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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바의 마법 - 넬슨 만델라가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
넬슨 만델라 머리말, 린다 로드 지음, 장미란 옮김, 나탈리 힌리치센 그림 / 달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접하기가 어려웠던 아프리카에서 전래되는 이야기라는 사실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타 대통령이 골라 엮었다는 사실이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한 책입니다.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에는 우리 민족만의 삶의 정취와 특성이 담겨 있듯이, 서른 두편의 이야기 속에는 아프리카라는 환경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또한 그들의 삶을 담고 그들이 가치관을 담아서 하나의 이야기로 승화된 아프리카인 자신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겠지요. 그리고 책의 제목에 쓰인 마디바라는 말은 만델라의 출신부족인 코사족이 존경하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라고 하고, 지금은 만델라를 그리 부른다고 하니 '마디바의 마법' 이라는 제목속에는 차별받는 남아프리카에서 억압과 차별을 몰아내고, 분노와 복수의 칼을 겨누고픈 유혹을 이겨내고, 화해와 평화를 이룩해 낸 만델라가 보인 삶의 기적을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보고자하는 마음을 담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아프리카의 문화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많은 부분에서 낯선감이 없지 않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우리의 전래동화에서 보이는 구조을 닮은 듯하기도 하지만, 내용을 이루는 세부적인 면에서는-예를 들면 등장인물이나 환경에 등장하는 나무이름이나 사람이름, 이야기의 진행방식 등-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것들도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에서 토끼나 하이에나, 늑대, 사자 등의 그 지역에 익숙한 동물 또는 괴물이나 저주를 받아 괴물로 변한 사람, 마법에 걸린 사람, 사악하거나 교활한 주인공, 착한 사람, 악한 사람, 예쁜 여자나 잘 생긴 남자 등이 등장하는 것은 아마도 어느 지역의 전래동화나 마찬가지겠지요. 다만 그들에게 어떤 모양의 옷을 입히고 성격을 부여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는가는 각 지역이 스스로의 특성을 가지듯이, 이 책속의 이야기들도 독특하다거나 처음 대하는 낯섬을 갖게 만드는 부분들이 이야기마다 담겨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부분이 이러한 다른 나라의 동화를 보며 느끼게 되는 우리와 다른 문화환경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또 한 편으로는 그 안에서 우리와 일반적인 성정이 같은 모양을 한 그들의 삶의 일면을 보게 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러한 경험은 타문화권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이 얻게되는 귀중한 선물중의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사람과 짐승, 그리고 상상속의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세계의 다른 지역 옛이야기와 다를바 없지만, 이 안에 아프리카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머릿말에서 만델라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경이로움을 발견하고, 더 넓은 세상은 만나는 능력을 갖게되는 계가가 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서른 두편의 이야기 중에 <왕의 반지>와 <먼지가 된 어머니>라는 이야기가 인상깊은 내용이었습니다. 세상에서의 지혜 -또는 마법-와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서 많은 암시를 주고 생각거리를 남겨 주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자주 접하는 서구문화권이나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주는 익숙함이 아닌 다른 문화권의 색다른 이야기 체럼을 하고, 또한 자신의 마음속에 들려지는 마법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