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선생님이 알려 주는 교과서 속 화학 교실 밖 신나는 수업 7
박종규 지음, 홍우리 그림 / 길벗스쿨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이제 초등 3학년인 아이가 시험을 보고 나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자기 반은 과학은 잘하는데 사회는 시원치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1학기 내내 하는 말이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선생님의 가르치시는 취향이 아이들하고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과학이라는 과목을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마음을 흐뭇하게 하였던 기억입니다. 물론 사회도 과학도 모두 잘하는 거라면 부모의 욕심에 더 기뻤을테지요.^^
 화학, 물리, 생물, 그리고 지구과학. 고등학교때 배웠던 과학관련 과목입니다. 그러한 바탕이 있기에 어른이 된 지금도 여러가지 것들이 어떤 분야의 문제인지에 대한 가늠정도는 하는 수준이겠지요. 하지만 아직 막 과학이라는 과목을 접한 아이가 그러한 구분을 할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다만 교과서을 통해서 과학이라는 세계의 이곳 저곳을 탐구해보며 그 맛을 보고 있는 과정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그러고 보면, 요즈음은 학교 교과 과정보다 주변의 부교재나 읽을거리에 해당하는 도서 시장이 훨씬 더 앞서 나간다고 해야겠습니다. 이미 여러가지 책들이 과학을 물리와 화학, 그리고 생물과 지구와 우주 등의 세분한 이야기들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양하고 세밀한 지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교과서나 아이들의 지적 수준에 너무 앞서 나가서 아이들이 먼저 식상하거나 질려서 나가 떨어지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염려도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은 초등생들의 과학 교과서에서 화학에 해당되는 부분들을 모아서 흥미롭게 꾸민 내용입니다. 교과서를 너무 벗어나거나 단순하게 배열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기초에서부터 여러가지 흥미로운 화학에 관한 내용들에 이르기까지 나름의 틀안에서 재배열하고, 해당되는 내용들은 흥미로운 사실과 연결시켜 호기심을 끌기 위한 이야기의 전개와 화학적 사실에 대한 설명이 어우러져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고,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이야기의 전개에 대한 배려도 느껴집니다.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라는 기본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도 주변사물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를 바탕으로 내용을 이끌어가는 여러 책들에 대한 부모로서의 염려를 덜어줄 만한 책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물론 아이들은 만화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겠지만, 각각의 물음에 답하며 전개되는 물질의 구성, 물질의 상태, 용액과 혼합물의 분리, 연소와 반응에 대한 70여가지의 내용은 읽으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충분히 가르쳐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초등학생들에게 과학이라는 과목은 결코 쉬운 과목은 아닐 겁니다. 더구나 화학이라는 분야는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 재미보다는 싫증과 두려움을 먼저 안겨줄 만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화학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원소주기율표인데, 아직도 생각만 하면 머릿속이 윙윙 거리는 느낌입니다- 물론 아이들의 교과서에는 그러한 화학적 사실들을 좀더 흥미롭게 접근하고 쉽게 이해하도록 여러가지 배려와 장치가 담겨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딱딱하기 쉽고, 갈수록 어려워질 가능성이 농후한 분야인 것도 사실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가볍게 읽으며 여러가지 화학적인 사실과 원리들을 이해하게 해주고, 그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날 새로 배운 교과서 내용이 이러한 것이었구나 라고 깨닫는 즐거움을 줄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아이들과 함께 하며 그들이 어려워하던 것, 즐거워하던 것들에 대한 지식을 가진 선생님이 쓴 것들이니 더더구나 군더더기 없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흡수될 수 있는 화학의 영양분 그 자체라고 칭찬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앞서 나가지 않으면서도 알려 줄 것들은 모두 쓸어담은 이 책 속에, 교과서속 화학이 맛있게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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