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웨이 - 세계는 지금 새로운 리더를 요구한다
달라이 라마, 라우렌드 판 덴 마위젠베르흐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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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그 이름을 들으면 단순히 티베트 망명정부의 지도자라는 사실 이상의 의미 또는 권위를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지도자로서의 그의 능력보다는 그가 그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 담긴 종교적인 신비로움이 그러한 권위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겠지요. 어찌보면 망명정부의 지도자로서의 달라이 라마와 종교 지도자로서의 그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일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 미국 의회 황금메달을 받았다는 사실 등은 그의 삶 자체에 담긴 평가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서양적인 가치관에 몰입해 있는 세상에 영적 지도자로서 중심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세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직접 삶으로 내 보인 것들에 대한 존경과 인정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은 현재 세상에 필요한 리더십에 대해서, 달라이 라마와의 인터뷰 형식을 통해 구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한 시도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평화로운 세계를 위한 새로운 리더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현실에서 이루어 갈 것인지에 대한 그의 의견을 담고 있습니다. 그 자신이 처음에는 자본주의보다는 사회주의 체제를 더 선호했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자본주의 장점과 특징을 인정하고 그러한 자본주의 체계를 자신의 종교적인 관점과 융합시키려는 고민과 구상을 담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전세계적으로는 엄청난 부가 창출되고 풍요로움이 넘치는 듯 하지만, 여전히 더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현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은 어떤 형태여야 하고 어떻게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달라이 라마라는 불교지도자의 생각을 통해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지도자상은 불교에서의 수행이나 명상 등의 가르침을 통해 리더 스스로가 자신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며, 그런 상태에서 자신이 체득한 가치들을 실제 비지니스에 반영하고 또한 의사결정 과정이나 정책수립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실천적인 사람을 말하는 듯 합니다. 그러한 리더를 통해서 변화가 일어나고 또한 그러한 리더들의 연결이 꼬리를 물고 이루어진다면 결국 오늘날 서구화된 문명과 가치관이 봉착해 있는 난관들을 헤치고 전일론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의 성취를 위해서 필요한 '진정한 리더는 변화는 피할 수 없으며 보편적인 책임감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경제와 도덕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아'는 사람이고 그러한 길을 가는 것이 달라이 라마가 생각하는 진정한 '리더의 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형식이 대담 형식인지라 책을 읽는 동안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못하고 머릿속을 맴도는 산만함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전했다면 훨씬 이해가 쉬웠을 수도 있는 내용이 두 사람의 대담 형식에 단편적으로 담겨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어떤 주제에 대해서 달라이 라마의 생각과 그의 생각에 대한 저자의 경제학적인 해석이나 현실에 대한 설명 등이 담겨 있어서 그러한 문제나 개념에 대해서 양측의 의견을 비교하고, 더 나은 길에 대한 불교적인 시각을 대비시켜볼 수도 있지만, 그런다고 하더라도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또 한가지 이 책에 담겨있는 불교적인 이상들이 더 평화롭고 풍요로움을 나누는 세상에 대한 소망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현실 경제체계 속에서 얼마나 생존력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것은 여전히 현실속에서 증명되어야 할 제안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냉정히 생각해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강조나 함께 나누는 정신 등에 대한 강조는 분명 틀린 말이 아니고, 머리로만이 아닌 정말 가슴으로 소통하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인정하지만,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와 영적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10년에 걸쳐 나눈 대화의 놀라운 성과'라고 치장하기에는 아무래도 '거시기'하다는 사족을 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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