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에 세계지도를 걸어라 - 제이솔 학부모 핸드북 첫번째
오경숙 지음 / 제이솔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부모에게 자녀교육은 답이 없는, 그리고 결코 쉽게 길을 찾을 수 없는 미로와 같은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웬만큼 심지가 곧은 사람이 아니어서, 주변을 보고 무심코 따라 가노라면 어느새 분위기에 휩쓸려 아이들에게 그동안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것들을 채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마음을 돌이킬려고 하면 한편으로는 내 아이만 뒤쳐지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로 고민스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노리는(?) 사교육이라는 것은 갈수록 지능적(?)이 되어서 부모들의 고민이나 염려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데 능해진 감이 없지 않고, 진정 아이들의 미래와 꿈과 희망을 북돋아주고 숨은 능력을 자라게 격려해 주는 것에서는 한참 멀어져 있는듯이 보입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 어느새 자리잡은 이기적인 속삭임도 들리곤 합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함께 어우러져 자라는 공간이 아닌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앞서기를 바라는 경쟁이라는 관점에서만 아이의 교육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세상을 당당하게 마주보는 아이, 그리고 그 세상을 가슴에 품은 아이. 정말 멋진 말이고 꿈이 가득한 표현입니다. 부모된 이들도 자신의 삶의 어느 순간에 가슴에 세상을 품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노력하였을 것이고, 자신의 아이가 넓은 세상을 꿈꾸며 자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가슴 뿌듯한 일이겠지요. 바로 이 책에서는 아이의 교육을 이렇게 세상을 마주하고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품을 수 있는 아이로 키운다는 목표하에 어떻게 그렇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너무 근시안적인 눈 앞의 성적이나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멀리 10년후에 아이가 자랐을 때,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일을 하기를 바라는가 하는 멀리보는 안목을 가지고 아이를 교육하자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아이가 넓은 세상을 당당하게 대할 수 있게 교육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교육을 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과 우리 민족에 대한 정체성과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조금 먼저 배워서 말하거나 시험점수를 좀더 높게 받았다거나 지식이 조금 더 많다거나 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품을 만한 용량이 되도록 무한한 가능성을 계발하여 아이의 그릇을 키우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교육에 있어서는 저자가 이미 자신의 교육자로서의 경험과 실천을 통해서 얻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타문화권 선생님을 통한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마주 세상 교육', 세계지도를 통한 넓은 세상에 대한 교육,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심기 위한 우리 문화에 대한 교육, 자기 조절력을 키우기 위한 경제교육, 다양한 체험을 위한 나들이 교육과 예능 교육 등을 이야기 하고 있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교육들에 대해서도 예절교육, 독서교육, 봉사교육, 해외 여행 등을 통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를 기르다보면, 결국 하루하루의 생활에 매몰되어 눈앞의 것들에 연연해 하면서 멀리보지 못하는 오류를 쉽게 범하곤 합니다. 때로 어떤 자극이 있어 그러한 근시안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잠시 멀리 바라보면서 긴 숨을 쉬려고 하지만, 어느샌가 다시 눈앞의 것들을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며 허덕이곤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멀리보고 아이가 활동할 미래의 세계를 그리고 그 안에서 꿈을 활짝 펼치는 아이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미래는 결국 오늘 하루하루가 쌓여서 되는 것이고, 그러한 미래를 위해서는 아이교육에 대한 흔들림없는 원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비옥한 토양에서 씨가 자라 싹이 트고, 어린 나무로 자라고, 튼튼한 거목이 되어 열매를 맺듯이, 아이들에게도 그러한 토양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할 텐데, 그동안 나는 너무나 아이에게 빨리 자라라고 재촉하며 물을 너무 자주 주고, 화학비료를 뿌려대곤 하지 않았는지 하는 반성을 함께 하게 됩니다. 부모로서의 나는 아이가 미래를 꿈꾸게 도와 주는 사람이지 그 꿈을 대신 꾸어주는 사람은 아닌데 말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부모된 이들에게 세상을 품고 꿈꾸는 멋진 아이를 위한 자녀교육에 대한 또다른 자각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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