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신화와 전설 2
베르나르 브리애 외 지음, 마르셀 라베르데 외 그림 / 지엔씨미디어(GNCmedia)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신화나 전설이라는 단어를 대할 때면 항상 떠오르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인간시대(? 극장)'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어느 시골의 농부와 송아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송아지는 막 태어나서 부모의 젖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러한 송아지를 농부가 키우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는데, 어린아이에게 우유병을 물리듯이 커다란 통에 젖꼭지를 만들어서 송아지를 자식처럼 먹여 키우는 과정을 농부의 투박한 모습과 농촌의 꾸밈없는 풍경과 함께 소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농부와 송아지를 클로즈업하면서 이야기의 마지막에 붙었던 멘트가 바로 전설이나 신화, 또는 옛날 이야기들을 대할 때면 수시로 생각하게 되는 '때로 현실은 동화보다도 아름답고, 전설보다도 신비롭다'는 말입니다. 동화보다도 아름답고, 전설보다도 신비로운 현실속의 이야기들..... 아마도 조상들의 삶속에서 그러한 현실에 상상력이 더해지고 세월이 흐르면서 꾸미고 다듬어져 전래동화가 되고, 전설과 신화가 된것은 아닐는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면, 신화나 전설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는 것은 허무맹랑하기 이를데 없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신화와 전설을 읽을 때면, 우선 필요한 것이 그러한 이야기가 잉태된 당시의 문화와 시대상황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되고, 이야기에 담긴 사실과 각색된 부분, 즉 사람들의 소망이나 의도가 투시된 부분에 대한 이해가 뒤따라야지 완전하게 그 의미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상상력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우리가 느끼는 세상과 다른 환상적인 세상에 대한 무한한 상상이라는 측면이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까지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책(만화)중의 하나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것이었고, 그러한 인기의 비결은 기존의 창작동화나 고전들이 담지 못한 무한한 상상속의 세상에 대한 날개를 마음껏 달아주었던데 있었다고 한다면, 우리의 과학이 개척하고 있는 우주나 땅속에 묻힌 공룡시대에 대한 열광만큼이나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품고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더구나 그러한 신화와 전설속에는 단순한 재미와 상상력만이 담긴 것이 아니고, 옛조상적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이상과 꿈이 담긴 메세지, 즉 옳고 그름, 선함과 악함, 용기와 불의, 욕심과 악행에 대한 징벌, 나라와 민족 더 나아가서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도리 등에 대한 교훈이 담겨서 은연중에 후대로 전해지는 매개수단이 되었다는 면에서는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컴퓨터로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온갖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는 현대에도 가장 중요한 인류의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신화와 전설을 기존의 우리가 접했던 지역에 따른 구분 -즉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 중국 신화, 일본 신화 등으로-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를 다르게 유도하여, 각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배경을 주제로 곰, 늑대, 사자와 호랑이, 용, 바다 그리고 상상속의 동물들로 주제로 내용을 분류하였습니다. 2권에는 용과 바다, 상상속의 동물들에 대한 주제로 세계 각국의 신화나 전설을 분류하여 실었는데, 같은 동물이라도 나라마다 그리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에 따라 모양이나 심성이 다르게 표현되어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서양에서의 용이 주로 사람과 적대적인 관계에 놓인 경우가 많지만, 동양에서는 수호신이나 숭배의 대상, 그리고 인간에게 유익을 끼치는 존재로 여겨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바다 편에는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경이로움의 대상이었고,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답게 손오공이 용왕을 만난 이야기에서 부터 낙원에 대한 것들까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상상속의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익히 귀에 익은 미노타우루스나 페가소스, 키마이라와 같은 동물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잉카의 천상의 라마 야카나, 중앙아시아의 천둥 낙타, 말레이지아의 로크 등 무한한 상상력이 담긴 동물들을 만날수가 있습니다.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을 보면서 새삼 그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그리고 온라임 게임 등을 이야기할 때면 등장하고 있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중요한 보물들이 이러한 유산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단순히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보다는 이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세계를 통해서 생각지 못한 또다른 세계로의 길을 열어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기대도 품어 보구요. 읽는 것만으로도 참 재미있을 책입니다. 거기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생각지 못한 상상과 환상의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멋진 이야기들까지 마음에 새길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는 정말 멋진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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