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의 우울증 - 역사를 바꾼 유머와 우울
조슈아 울프 솅크 지음, 이종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보통 위인들의 전기라고 하면, 한 사람의 삶을 연대기 순을 나열하면서 그 중에서 의미있는 사건이나 업적들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식일 것입니다. 이 책도 어떤 면에서는 링컨의 삶을 다룬 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익숙한 전기문과 다른 점은 기존의 전기문이 한 사람의 삶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서  그의 일생을 조명한다면, 이 책은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통해서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고 또한 그것을 이겨내고 훌륭한 업적을 이루게 되었는가에 대한 조금은 독특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위대한 인물로서의 링컨 대통령을 단순히 자수성가한 인물이나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 해방이라는 업적을 남긴 사람으로서 정형화시킨 그런 이야기가 아닌, 심각한 우울증을 앓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고난과 좌절을 통해서 단련되고, 심각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유머를 익히고 사용하며 주어진 목표와 일에 열중하여 성공을 거두고, 그 안에서도 겸손을 잃지 않는 성품을 유지하였던 그러한 과정이 우울증을 앓던 링컨이라는 한 사람이 남북전쟁을 이끌고 노예해방을 이뤄낼 수 있는 저력을 지니게 만든 것이라는 밑그림을 통해서 그의 일생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통해서 링컨의 삶을 조명하는 내용은 기존의 전기문이 추구하는 형식을 피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정형화된 스토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즉, '무엇인가 의미있는 일을 이루고자 하는 야망을 지닌 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 한데, 그 질병은 일반적으로 그가 이루려는 야망에 심각한 방해와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을 때는 스스로를 파멸시킬 수도 있는 병이다. 그는 그 질병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침을 반복하다가 스스로 질병을 극복하거나 견디거나 다스리는 나름의 방법을 배우고, 또한 심각한 질병을 통해서 지혜와 인내와 겸손 등의 소중한 가치를 배우고, 결국은 그러한 과정이 밑바탕이 되어서 훌륭한 일을 이루어낸다'는 어디에선가 들어본 듯한 스토리의 형식을 느끼게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 여기서 질병은 우울증이라는 일반적인 질환보다는 더 극적인 면이 있는 소재였고, 주인공의 삶은 기대보다 훨씬 드라마틱 했고, 그가 이룬 업적은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탁월한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다른 형식으로 다룬 그의 삶이 읽은 이로 새삼스러움을 느끼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링컨이라는 인물을 단순히 우울증이라는 질병만을 통해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현명한 접근법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치밀한 고찰과 자료를 통해서 이야기하는 링컨의 일생은 결코 우울증이라는 질병의 영향을 배제하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그의 삶에 깊이 영향을 끼쳤고, 또한 그가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견디고, 모든 사람이 우러를 수 있는 업적을 남길 수 있게 단련하고 인내하게 만든 것 또한 우울증을 앓는 과정에서 얻어진 것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분명 깊이있게 들여다 볼 만한 주제인 것만큼을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그러한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로서 우리는 링컨 대통령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의 앞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들 -질병이든 사회적인 위치나 배경이든-을 단순히 힘겨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또다른 기회를 만들어 주는 계기나 보물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위로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는지.....   물론 링컨 대통령처럼 그러한 어려움을 감당하고 이겨내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들을 거친다면 말입니다. 자신의 약점이 될 수도 있었을 우울증을 철저히 관리하고 이겨낸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링컨 대통령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과 평가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한 사람의 처절했었을 수도 있는 삶을 깊은 애정을 지니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던 듯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