 일상화된 외모에 의한 차별 등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미의 추구는 수치심이나 사회적 강압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즐거움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는 것. 여자들이 머리카락의 염색이나 보톡스의 사용 여부를 마음대로 선택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든지 직업적 능력이 부족한 걸로 간주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 여자라고해서 남자들보다 한층 더 높은 미의 기준을 적용받아서도 안되며, 그 기준에 맞추려는 노력을 한다고 해서 허영이라고 조롱받아서도 안된다는 것. 남자들이 얼굴을 뜯어고치지 않고서도 늙어가면서 존경을 받을만하다면, 여자들 역시 그래야만 한다는 것' -p34

 저자가 다루는 주된 문제는 아름다움 자체라기 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될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정치적인 것으로 변해서 사람들을 차별하고 옥죄이는 도구로 변했다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모를 가꾸는 것이 한 사람의 취향이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노력 등으로 간주되지 않고, 하나의 권력이 되고 차별의 이유가 되는 현대 사회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외모에 대한 기준을 사회적 기준을 가진 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거나 유지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돈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 그런 사회적인 현상을 부추기면서 부당하게 돈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고 돈을 뜯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 외모에 의한 차별이 일상화되었지만 이 문제를 시정하려는 노력은 지극히 미약하며 그 자체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점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그러한 아름다움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를 통한 외모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킨 여러가지 요인들을 살펴보고, 고착화되어 가는 아름다움에 대한 편견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움이라는 간단치 않은 주제에 집중하여 현대 사회를 들여다보는 저자의 노력을 통해,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외모 지상주의에 취한 현대 사회의 추한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은연중에 외모에 대한 허영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자신의 모습을 자각할 수 있고, 또한 제기된 문제들을 어떻게 다루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지혜는 매력적인 외모가 선사하는 이점들, 그런 매력을 추구하는 데 드는 비용,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부당함을 과소평가한다. 수많은 인간들이 시간이나 돈이나 육체의 건강이라는 형태로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르고 있다. 물론 외모로 인한 차별대우가 결코 인간의 가장 심각한 편견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불공평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외모와 관련되는 노력의 긍정적인 측면을 -예컨대 자기표현에서 오는 즐거움 같은 것을- 깍아내리자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섹스 어필의 생물학적 역할이라든지, 미적인 고려에서 비롯되는 행동이 가져오는 건강상의 혜택을 과소평가하즌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목적은 외모를 터무니없이 중요시하느라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를 밝히고, 이를 시정하게 우해 필요한 여러 가지 전략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다.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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