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목사님? - 아무도 몰랐던, 목사님 바꾸기 비밀 프로젝트
여성훈 지음 / 넥서스CROSS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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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 많듯이, 아마도 세상에는 나쁜(?!) 목사님들도 있을 것입니다.-이리 쓰면 불경스런 고백이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것이 사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제목을 '나쁜 목사님(?)'이라고 대놓고 달려드는 책을 보니, 좋은 의미로 제목을 붙였더라도 저자가 얼마나 돌팔매를 당할까? 하는 염려가 먼저 생깁니다. 내게는 흥미로운 제목이었지만, 아무래도 평상시 느끼던 교회의 경건함이나 격식을 차리는 모양새와는 다른 투의 제목 붙이기니.....

 "따끔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담은 책".....  "현대 교회의 중요한 문제를 짚어주는 책"..... '나쁜 목사님'을 이야기하는 이 책에 추천사를 쓰신 유명하신 목사님과 신학대 총장님의 글제목입니다. 책의 서술형식이 서로 이야기를 하듯이, 가릴 것은 가리고 꾸밀 것은 꾸미는 가식을 버리고 툭 터놓고 서로 이야기 하듯이 전개되는 모양새가 듣는 이로 가슴이 시원하게, 십년 묵은 뭐가 내려간다고, 교회안에서 때때로 느꼈을 답답함을 확 뚫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이 책을 두분께서는 이리 칭찬하고 있습니다. 덩치는 커졌지만 위기라고 진단받는 현대 우리의 교회에 대해서 따끔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담아 던지는 이야기, 우리에게 있는 중요한 문제와 해법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책이라는 칭찬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신앙인으로서 우리에게 사랑과 관용의 정신이 얼마나 메말라 있었는지에 대한 따끔한 지적과 그러한 냉랭함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이 책의 내용과 저자의 통찰력,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딱딱하지 않게 풀어내는 글솜씨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여기저기 귀기울다보면 현대 한국 교회의 위기를 말하는 글과 주장들이 넘쳐나는 듯 합니다. 비단 신앙인들만이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도 교회를 향해, 신앙인들을 향해 돌팔매를 서슴치 않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초기 교회가 소수로서의 핍박당함이었다면, 지금의 외부 압박은 많은 기득권을 지닌 교회에 대해 겸손하기를, 자신보다는 주변을 돌아보며 몸을 낮출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넘치는 글과 비난만큼이나 많은 이런 저런 해법과 지적, 그리고 분열과 정죄의 모습들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의 결말은 대부분 그리 아름답지 못하게 마무리가 되는 듯 해 보이고, 결국 위기를 말하며 더 큰 갈등의 불씨만을 만들어 놓곤 하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러한 갈등과 분열의 모습은 교회의 문제만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 내부의 전반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커다란 문제를 교회의 목사님과 교인들간의 관계로 좁혀서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목사님을 목사님답지 못하다고 정죄하거나 비난하는 교인들, 목사님의 인간적인 부족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어이 들춰내서 목사님의 기를 꺽어버리는 교인들, 율법의 잣대로 목사님의 행동을 일일이 체크하며 등 뒤에서 불평하는 교인들 등등.... 에게 저자는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목사님도 사람이라서 실수할 때도, 화를 낼 때도,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도, 숨고 싶으실 때도.... 있는 법이라고, 그러니 있는 그대로 인정해 드리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리 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좋은 목사님으로 만들어 가는 법을 배워보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그 방법이란.....  저자가 말하는 여러 유형의 나쁜 목사님의 카테고리에서 우리들의 목사님을 빼내 좋은 목사님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방법이란 결국 성경에서 말하는, 그리고 예수님의 삶이 말하는 사랑과 관용..... 결론은 바로 거기에 이르는 듯 합니다. 기도할 때 "하나님, 우리 목사님을 다른 목사님'과' 바꿔주세요!"가 아닌 "하나님, 우리 목사님을 다른 목사님'으로' 바꿔주세요!"라고 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고, "하나님, 우리 목사님을 다른 목사님'으로' 바꿔주세요!"라고 기도할 때 조용히 뒷방으로 불러 "너희 목사님을 자꾸 바꾸려 하지 말고 너를 후딱 바꾸거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을 만한 귀를 지닌 성도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적인 저자의 말속에, 우리의 교회와 한국 교회, 그리고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위기와 갈등과 분열을 이겨내고 성숙할 수 있는 비밀이 숨어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과장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학적인 지식과 현란한 혀가 아니라 죄인이라 불리던 세리를 비롯한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며 정죄당하는 그들을 옹호하시던 예수님의 마음, 간음하다 잡힌 여인을 데려온 이들을 '죄 없는 이가 먼저 돌로 치라!'는 한 마디로 물리치시고 여인을 용서하셨던 마음, 자신을 세번 이나 부인할 베드로에게 세번이나 거듭 '네가 날 사랑하는냐?'고 물으셨던 마음, 죄인 취급을 당하며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까지 온갖 고난과 희롱을 참고 참으셨던 마음..... 그러한 마음이 아닐는지.....

 옹졸한 마음을 지닌 우리의 불평과 불만속에 나쁜 목사님이 되어가는 우리의 목사님을 우리가 원하는 좋은 목사님, 훌륭한 목사님으로 만들어 보자는 저자의 시원스런 이야기들 속에, 나와 우리 가정, 우리 사회와 우리 나라까지도 더 성숙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만들만한 귀한 싹을 볼 수 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비록 현학적인 지식으로 뽐낸 것이 아니고, 화려한 문체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지만, 내게는 '한 번 읽고 없어지는 책', '세상에 있으나마나한 책',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책'이 아닌 어느 순간 생활이 팍팍할 때 생각나는 책, '더 좋은 것을 더해 주는 책', 잊고 살다가도 어느 날 책꽃이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다면 반갑기 그지없을 그러한 책..... 그리고 마음 속에 나쁜 목사님, 나쁜 직장 상사, 나쁜 친구 등등 나쁜 ** 라는 카테고리를 담고 계시는 분들께 한 번 꼭 들려주고 싶은 책입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는 말씀에 한번쯤 진한 감동을 먹으셨을 모든 분들이 주변의 좋은 **과 함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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