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대학 4 : 우주가 궁금해! - 어린이들을 위한 교양의 모든 것
울리히 얀센 외 지음, 유영미 옮김,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박석재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현재 존재하고 있거나 이미 존재했던 것들 중에서 아직까지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고 열광하는 분야 두 개를 고르라면, 많은 사람들이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땅속에 묻혀 있는 '공룡시대'와 우리의 머리 위로 펼쳐진 '우주'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물론 바닷 속이나 고대 문명, 미지의 세계, 남극이나 북극, 히말라야 산맥의 꼭대기 등 마음 먹는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알고 싶다고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영역이 많긴 하지만, 공룡과 우주라는 영역만큼 아이들에게 광범위하게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분야는 없는 듯 합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하는 책의 종류만 뒤적여 보더라도 금방 관심의 정도를 짐작할 만 하지요..... 독일의 튀빙겐 대학에서 처음 시작된 어린이 대학의 강의를 책으로 다시 편집했다는 '어린이 대학 시리즈'의 1권 첫번째 이야기가 공룡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도, 그리고 어린이 대학 강의 시간에 끝에서 두번째 줄에 앉아서 중력과 별 이야기를 관심있게 듣고 있던 열한 살짜리 소녀의 '우주에 끝이 있다면 그 끝은 어떻게 생겼을까요?'라는 질문을 마음에 두고 있던 어린이 대학 교수님들이, 그 소녀에게 이해하기 쉽게 제대로 대답해 주지 못한 빚진 마음을 풀기 위해 우주의 비밀에 대한 내용으로 어린이 대학 4번째인 이 책을 쓰기로 했다는 것도 어찌보면 아이들이 여기에 가지는 관심과 열정에 의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이현령비현령식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표지 그림에서 한 소녀가 문을 열어 젖히자 바로 우주 공간의 문턱에 서있는 그림은 언뜻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아이들을 위해 썼던 우주에 대한 이야기인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에서 주인공들이 우주를 드나들던 방법을 생각나게 합니다. 아직까지는 우주로 갈려면 지구의 무거운 중력을 벗어나기 위한 어마어마한 로켓의 힘을 이용해야 하지만, 인류가 진보한 어느 순간엔가, 아직까지는 어쩔수 없는 중력과 공간과 시간 등에 대한 획기적인 조작(?)기술이 발견(또는 발명)된다면 표지의 그림처럼 문 하나만 열거나 한 발짝만 옮기면 우주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아직까지는 망상에 가깝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것이 결코 망상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강해집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주와 공간과 시간에 대한 개념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광대해지고, 흐물거리기도 하고, 굽어지기도 늘어나기도 또는 짧아지기도 하는 이상 야릇한 상상같은 현실속으로 들어가게 되니까요.

 우주의 끝은 있을까? 우주는 얼마나 클까? 왜 별에서는 빛이 날까?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은하와 별과 행성들이 있을까? 우주에는 정말 다른 생명체가 있을까? 우리가 밤하늘에 보는 별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등등 무수한 호기심 어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 책을 통해서 들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고 단순하게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또는 구렁이가 담넘어가듯이 대강 이러니까 이렇다는 식의 이야기들은 아닙니다. 이 책을 쓴 우리 어린이 대학의 교수님은 공부를 많이 하고 천문학과 우주 물리학을 끼고 사는 분으로, 어린이들에게도 대학생들에게 가르쳤듯이 자신이 지금까지 알게된 사실들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기를 원하시는 분이니까요. 그래서 내용을 설명할 때면 빅뱅, 블랙홀,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우주 배경 복사, 윔프, 중력파, 일반상대성 이론과 특수 상대성 이론, 초신성(슈퍼노바), 백색 왜성 등의 낯선 용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합니다. 상대성 이론을 통해 공간과 시간의 비밀을 말하며 변하지 않는 것은 빛의 속도 뿐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대목이나 커다란 중력이 작용하면 공간이 휘어진다는 대목, 블랙홀에서 '특이점'과 '사건의 지평선' 등에 대해서 설명하는 곳에 이르면 교수님의 말대로 머리에서 연기가 나는 듯도 하고, 어지럽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른들도 제대로 알지 못했을 내용들인데, 우리 교수님은 아이들에게 푸딩 위에 사과를 올려놓았을 때와 앵두를 올려놓았을 때의 차이에 대한 비유며, 풍선위의 진드기 두마리 이야기, 트램펄린 위에서 쥐를 보고 펄쩍 뛰는 음악 선생님과 그것을 즐기는(?) 과학선생님의 이야기, 우주선을 타고 가는 버찌 씨를 뱉는 사람의 이야기 등을 통해서 아주아주 쉽게 설명해 주실려고 애를 쓰시지만, 이해하기가 조금(?)..... 아니 많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읽고 나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고 깨닫게 된 스스로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시를 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별을 보며 가까왔던 사람들을 생각하거나 자신의 간절한 소원을 비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지식을 빌리지 않더라도 머리위로 펼쳐진 광활한 우주의 모습에서 신비롭고 오묘함을 은연중에 느끼기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막연한 느낌으로가 아닌 실제로 머리를 싸매고 냉정하게 달려들어서 이리저리 궁리하고 분석하고 조합해서 논리적을 접근하는 과학의 눈으로 우주를 올려다 보았을 때도, 아무것도 모르고 보며 느꼈던 것 못지 않은 광활함과 오묘함 그리고 신비로움이 가득한 흥미로운 우주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니 알면 알수록 더 신비로운 구석을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요?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시간은, 지금까지 모르던 여러가지 사실들을 새로이 알고 이해하고 어떤 것은 너무 어려워 뒤로 밀어놓기도 하는 시간이 되겠지만, 여하튼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그럼으로 인해서 더 많은 궁금증과 흥미를 쌓게 되는 기분좋은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궁금증과 흥미를 푸는 것은 나중에 우리 아이들의 몫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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