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학 콘서트 - 창세기 1장이 가슴 벅차게 믿어지는
이재만 지음 / 두란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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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 TV의 과학관련 채널에서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요즈음도 두 진영의 주장과 이야기를 꾸준히 방송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당시 프로그램이 주의를 끌었던 것은 대학생이 된 미국의 독실한 크리스챤 가정의 청년-가정의 분위기 못지 않게 신앙에 충실하려고 하는 젊은이였습니다-이 학교생활 가운데 부딪히게 되는 창조와 진화에 대한 갈등을 나름대로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을 그린 내용이었습니다. 자신이 신앙안에서 믿어왔던 것과 상반되는 증거와 자료를 담고있다고만 생각해온 진화론자들의 의견, 하지만 진화론자들의 주장속에도 일견 타당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떻게든 자신의 신앙안에서 그러한 주장들을 받아들이고 포용하고자 고심하던 청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와 언쟁을 하면서 진화론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아버지의 강한 주장에 대해, 거기에도 뭔가 합당한 이야기와 주장들이 있어서 그것들은 수용하고 싶다는 청년,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그러한 과정을 겪으며 진화론자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를 자신의 대화속에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청년의 아버지와 다르게, 프로그램 중에는 창조주를 믿으면서도 진화론을 옹호하는 교수에 대한 소개도 있었는데, 그는 창조론과 진화론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창조론에 대한 진화론의 몇가지 첨예한 대척점을 보류한다면 창조론 안에 진화론의 성과들을 품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었던 듯 합니다. 물론 다른 시각에서 보면 진화론 자체의 논거가 창조론과는 양립할 수 없는 기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소홀히 한다는 생각을 할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당시 그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청년이나 그 교수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내게 인상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신앙인의 모습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를 보더라도 창조론과 진화론은 서로 다른 영역처럼 내 안에 분리되어 존재하면서, 교회안이나 일상의 정서적인 측면의 일들은 창조론에 입각한 사고방식이 우위를 점하지만 세상을 이해하는 지식, 그러니까 생물학이나 지구과학, 그리고 인류의 기원 등에 대한 과학적인 사실을 따질 때면 어김없이 창조론적인 관점은 수그러들고 그동안 학교에서 그리고 각종 서적들을 대하며 익혔던 진화론적인 사고가 자동적으로 작동하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아의 홍수보다는 공룡들이 노닐던 쥐라기나 백악기의 이야기들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성경이 말하는 천지창조에 대한 기록보다는 과학책이 말하는 우주와 지구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사실적으로 생각되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면에서 그 청년의 고뇌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신선하게 다가왔고, 아직까지 그처럼 현실세계속에서의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충돌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못했던 사실에 대한 자각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한데 이러한 자각에 더하여 그동안 신앙적인 면에서만 인정하고 살던 창조론에 대한 믿음을 현실세계에 적용하여 사실로 받아들이기를 주저하지 말 것을 외치는 음성을 이 책 <창조과학 콘서트>를 통해서 듣게 됩니다. 단순한 창조론의 틀안에 진화론의 타당한 부분을 받아들여 포용하자는 타협에 의해서가 아니라, 창세기 1장의 천지창조의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노아의 홍수로 이어지는 사건을 철저히 창조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그러한 사건이 단순한 신화적인 기록이 아닌 사실 그대로의 역사라는 것을, 천지만물에 새겨진 흔적들을 통해서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진화론적인 관점으로 설명하였을때 어색하거나 실제와 부합되지 않지만 성경적인 창조론에 입각하여 설명하였을 때 더 완벽하게 이해되는 것들에 대한 사실 중의 몇가지 흥미로운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는 진화론에 바탕을 둔 지질학에서 지구의 역사를 말할 때, 이제는 당연한 진실이 되어버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등으로 표현하는 지질학적인 연대와 단순한 무척추 동물에서 시작하여 복잡한 고등동물의 화석까지 순서대로 나열한 지질주상도의 수직적인 배열의 진실성에 대한 것인데, 실제로 그 순서대로 지층이나 화석이 발견되는 곳은 지구상의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고, 실제 화석이 발견되는 지층은 그러한 수직적인 순서보다는 다분히 수평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으며, 지질주상도를 이루는 화석 가운데 빠진고리가 발견된 