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아야 할 청소년기의 뇌 이야기 - 교육과 미래 2 아로리총서 2
S. 페인스타인 지음, 황매향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청소년기..... 이 또래 십대아이들의 특징을 담은 말들 중에 '사춘기'나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아마도 가장 익숙한 말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가 자라서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느끼던 설레임,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가지게 되던 기대와 약간의 염려..... 잠깐의 그러한 즐거운 시간들이 지나면 부모들에게 다가오는 시기가 바로 걱정과 염려, 그리고 때로는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아이들의 사춘기입니다. 아이들마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미리 겪은 부모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지금까지 아이를 보살피면서 대했던 문제나 걱정거리와는 몇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내 아이가 그 시기에 들어선다는 것이 이젠 자라서 자기 몫을 할만한 아이가 되리라는 기대감보다는 이 시기동안 어떤 난관과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헤쳐나가야 할지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시중에는 이에 대한 여러 조언을 담은 책들이 있고, 모든 책들이 그 나름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겠지만, 옮긴이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그러한 책 내용에 공감'은 하지만 결국은 '몰라서 못하나 라는 푸념으로 책을 덮'게 되는 것은 현실과 책 내용사이의 괴리감 때문일 것입니다. 환경이나 개인의 능력, 부모의 교육정도 등과 연관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거나 심리학이나 기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일정수준 이상의 지식이나 이해를 바탕으로 삼는 경우도 있는 듯 하구요. 또 한가지 그러한 책을 읽고 준비를 단단히 한 부모라고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사춘기의 자녀와 순간적으로 감정과 감정이 부딪히는 순간에 냉정함을 유지하고 정해진 매뉴얼을 따르듯이 행동할 수 있는 부모가 많지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미리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 저 책을 뒤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곱게 잠든 사랑스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인 듯 합니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청소년기의 아이들의 뇌 발달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들어서게 되면서 모든 부분이 발달해 있는 부모들과 같은 어른의 뇌를 가지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정으로 발달하는 중에 있는, 즉 아이들이 갑자기 '키가 크고 몸에 털이 나기 시작하는 것처럼 그들의 뇌 속에도 어마어마한 공사가 진행 중'에 있는 상태라는 사실과 그러한 시기의 뇌발달과 연관된 행동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한 설명을 통해 부모들이 청소년기의 아이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럼으로써 '부모로서 조금 더 편안한 마음과 여유를 갖게' 도와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 책의 특징이 앞에서 언급한 다른 책들의 특징과 유난히 다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그리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할 만한 설명이 먼저 주어지고, 그 뒤에 그러한 여러 말과 행동에 대해서 어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이 시기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행동너머에 있는 좀더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이해하게 만들고, 그러한 이해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부모로서 훨씬 더 폭넓게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합니다.  

 저자는 십대들의 뇌에 일어나는 대표적인 세 가지 변화로 '수상돌기와 시냅스 연결의 과잉생산', '시냅스 전정 (사용할 것인가 버릴 것인가)', '수초화-뉴런과 시냅스 연결에 대한 절연 과정'을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뇌의 변화를 '한창 작업 중인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보다 영리하고 효과적인 뇌를 만들어 가는 두번째 기회 -첫번째 기회는 학령기 이전-이며,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뇌의 정교성을 높여주고, 절제나 이성적인 사고의 바탕이 되는 전두엽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라는 말입니다. 또한 십대들의 뇌의 중요한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특징으로, 어른들처럼 이성적인 전두엽에 의존하기보다는 '뇌의 정서적인 영역에 의존하고' 있는 시기, 어떤 것을 빨리 어떤 시기보다 쉽게 배울 수 있고 충동조절로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 맺기나 의사소통의 기술을 배우는  기회의 시기, 또한 약물이나 기타 화학물질에 쉽게 중독될 수 있는 감수성의 시기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뇌의 성장과 함께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십대가 자신의 정체감을 찾는 시기이고, 자율성과 가족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는 시기이며, 신체적인 성숙기에 도달했다는 사실도 중요한 청소년기의 변화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십대는 어른들과 다르게 뇌와 몸과 마음이 모두 어른이 되는 과정에 있는, 그리고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에 있는 예민하고 조금은 불안정한(?) 상태의 인격체라고 말할 수 있겠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십대들과 마주치게 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요한 내용들입니다. 

 설교, 잔소리, 논쟁, 간섭, 죄책감과 인신공격.....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잘 써먹는 방법이지만 이 책에 의하면 십대에게는 절대 통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즉 효과가 하나도 없이 부작용만 가득 만들어내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통하는 방법은? 대화하기, 지지원이 되어주기, 자율성 촉진하기, 신뢰하기, 점검하기, 규칙 지키기, 재미있게 지내기, 대처기술 가르치기, 학교 참여하기.....  등 입니다. 알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쉽게 하지 못했던 내용이라는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내용들이 아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먼저 다투기를 마다하지 않는 용감한 부모들, 아이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어찌할 줄 몰라하는 부모들을 위해서 책속에 담겨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변함없는 것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겠지만, 자라는 아이들의 뇌와 몸과 마음을 이해하고 여러가지 문제되는 상황에 대한 지식을 가진다면, 아이들에게 맹목적으로 너를 위해서 그런다는 사랑타령만 하거나 설교하고 잔소리하고 논쟁하고 '엄친아'를 거론하면서 죄책감을 자극하는 용감무쌍한(?) 부모가 되지는 않겠지요. 저자가 전해주는 여러 이야기를 통해서, 앞으로 나의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아이를 더 이해하고 아이의 몸과 마음을 더 키우고 격려할 수 있는 좋은 보물들을 한아름 얻은 듯한 기분입니다. 더하여 소리치고 억압만 일삼는 단순하고 용감무쌍한 부모가 아니라 아이를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포용할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될 수 있으리라는 소박한(?) 기대와 함께..... 자라는 십대를 둔 많은 부모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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