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읽다 - 단숨에 통독하는 사복음서
김동준 엮음 / 두란노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사복음서를 읽다보면, 서로 같은 사건에 대한 기록이지만 상호 미묘한 차이를 가지는 부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 겹치지 않고, 각 복음서에 독립적으로 기록된 사건이나 예수님의 말씀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복음서가 가지는 나름의 개성이나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기에 내용이나 분량, 또는 예수님에 대해 서술하는 시각의 차이 - 이스라엘의 왕, 인자, 하나님의 종 또는 하나님의 아들- 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서 예수님의 일생에 대한 고찰의 의미가 있고, 또한 예수님의 일생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복음과 가르침 등의 의미를 각자의 특성대로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읽다보면, 특히 주석서나 강해서를 함께 보면서 서로 겹치는 사건들에 대해서 서로 다른 복음서의 내용들을 대하다 보면, 예수님의 탄생부터 십자가 사건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오늘 그러한 바람을 알기라도 한 듯, 이 책을 만나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의 예고에서부터 요한과 예수님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일대기가 십자가 사건과 부활, 사람들앞에 다시 나타나시고 승천하시고, 그리고 오순절 성령강림과 베드로의 설교까지.... 사복음서와 사도행전 초반부의 내용을 시간의 순서대로 배열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예수님의 일생에 대한 틀을 제대로 잡을 수 있게 인도해 주는 책입니다. 누가복음을 토대로 사건의 순서대로 사복음서의 내용을 중간중간에 삽입하여 예수님의 일대기를 완성하였는데, 미묘한 차이가 있는 사복음서 각각의 시각을 불협화음을 느끼지 않게 깔끔하게 정리한 점을 생각하면 엮은이의 노고가 쉽지만은 않았으리라는 짐작이 가는 부분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예수님의 일생을 성경에 의거해 연대기순으로 정리해 보고 싶다는 엮은이의 의욕에 앞서 먼저 무릎꿇고 간절히 구한 기도가 있었으리라고 믿습니다. 

 내용을 보면, 엮은이는 복음서의 내용을 한자도 훼손하지 않고, 내용 그대로를 이용하여 각각의 사건이나 이야기들을 정말로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연결해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면 사복음서에 나오는 내용을 다 이용하여 사건을 재구성하여 놓았는데, 각 복음서의 몇몇 구절을 조금씩 이어붙여 이야기를 완성한 것이지만, 그대로 읽어간다면 오병이어의 기적에 대한 가장 세세한 서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각각의 복음서가 가진 생략된 부분에 대한 보완이 되어 있다는 면에서는 후에 사복음서 각각을 읽을 때, 일일이 앞뒤를 뒤적이며 보지 않더라도 각 복음서의 특징적인 서술과 생략부분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참고 서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중간에 삽입된 삽화들이 성경 내용에 대한 이해를 더 풍요롭게 이끌어주는 장점도 있고, 성경을 읽으며 가장 난해함 중의 하나일 단조로움(?)이나 긴장감을 벗어나, 똑같은 내용의 성경을 읽으면서도, 한권의 책을 읽는 듯한 편안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무작정 성경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초신자나 비신자, 또는 기존의 성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사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생애가 복음이라는 동일한 사실을 근거로 기록된 것이기는 하지만, 나름이 특징적인 면이 있기에, 온전히 예수님의 생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복음서 각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이 책이 예수님의 일생을 사복음서를 통해 잘 엮어냈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복음서을 읽고 묵상할 이유들도 충분히 많을 것입니다. 각 복음서가 지닌 고유의 가치와 의미가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일생을 알기위해서 또는 통독을 위해서 매번 4권의 복음서를 읽어야한다는 부담을 덜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된 내용을 대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성경읽기에 부담을 지니고 있을 많은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의 신앙은 예수님의 일생에 담긴 복음을 알고 믿고 전하는 데 그 바탕을 두고 있을테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남들이 다 알지 못할 수고를 아끼지 아니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리 책으로까지 만들어내는 삶의 노고를 아끼지 않은 엮은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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