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경제학 -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핵심 재테크 노하우
최용식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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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버는 공부가 진짜 경제학이다!'... 아직도 학문에 대한 약간의 부황기(?) -학문하는 것이 고상해야 한다는 식의-가 있는 나로서는 띠지에 적힌 단도직입적으로 파고드는 이 말이 조금은 거부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너무 고상하다거나 이 말이 너무 천박하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자되세요!'라는 인사가 한 카드회사 광고에서 사용된 이후로 천박한 것이 아닌 평범한 인삿말의 하나가 된지도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돈을 모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에 독이 올라서 바둥거리는 모습을 좋게 보아줄리 없는 우리사회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얼굴을 향해서 진실을 들이대는 듯한 섬뜩함을 느낀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 알고 있는 것이니까 숨기지 말고 내놓고 이야기하자는 것처럼 들린다고 할까요....^^

 여전히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서적이 서점가의 베스트 목록에 올라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경제적인 풍요를 얻기 위한 지난한 노력을 기울이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사람들이 넘치는 중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좀 빗나간 이야기지만 얼마전 신문에서는 하버드생들과 서울대생들의 독서목록을 비교하며 조금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하버드생들의 독서 상위목록의 많은 부분을 고전들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 서울대생들의 목록에는 신간들이 주 목록을 이루었고, 그것도 가벼운 읽을거리가 많았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러한 모습도 결국은 우리 사회의 단면이겠지요. 결국은 기초부터 차분히 쌓아올리기 보다는 눈앞의 즐거움이나 이득을 취하고 보겠다는 사회적인 분위기의 일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어찌보면 이 책도 결국은 그런 부류의 책에 속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존의 인기를 끌었던 <괴짜 경제학>, <경제학 콘서트>, <이코노믹 씽킹>, <이코노미 2.0>등의 서적과 비교해 보았을 때는 훨씬 그러한 차이를 심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책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경제이론 -고전경제학이든 현대의 행동 경제학이든-을 고찰하며 우리의 삶속에 경제학을 적용하고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여 우리의 시각을 넓혀주었다면, 이 책은 주식이나 부동산, 펀드 등의 투자를 생각하는 또는 현재 투자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투자시장을 이해하고, 그 추세를 판단하고, 수익을 얻기 위한 적절한 포인트와 손실을 회피하기 위한 분석 등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이론들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서로의 분명한 지향점의 차이를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정글같은 시장에서 이익을 위하여 일합을 겨루기를 마다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훨씬 실용적이고 실전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저자 스스로도 자랑스러워 하는 내용인 '수요와 공급이 시간 이동을 한다', '가격 이론에 품질을 도입해야 한다', '경제학에도 병리현상이 있다'는 등의 내용은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시장의 생리와 변화를 읽는데 다른 어떤 책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적절한 이해를 도와 주는 이론적인 바탕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물론 이것은 다른 경제학자들에 의해서 증명이 되어야겠지만 말입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격 결정의 원리와 통화의 원리, 소득의 원리 등을 통하여 시장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내용들도 기존의 경제학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기도 하면서 시장을 실전적으로 탐색하여 설명하고자 한 저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시장과 경제를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프로들의 바둑을 해설하는 방송을 보다보면, 해설자가 '정수'니 '속수'니 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바둑판 전체를 생각하고 큰 틀을 짜가는 수가 '정수'일 것이고 눈앞의 작은 것에 집착해서 큰 이득을 희생하는 것이 아마도 '속수'일 터인데, 그 사이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실전적인 수'라는 말입니다. 정수도 아니고 속수도 아니고 실적적인 수라니.... 물론 꼭 정해진 정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속수가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아마도 실전적인 수라는 표현은 프로가 둔 속수, 또는 상황에 따라서는 두어야 되는 속수라는 의미가 있는 수라고나 할까요..... 분명 이 책도 저자 스스로가 말했듯이 정통적인 경제학이라는 흐름에서는 약간 빚나간 속수의 느낌을 가지게 하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꼭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정통 경제학에 편입되어 받아들여진다는 의미에서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들이 저자가 자신하였듯이 눈에 보이는 경제현상들을 훨씬 더 잘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면을 긍정하여 준다면 결국은 미래의 정수라고 할 수 있거나 적어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매우 실전적인 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초보가 두면 속수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인정받은 프로가 두면 실전적인 수가 될 수 있듯이, 이 책도 실물경제와 부단히 부딪히며 자신의 패러다임을 구축한 저자의 노력이 있었기에 경제 현실을 훨씬 잘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으리라는 면에서 매우 실용적이고 실전적인 책이라는 찬사를 받아도 될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패러다임에 입각한 돈버는 경제학 너머를 생각하고 그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야 말로 실전적인 투자자를 넘어선 고수라고 할 수 있겠지요.^^ 결론은 이러한 실전적인 책이 손에 쥐어졌어도 결국 돈을 버는 것은 오롯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여 실전에 적용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아까워하지 않을 부지런한 독자의 몫이라는 사실이겠지요. 책을 읽은 것이 꼭 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닐지라도, 시장을 보고 이해하는 안목을 키워줄 만한 매우 실전적인 지식들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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