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뇌가 쑥쑥 자라는 우리 아이 첫 미술수업
필립 르정드르 지음, 김희정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펼치며, 꿈이 화가이지만 여전히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혼자서 그림 그리기를 하곤 하던 딸아이의 그림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그림이라는 것이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고, 아이의 화가에 대한 꿈이라는 것이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져 구체적인 가르침을 받을 만한  기회를 만들어 주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가끔씩 미술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그림 -특히 사물이나 풍경을 현실의 모습과 너무도 똑같이 재연해 낸 그림-을 볼 때면, 그들 안에 담겨진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면서도 아이다움이 없다는 씁쓸함을 한 쪽으로 느끼곤 하였던 기억으로 인해 아이가 학원에 다니면서 기교를 익히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도 그 이유중의 하나가 될 수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배우지 않은 아이가 천부적인 소질이 주어지지 않은 이상, 매번 그리는 사람이나 동물이 달리 그려질리는 만무하여서, 한동안 아이가 그렸던 그림속의 남자와 여자는 옷의 색깔만 달랐지 모양새는 비슷비슷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더욱 동그라미와 세모와 네모, 직선가 사선과 곡선 등 간단한 몇가지 모양과 선그리기를 통해서 여러 동물들의 모양을 그럴 듯하게 그려내는 책속의 그림들을 들여다 보면서, 좀더 일찍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나 집, 산이나 들, 동물이나 꽃 등의 그림을 그리며 낑낑거리던 아이가 이 책을 좀더 일찍 대할 수 있었더라면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나 기본형태에 대해 좀 더 쉽게 익힐 수 있었을 것이고, 간단한 선과 도형을 통해서도 멋지게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지요.  

 책속에는 개미나 나비, 달팽이 같은 작은 생물에서부터 코끼리, 하마, 표범, 사자와 같은 동물들,그리고 독수리, 박새, 제비 등의 조류에 이르기까지 48종의 동물들에 대한 그리는 기법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리기에 이용되는 기법은 원과 세모와 네모, 그리고 수직선과 곡선과 파선을 연결하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내는 단순한 방법인데, 그것만 가지고도 훌륭하게 그려내는 모양이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익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보통 그림을 못그리는 사람들이 하곤 하는, 어렵게 처음부터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시도하는 방법의 어리석음에 대한 일깨움도 함께 주고 있지요.^^ 물론 유아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에 실제 사진을 보듯이 세밀하게 표현된 그림들은 아니지만, 간단한 선과 도형을 통해서 사물의 형태를 파악하여 표현하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아이들이 다른 것들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도 다양한 응용을 하고 표현을 하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고, 그럴 듯한 그림들을 그려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딱딱하거나 어렵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그리고 단숨에 그려낼 수도 있으니 그림에 대한 흥미유발도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림 그리기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을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하지만 이리 기본을 아이들이 배운다면 그 다음 단계는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합니다..... 책의 구성은 각 동물들을 그릴 때 사용되는 기본 도형과 선을 설명하고 그것들을 이용해서 차례로 그리는 단계를 나타내는 네 컷의 바탕 그림이 한페이지를 이루고, 맞은 편 페이지에는 저자가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멋지게 그리고 채색까지 한 동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 담겨 있는 형식입니다.

 간단한 책의 구성만큼, 다양한 책에 대한 설명보다는 먼저는 책을 펼치고 한 페이지를 골라 모양을 흉내내며 아이와 함께 그려보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며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고, 또한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라고, 아무리 좋은 책도 눈으로만 보고 손으로 그려보지 않으면 무용지물일테니, 이젠 책 감상은 그만하고 아이를 불러놓고 그림을 그려볼 시간입니다. 자 무엇을 그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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