적이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실제 많은 화석이 진화론적인 순서로 발견된 것이 아니라, 진화론이라는 가설을 설명하기 위해 가정의 순서에 따라 그 자리를 정해놓은 것뿐이라는 것, 즉 진화의 증거가 먼저가 아니라 진화론이라는 가설에 대한 믿음이 먼저였고 그 믿음에 따라 모든 화석들을 재배열하다보니 설명할 수 없는 오류나 빠진 고리들이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오류들은 노아의 홍수 등의 대격변으로 설명한다면 훨씬 타당하게 설명되며, 그랜드캐년의 지층 구조를 통해 태초에서 삼일째 만들어진 창조시의 땅과 홍수이후의 땅으로 나누어 지질학적인 특성이나 화석의 분포등에 대해서 살펴보면 그러한 주장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퇴적암이나 화석의 생성에 대한 고찰을 하다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오랜세월에 걸친 퇴적작용에 의한 것이 아닌 환경의 격변에 의해 생성된 것이며, 화석도 죽어서 묻히는 긴 과정을 통해서 생성되었다는 진화론적인 설명이 아닌 노아의 홍수와 같은 격변의 과정속에서 살아서 묻혀서 생성된 모습들이라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고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공룡의 화석이나 멸망에 대한 창조론적인 해석도 담겨 있는데, 솔직히 아직까지 진화론에 세뇌된 내 뇌는 약간의 거부감을 보이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정말일까?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왜 고등동물이나 인간의 화석은 그리도 드물게 발견되는가에 대한 설명도 홍수상황에 대비하여 명쾌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논점은 아마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창조론은 신앙적인 믿음과 연관된 문제이고, 진화론은 과학이라는 틀안에서 증명된 객관적인 사실들이라는 것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에서 시작해야 할 듯 합니다. 진화론에 입각한 세상에 대한 설명도 객관적인 사실이 먼저가 아니라, 세상의 생명이나 우주의 시작이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의 긴 세월의 흐름속에서 발전해 왔으리라는 믿음이 먼저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은 신앙과 과학의 대립이 아닌, 세상의 처음이 어떠하였느냐에 대한 믿음, 세상의 질서가 어찌 형성되고 유지되고 있는가에 대한 믿음의 대립이라는 점을 확실히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한 논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리학이나 화학 등 실험과 관찰을 통해서 확증된 사실들을 보일 수 있는 과학의 영역과 진화론이나 우주의 빅뱅 등 실험과 관찰을 통해 확증된 것이 아닌 가설에 의한 설명들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지질학자인 저자의 입장에서는 진화론과 동일 과정설 -옛날의 지구도 현재와 동일한 자연과정을 겪었을 것이다는 가설-에 기댄 현대 지질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창조론과 노아의 홍수 등 성경적인 기록에 의거해서 설명한다면 훨씬 합리적으로 설명된다는 사실도 창조론의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신앙인 자신들도 자라면서 매일 보고 듣는 것이 진화론이다 보니 그러한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고백과 그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창조과학이 과학적인 접근을 추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성경을 완전히 믿고 신뢰해야 한다는 믿음의 문제가 더 중오해진다는 사실도 흥미롭고 새겨야 할 주장이라 하겠습니다. 

 창조론에 입각한 세상에 대한 해석방법은 천지만물의 시작이 창조주의 의지로 시작되었다는 믿음에 기초하여 하나님이 세상에 남기신 증거들을 과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차분히 확인해나가려는 연역법적인 자세라면, 진화론은 천지만물의 시작을 현재의 모든 만물과 지구나 우주라는 공간에서 찾은 단서들을 재배열하여 세운 과거에 대한 가설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개정해가는 귀납법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근본적인 시작의 차이는 세상에 창조주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사실에 있고, 여기에 대한 대답이 세상 만물을 어떤 시각을 가지고 이해할 것인가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이 책의 내용이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아마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생각했던 진화론 안에 담긴 헛점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이 지구와 우주에 새겨진 여러가지 창조주의 흔적들을 단순히 '믿음으로'라는 구호로 믿기를 강요하기보다는 흥분하지 않고 조리있게 그것들이 창조의 흔적임을 그리고 성경에 기록된 사실들에 대한 증거임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 사실입니다. 이 이야기들은 진화론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혼돈스러워하는 많은 신앙인들에게 창세기 1장의 내용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먼저는 믿는 자들에게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진실과 '태양이 없어도 하나님의 섭리안에서라면 인간이 살수 있다'는 고백이 공허한 외침이 아닌 삶의 현실속에서도 살아 숨쉬는 진실과 고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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