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전쟁 2 - 금권천하 화폐전쟁 2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적이 나를 이길 수 없도록 만들어 놓고, 적을 이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 - 로스차일드 가의 경쟁전략 

  화폐전쟁 1권이 로스차일드가를 축으로 하는 국제금융재벌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과정과 행태에 대한 고찰을 통해 금권의 역사와 실제 세상의 모든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설파하며, 중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위해 무엇을 대비하고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의 물음을 던졌다면, 화폐전쟁 2권은 좀더 범위를 넓혀 더 광범위한 금융가문의 인맥을 찾아내고, 그들이 세계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안보이게 끼친 영향에 대한 나름대로의 그럴 듯(?)한 연결고리를 찾아 파헤치고, 궁극적으로 그러한 금권을 지닌 세력이 미래에 획책하고 있는 세계 단일국가와 단일화폐를 위한 물밑 움직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세계사의 물밑에서 역사의 바퀴를 돌리는 음침한 세력으로서의 금권세력을 지목하고, 모든 것을 그들의 의도에 의한 것으로 몰아가는 음모론(?)적 시각은 여전하고, 거론되는 금권세력들의 수가 늘어났고, 그들의 음모와 영향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덧붙여지고. 그들이 획책하는 미래에 대한 음모에까지 이야기의 범위를 확장했다는 면에서 아마도 1권의 내용을 좀더 확장한 확장판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1권에서와 마찬가지로 2권에서도 저자가 세상사를 보는 기본적인 시각은 '금권을 지닌 자가 세상사를 철저히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과 영국, 그리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발원한 각개의 국제 은행 가문들의 시작과 세력의 구축과정을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연관시키며, 모든 것이 그들의 음모와 술수에 의해서 발생하고 종결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 전쟁, 비스마르크의 독일 통일, 파나마의 독립, 전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 히틀러의 집권, 핵무기 개발과정과 이스라엘의 건국 과정, 영국 정보국, 모사드, 미국의 CIA의 탄생과 성장, 우리에게도 아픔이 되었던 19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 그리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중요한 길목에는 항상 금권세력의 자신들의 이익과 세력을 키우기 위한 음모가 끼어들어 있었고, 그들의 영향력하에서 진행되고 마무리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흥미로운 부분은 책의 마지막 장에 담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막강한 금권세력이 꾸미고 있는 미래의 세계에 대한 청사진- 세계단일정부와 세계단일화폐- 을 구체적으로 시기까지 언급하며 기술한 내용인데, 아마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 나타나는 현실과 비교할 수 있는 때가 되면, 음모론이 가득하다는 의혹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한 내용들과 시각의 타당성에 대한 하나의 척도가 되어 줄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에는 일정한 형식과 근엄한(?) 시각을 가진 딱딱한(?) '정사'가 있기도 하지만, 그러한 형식과 시각을 비튼 나긋나긋한 '야사'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듣는 이에게는 야사가 실제 사실에 전하는 이의 상상과 꾸밈이 잔뜩 곁들여져 있기는 하겠지만 더 현실성 있게 다가서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은 아마도 좀더 인간적인 풋풋함이나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야사'로 '정사'로 대체하려고 한다면 바람직하고 객관적인 역사의 서술은 불가능하게 되겠지요. -물론 '정사'를 기록한 시각에 대해서도 나름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매번 제기하고 부족한 것들을 고쳐가야 하겠지만...-.  이 책에 대해서도 감수자나 번역자는 '사실(fact)에 허구(fiction)을 가미한 팩션(faction)으로 받아달라'거나 '학문적으로 보면 정사라고 보기는 어렵'고 '정사라는 뼈에 야사라는 살을 듬뿍 붙인것'이라고 자신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공자가 아닌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저자가 말하는 여러 금융가문들에 대한 정보나 세계사의 여러 사건들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이 말하는 주장을 반증할 만한 능력이 충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에, 이러한 자각이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게 된다면 마냥 저자의 주장에 빨려 들어가거나 아니면 무슨 이런 과도한 주장의 연장인가 하는 황당함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모두 믿는다면 읽지 않음만 못하고, 또한 모든 것을 거부한다면 이 또한 펼치지 않음만 못하겠지요. 그래서 여기서 다시 감수자와 역자가 제안한 다음과 같은 이 책 읽기에 대한 제안에 귀기울여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수자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여러가지 주장들을 사실인가 아닌가의 진위에 매달리기 보다는 개연성 내지는 가능성의 범주에서 이해하고, 큰 그림을 그려보는 자세로 접근하고, 저자가 말하는 여러가지 내용을 나름의 가상 시나리오를 그려서 예측해보기도 하고, 저자가 말하는 방식이 겉으로 드러난 사실의 이면에 감추어진 배경과 흐름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그러한 시각은 기본적으로 그러한 금융가문으로 대표되는 서방 선진국의 압박에 대해 새로이 일어서고 있는 중국이 어떤 대처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역자의 경우도 이 책이 정사라기 보다는 야사에 가깝기는 하지만, 딱딱한 정사를 읽는 괴로움에서 벗어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흥미진진함이 가득한 것은 물론이고 정사에서는 쉽게 얻기 어려웠을 나름의 독특한 시각을 담아내서 우리에게 피와 살이 될만한 유익한 정보가 담겨 있는 소설같지만 정곡을 찌르는 나름의 진실이 담겨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감수자나 역자의 이런 언급은 아마도 이 책에 대한 극과 극의 반응에 대한 염려가 담긴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말하는 시각으로 서방 자본과 선진국들의 의도를 한번쯤 분석하고 우리가 처한 자리에서 해야 할 것들에 대한 대비책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 더 넓게는 중국과 일본 등 우리의 상대를 가늠하고 그들에 대해 스스로 준비하는 지혜와 행동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자각..... 이런저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우리에게 쥐어주는 가장 큰 유익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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