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수업 - 상처받고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인생의 지혜
제럴드 G. 잼폴스키 지음, 막시무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테레사 수녀가 말했다는 '영적 빈곤 spiritual deprivation' 상태, 즉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가정에서 물질적으로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마음 깊숙이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박탈감을 느끼'는 상태는 우리가 살다보면 반복해서 겪게 되는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의 한 형태일 수도 있고, 단순한 의기소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분명 더 건강하고 나은 삶을 위해서 창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경쟁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원하는 것을 얻거나 채우지 못했을 때 가지게 되는 좌절감, 그리고 그런 상태의 반복속에 마음이 지치고 영혼이 상처받았다는 느낌이 들고 모든 것에서 분리되고 진정으로 삶에서 필요한 무엇인가가 빠져버렸다는 느낌이 밀려올 때.....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저자 자신의 생각으로는 그것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러한 사랑에 이르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사랑'이란 단어만큼 광범위한 의미를 품고 있으면서 -광범위하다는 말은 그 만큼 이 단어가 오염된 언어라는 사실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에 따라, 문화와 지역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지니고 있는 단어도 많지 않을 듯 합니다. 어떤 공동체 안에서 이 단어가 말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범위가 있기는 하겠지만, 또한 말하는 사람들의 관계나 시간, 장소와 매체 등에 따라서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랑이라는 말에 대한 어원은 육체적인 의미가 강한 '에로스', 인격적인 교제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표현되는 '아가페', 그리고 친구사이의 우정을 의미하는 '필로스' 등으로 말하곤 합니다. 동양에서는 아마 유교의 '인', 그리고 불교의 '자비' 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감정적인 면에서의 '사랑'이 현대인들에게 가장 익숙하게 전달되는 의미일 듯 하나, 사전적인 의미는 훨씬 어렵고 심오함을 담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으로 인류에게 보편적이며, 인격적인 교제, 또는 인격 이외의 가치와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의미들 중에 저자가 말하는 사랑은 아마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감정적인 면에서의 사랑 타령이 아닌, 아가페나 인, 또는 자비라는 개념에 더 가까운 듯 합니다. 저자가 사랑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해서 '사랑은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 '이 세상의 많은 가치들 중에서 영원불명의 정의에 들어맞는 것', '우리 존재의 본질' 등으로 설명한 것을 고려한 한다면 그리 이해해도 될 듯 합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두려움에 무릎꿇지 않고 온전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고,  그러한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이 그러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설명들입니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배우기를 원하는 삶의 태도 12가지 - 베풀기, 용서하기, 마음 다잡기, 결심하기, 공격하지 않기, 피해의식 버리기, 비판하지 않기, 현재에 살기, 과거 흘려보내기, 인식 바꾸기, 자유로워지기, 책임지기-를 설명하고 있는데, 각각의 삶의 방식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서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한 예시를 보여 읽는 이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자가 들려주는 예시는 대부분 저자 자신의 경험들이고, 그런 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개념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자가 언급했듯이 저자가 말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가치와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아마 많은 이들에게는 익숙한 내용들일 것 같습니다. 우리 주위의 많은 자기계발서들이나 방송프로그램, 전문가들의 의견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내용들과도 겹치는 내용들이니까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오래된 테이프를 다시 듣는 느낌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한다면, 현대인의 삶이라는 것이 여러 문명의 이기들로 물질적으로 풍족해지고 육체적으로 편안해지긴 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저자가 처음 이 책을 쓰며 고민했던 문제들이 더 심각해지고 더 광범위하게 퍼진 면이 있다고 인정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가치와 그것을 마음속에 이루기 위한 방법들이 더 필요한 시대라고 감히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문답이나 뜬구름 잡는 식의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제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서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이 여전히 우리에게 기본을 강조하고 그 기본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유익함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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