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명화 못생긴 명화 1 - 인물
박수현.이미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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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제목과 내용을 보면서 <잘생긴 그림>은 보기에 좋은 그림, 그리고 많은 평범한 이들 대부분이 '와! 잘 그렸네!!!' 라고 감탄할 만한 그림이라는 사실에는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명예스럽게(?) <못생긴 그림>이라고 뽑힌 명화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하게 됩니다. 전문적인 화가들이 보기에는 미술사의 한 획을 그었을 작품들도 함께 담겨 있지만, 보이는 대로 느끼고 보는 일반인들의 눈에는 생소하고 못생겨 보이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니, 이것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뭐라고  말하면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이 될 것인가를 잠시 고민한 것이지요. 그리고 찾은 생각은...... 마음에 닿은 그림, 즉 마음으로 보고 느껴서 그린 그림이라는 것인데, 어찌 조금이나마 그럴듯한 면을 담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책머리에'에 소개된 <잘생긴 명화 못생긴 명화 맛보기>에 소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페르난도 보테르의 '12세의 모나리자'라는 패러디 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을 읽고나면, 그림에 대한 우리의 눈이 어찌 달라지고, 또한 대상을 느끼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분명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훨씬 실물과 비슷하게 그리고 현실에 가깝게 표현한 그림이지만 보테르의 뚱뚱한 모나리자는 그의 독톡한 시각과 표현형식으로 세상을 거꾸어 뒤집어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똑특함을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책 제목이 말하는 '잘생긴'이나 '못생긴'이라는 말은 눈에 보기에 그리 보이는 것이라는 말이지, 그림들이 더 잘 그려졌고 아니고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잘생긴 그림에는 잘생긴대로의 감동과 느낌이 묻어 나지만, 못생긴 그림은 작가가 대상을 보고 마음이 합당하게 가는대로 그린 것이겠기에, 여유를 가지고 들여다 본다면 훨씬 많은 것들을 묻고 느낄 수 있는 그림들이라는 생각입니다. 

 책의 형식은 주제에 따라 40편의 인물을 그린 그림을, 잘생긴 그림과 못생긴 그림으로 대비시켜서, 각각의 그림에 대한 소재와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 대한 설명, 그리고 화가에 대한 간단한 약력 등과 함께 소개하는 모양새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잘생긴 그림은 현실이나 실물과 거의 비슷하게 그린 그림들이고, 못생긴 그림은 현실감보다는 그린 이의 느낌이나 감성이 더 짙게 묻어나는 개성있는 그림들이지요. 아마 아이들의 시선에서 본다면 잘 생긴 그림들은 '정말 잘 그렸다'고 찬사를 받은 만한 것들이고, 못생긴 그림들은 '나도 그릴 수 있겠네, 뭐!' 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더 진보한 그림은 아마도 못생긴 그림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은 나 자신도 두 그림들 중 어느 것 하나를 주겠다고 한다면, 두세 작품을 제외하고는 예외없이 잘생긴 그림을 고를겠지만, 아마도 그 정도가 일반인의 눈과 감성이 지닌 한계이겠지요.^^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잘생긴 그림 뿐만이 아니라 못생긴 그림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는 잘생긴 그림으로 만족하더라도 나이가 들고 세상을 보는 눈이 커질수록 못생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러한 마음의 깊이도 같이 갖추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건 아마도 아이가 그만큼 자랐다는 의미이기도 할테니까요...... 못생긴 그림의 화가들이 깨뜨린 잘생긴 그림에 담긴 편견의 틀을 우리 아이들도 깨뜨리고, 훨씬 자유롭고 독특한 개성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인생을 그리며 살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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