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절대적인 자유를 꿈꾸다 - 완역결정판
장자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昔者莊周爲胡蝶, 栩栩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 則籧籧然周也. 不知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周與胡蝶, 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

(옛날에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그는 나비가 되어 펄펄 날아다녔다. 자기 자신은 유쾌하게 느꼈지만 자기가 장주임을 알지 못하였다. 갑자기 꿈을 깨니 엄연히 자신은 장주였다. 그러니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되었던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장주와 나비에는 반드시 분별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만물의 조화'라 부른다.) -p98-99, 제2편 齊物論 중에서
  

 物我一體 (물아일체), 無爲自然 (무위자연)은 위의 호접몽(胡蝶夢)의 내용,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장자의 사상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절하게 그리고 많이 사용되는 한자성어인 듯 합니다. 노자의 '도道'에 대한 생각에 '무無'의 개념을 더욱 강조하여 '무아 無我', '무대 無待 '의 경지까지 확장하여, 모든 인위적인 것을 배제하고 아무런 작위도 없는 무위의 경지에서 인간과 자연의 완전한 합일을 통한 완전한 자유, 절대적인 자유를 꿈꾸었던 사상가..... 이 책에 대한 해설과 여기저기 뒤적이며 장자의 사상에 대한 설명을 찾아 읽는다면, 아마도 이런 정도로 그의 사상을 간단히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책을 세밀하게 읽고 스스로 내린 결론이 아니라, 막상 읽으려고 하지만 내용이 막연한지라 미리 저자와 다른 사람들이 정리한 내용을 예비지식 삼아 미리 이해를 하고 읽을 요량으로 본격적으로 읽기전에 이리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33편(내편 7, 외편 15, 잡편 11)의 이야기를 통해서 반복되는 '아무것도 하지 아니함', '본성대로 살아감', '자연과 하나됨' 등은 얼핏 이해한다면 우리가 사는 매일의 삶 속에도 담겨 있는 태도들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일상에서 받아들여 이해하는 방식과는 매우 다른 측면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매일의 일상을 바쁘게 살아가면서 가끔씩 핑계를 대듯이 '아무것도 아니하고 본성대로 살아가며 자연과 하나되겠다'는 도피하는 식의 태도는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할려는 작위(作爲)에 해당되는 것이지 결코 장자가 말하는 식의 무위자연하는 모습은 아닐테니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장자의 사상을 통해서 현대인과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 또는 대안을 찾아 나선다는 것도, 현대사회를 이루는 근간 자체를 앞에 두고 고민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장자의 사상을 하나의 방편으로만 삼는 것이겠기에, 장자 사상의 진정한 알맹이는 빼고, 속살 조금과 껍질만 취하겠다는 태도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이해는 아주 단순하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오류일 수 있으니, 또다른 장자 연구서들을 통해서 한번쯤 되집어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이 책의 구성은 내편 7, 외편 15, 잡편 11, 총 33편의 글을 한글번역, 원문, 해설의 순서로 싣고 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다시 작게 단락을 지어서 적절한 분량으로 쪼개어 설명하고 있고, 원문에 대해서는 하단에 역주란을 통해서 따로 중요한 한자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원문에 대한 음과 훈이 전부 실려 있지 않아서 한자에 통달하지 못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원문을 제대로 읽어볼 수 없다는 점이 불편함이 되는 듯 합니다. 물론 여느 책들처럼 음과 훈을 다 달아 놓으면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고 제대로 읽으려면 시간도 몇배가 걸리고 책 분량의 문제도 있을 것이기에, 전체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굳이 원문에 신경쓰지 않고 한글도 된 번역문을 성실히 읽는 것이 이 책을 대하는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 천자문의  '天地玄黃'을 글자도 보지 않고, '하늘은 위에 있어 그 빛이 검고 땅은 아래에 있어 그 빛이 누르다'고 풀이한 내용만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읽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배우거나 들어서 알고 있는 것들을 실제 대하고 읽고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