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미래 - 환율은 경제의 체온계이다!
홍춘욱 지음 / 에이지21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개선시킨다는 명목(?)으로 고환율에 대해서 수수방관-아마도 내심 바라는 방향이었지도 모르지만....- 으로 일관하던 시기에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각종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를 경험한 것이 오래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정부가 정책수단이 없었거나 경제 전반의 여건이 악화되고 금융위기가 겹칩으로 해서 기인한 면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경제관련 인사들의 과거 경제성장기의 경험과 경력에 초점을 맞춰서 무리한 성장위주 정책, 또한 지금의 우리나라의 경제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수출의 회복에 대한 기대를 담은 단편적인 처방으로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던 기억입니다. 결국 결과는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이 책의 프롤로그에 적힌 '환율급등 ->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 등의 매도 -> 자산 가격 폭락 ->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초래되었고, 원/달러 환율의 상승에 의한 수출의 회복이라는 단편적인 식견에 문제가 있었음을 드러내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한 사례는 환율이 간단히 표현하면 다른 화폐에 대한 우리 돈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경제관련 사안들이 서로 얽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과 또한 어떤 때는 시장의 합리적이지 못한 공포에 그대로 전염되어 순간 방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사실 등을 다시 한번 시장 참여자들에게 깨우친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환율 -특히 원/달러 환율- 에 대한,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출발과 여러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서 오늘날까지 이른 과정을 돌아보고 원화의 가치가 결정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에서 시작하여, 2008년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원인으로서 경상수지 적자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1997년과 같은 외환 위기의 재발 가능성, 외환시장과 주식 및 채권 등의 각종 자산시장과의 관계, 그리고 현재의 토대위에서 10년후의 원화의 위상 및 선진국의 화폐와 같은 안정적인 가치를 지니기 위한 조건 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각 장의 부록편에는 저자가 말하는 각종 자료를 열람하고 데이터화 할 수 있는 장소와 방법, 그리고 해당 주제에 대한 좀더 세부적인 면에서의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증권사와 은행에서 주식이나 투자 관련 분야에서 종사해온 저자의 이력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은 환율이라는 주제에 대해 경제학적인 이런 저런 따분한 이론들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대하고 부딪혔던 환율이라는 실체에 대한 현장의 경험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환율에 변화에 대한 우리경제의 반응과 지금 현재의 반응방식의 차이와 이유에 대한 실제적인 분석을 담고 있으며, 실제 경제 활동이나 투자 활동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정통적인 경제경영서의 범주를 벗어난 실용성을 주로 하는 재테크나 투자관련 서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고, 지금까지 여러 투자관련 서적들이 다루어주지 않았던 환율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경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투자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안목을 넓혀주는 유익함을 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달러/원 환율의 변화는 단순한 경제뿐만 아니라 자산 시장의 순환을 파악하는 핵심지표라 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싶은 일반 투자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때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때 채권이나 달러화표시 자산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산 배분에 신경을 써야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 또한 기업의 재무 담당자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 같은 장기적인 지표와 한국의 재고순환지표 등의 단기지표를 함께 관찰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변화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시장 참가자들이 어느 한 방향으로 환율의 변화를 예측하고 행동할 때일수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달러/원 환율이 예전의 추세를 벗어나는 듯한 징후가 보일 때는 앞에서 말한 두가지 경제지표를 꼭 점검해야 한다. / 향후 10년의 외환시장의 흐름에 대해 전망하면서 두가지 장기변수의 중요성을 느꼈다. 하나는 인구의 변화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9년 주기의 경기순환이다. 두 변수 모두 중요한데, 앞으로 상당 기간동안 인구와 경기의 순환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0년이 다가오며 점점 부정적인 영향이 부각될 수 있으니, 2010년대의 후반에는 보다 조심성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 p237-238, '에필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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