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 조지의 우주 시리즈 1
루시 호킹. 스티븐 호킹 지음, 김혜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우주물리학자 중의 한사람이라고 인정받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썼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이미 이 책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남음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얼마전에 이소연씨가 최초로 우주를 다녀왔고, 그런 모습이 안방에 그대로 중계된 터라, 더더욱 이 책에 대한 관심은 각별한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도 우주라는 공간을 막연히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등 열강들의 각축장 쯤으로가 아닌 미래에 우리가 활동하고 개척해 나가야 할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고, 이 책은 그러한 아이들의 꿈을 좀더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적이라는 말은 내용이 공상과 모험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적어도 우주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의 전개라서 단순히 모든 것을 상상으로만 채운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지구 보호를 위해 모든 문명과 과학의 이기를 거부하는 생태환경운동가인 부모와 함께 사는, 하지만 컴퓨터를 무척이나 가지고 싶어하는 주인공 조지는 우연한 기회에 이웃에 사는 애니의 집을 방문 -무단침입?-하게 되고 뜻하지 않게 애니의 아버지 에릭을 통해 코스모스라는 컴퓨터의 신기한 능력을 보게 됩니다. 바로 우주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우주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는 능력을 지닌 컴퓨터인데, 애니와 함께 직접 그 문을 통해서 혜성을 타고 토성과 목성, 소행성대를 여행하기도 합니다. 그 일로 애니의 아버지로부터 꾸지람을 듣기는 하지만 그 일은 에릭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 되고, 애니와는 더욱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지요. 이렇게 부모들과는 다르게 과학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그것을 이용해서 지구를 보호하는데 더 유용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조지는 컴퓨터가 상품으로 걸려있는 과학발표대회에 나가기로 하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에릭이 집에서 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에 참석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신비한 능력을 가진 컴퓨터 코스모스를 차지하려는 그리퍼의 음모에 함께 휘말려 들어가게 됩니다. 음모의 결과로 지구를 대신할 새로운 행성을 찾고자 나선 에릭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급기야는 그리퍼 무리에게 컴퓨터를 탈취당하게 된 순간, 우리 주인공 조지의 활약이 시작됩니다. 애니와 애니의 어머니와 협력하여 코스모스를 다시 찾고 블랙홀에 갇힌 에릭은 무사히 귀환하게 되고, 또한 조지는 자신의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우주의 문을 여는 나의 비밀열쇠'라는 주제의 발표로 그토록 원하던 컴퓨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덤으로 과학과 문명에 그리도 거부감을 보이던 조지의 부모님이 자신들의 주장을 꺾고 과학을 이용해야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도 됩니다.

 조지의 모험속에는 여느 공상과학모험들처럼 우주로 떠나는 모험담이 담겨 있습니다. 코스모스가 만들어준 문을 통해서 혜성에 올라타 미지의 우주 공간을 여행하는 이야기는, 빛의 속도로 우주를 여행하는 전형적인 공상과학 모험소설의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우주로 나가는 방법에서의 차이가 있다고 할까요? 코스모스라는 컴퓨터가 시도하는 우주로의 통로가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부분이 저자의 상상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실제로 미래의 언젠가는 그러한 개념의 우주여행이 가능할거라는 현실적인 상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조금 황당하기 하지만- 들곤 합니다. 단순한 상상이 아닌 언제가는 가능할 현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까요..... 물론 이 부분은 저의 상상(?)에 의한 추축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기존의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보다 훨씬 현실에  가깝게 다가오는 것은, 컴퓨터 코스모스를 통해 하는 우주여행이라는 것이 기존의 우리가 생각했던 거창한 준비와 기계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우주로 가는 문을 통해서 일상과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시도할 수 있게 만든 것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기존의 이야기라면 최소한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서야 했을텐데, 호킹박사는 그러한 것을 단숨에 생략한 채 집에서 바로 우주복만 입고 우주로 나설 수 있는 길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소리소문없이 그리고 필요할 때는 언제나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지요. 또 하나 비록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개념을 통해서 우주공간으로 여행을 나서기는 하였지만, 우주여행을 하면서 관찰하는 행성이나 별, 블랙홀 등의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은 현실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가감없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도 현실감의 중요한 요인이라 하겠습니다. 거기에 그리퍼라는 비밀스런 인물과 에릭 사이에서 코스모스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음모의 진행은 이야기에 또다른 재미를 덧붙이고 있구요. 하지만 호킹박사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뒷부분에 있는 에릭이 블랙홀에서 귀환했듯이 '당신도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개념에 대한 설명과 조지의 발표 내용의 핵심이었고, 조지의 아버지가 조지에게 고백했던 '... 네 생각이 옳아. 우린 이제 더 이상 과학을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과학을 이용해야지. 과학을 거부해서는 안 되는 거였어.'라는 말속에 담긴 의미, 즉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 지구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노력과 함께 과학을 이용해 그러한 노력에 도움을 주고, 또한 새로운 행성의 개척 가능성에 대한 것까지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에 대한 강조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결국 이러한 자신의 학설에 대한 이야기와 균형잡힌 시각, 그리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의 구성을 통해 '과학을 공상과학소설처럼 신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호킹박사의 말처럼,  정말로 우주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마음에 우주에 대한 지식을 재미있게 새겨주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이어질 2, 3부의 이야기들도 아이들에게 우주를 단순한 꿈이 아닌 현실과 맞닿은 미래의 활동공간이라는 소망을 키울 수 있게 해 줄거라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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