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버블경제의 붕괴가 시작됐다
마쓰후지 타미스케 지음, 이연숙 옮김 / 원앤원북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금융계나 주식시장에서 비관론이란, 특히 경제가 잘 나갈 때 그런 경보음을 발하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무수한 돌팔매질을 각오해야하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실제로 외환위기나 IT 거품붕괴, 최근의 주식시장의 출렁임 등에 이르기까지 미리 앞서서 그런 경고를 발했던 이들은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기 전까지는 이상한 취급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파도가 밀려간 뒤에 그들은 대부분 선견지명이 있는 대단한 이들로 다시금 새로이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고, 그들에게 돌팔매질을 했던 이들은 조금의 쑥쓰러움은 있겠지만, 여전히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도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동일한 듯 합니다. - 저자는 미국이나 구미 선진국에서는 그런 사람이 전문가 행세를 계속하며 그렇게 버티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어서 저자의 말을 따라 우리나라와 일본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 이쪽 분야에 대한 지식이 깊지 못하여 가타부타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우리 주식시장이나 미국을 비롯한 여러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가장 큰 이유 즉 뉴스거리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겠지만 모든 불안과 공포의 맨 앞에 서서 투자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단어이니까요.... 저자는 바로 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라는 사태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여 세계 버블경제가 붕괴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비관론이란 항상 마음에 담기 번거롭고, 피할 수 있다면 멀리 내동댕이치고 싶은 이야기이지만, 폭풍이 지나기 전까지는 귀기울이고 준비하는 유비무환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세계경제가 붕괴하고 있다고 예측하는 핵심은 -서문에서 말하고 있듯이- 다음의 세가지입니다. '첫째, FRB가 금리를 인하할 때 다우지수는 폭락할 것이다. 둘째, 미국 달러가 일시에 폭등한 후 오랜 시간에 걸쳐 하락할 것이다. 셋째, 다우지수와 상반되게 금가격이 폭등하고, 금을 중심으로 한 실물경제가 투자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예측의 최전방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금융회사들의 부실로 이어지고, 이것은 다시 FRB 금리인하로, 그리고 거품을 유발했던 제로금리의 엔화자금이 금리 인하의 여파로 미국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하면 미국 증시와 부동산 거품을 지탱하던 자금의 이탈로 인해 미국 증시가 붕괴로 이어질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금리가 내리면 주가가 오른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금리인하에 따른 주가폭락이라는 거품의 본모습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지요. 이것은 거품이 꺼지며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10년을 통해 저자가 체험했던 것에 기대어 예측하는 것인데, 일본의 거품은 한 국가만의 일이었지만 미국시장에서 시작하는 거품붕괴는 전세계를 강타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현금을 준비할 때이고, 기회는 바로 폭락장에서 대세를 거스르는 역발상의 투자에 있으며, 지금 투자한다면 상품 특히 금에 대한 투자가 가장 유망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주장들을 읽으며, 개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몇가지 것들을 먼저 정리해봅니다. 먼저는 가장 멋진(?) 그리고 의미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제목 자체인 듯 합니다. '세계 버블경제의 붕괴가 시작되었다'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 독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의 시장이 만만하지 않다는, 그리고 돌다리도 두드리는 조심성을 가지고 준비 하라는 경고가 마음 편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이들에 비해 훨씬 솔직하고 유효한 권고가 아닌가 합니다. 두번째는 주가폭락의 시기가 바로 기회가 될것이라는 역발상의 투자방식에 대한 저자의 의견인데, 이 부분도 조용히 마음에 담아 둔다면 두려움의 벽을 타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수 있는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번째는 투자의 3요소로 대국관, 트렌드, 타이밍을 언급하고 있는데, 투자자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의 말처럼 자신만의 대국관과 트렌드 독법을 가지고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 위한 공부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지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의 주장의 많은 부분들은 결국 시간이 옳고 그름을 알려주겠지만, 저자의 염려나 경고가 단순한 겁주기나 과잉반응이라기 보다는 자신만의 대국관과 트렌드를 통한 시장을 보는 타당한 연결고리를 가진 시각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책 자체나 내용에 대한 부족하다거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는 책제목 자체가 '세계 버블경제의 붕괴가 시작됐다'는 대단히 도발적인 문구이고, 그로 인해서 많은 눈길을 끄는 것도 사실인데, 기본적으로 이 책은 일본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씌여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우리 시장현실에 그대로 적용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금투자에 대한 저자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투자자가 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려운 것이라든가, 미국과 일본의 시장변화에 따른 대처에 대한 내용은 큰 줄기는 우리 시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각론에서는 결국 많은 혼란을 줄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도 책 표지에 '한국 자산시장도 예외는 아니다'라는 도발적인 문구를 써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출판사의 상술(?)을 먼저 느끼게 되는 대목입니다. 또 한가지 금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저자가 현재 금광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를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싶다는 저자의 소망과 겹치면서 자신의 사업을 위한 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구요. 자신이 사업을 하다보니가 금 투자가 정말 유망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금 투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더 끌어잡아 자신이 투자하는 분야에서 거품을 만들어 이득을 보겠다는 것인지..... 물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저자의 자신감의 발로이겠지만, 자신의 투자상품에 대한 과도한 이야기들이 그러한 의구심을 가지게 만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하간 지금 시장에 빨간 불이 깜빡이고 있다는 사실과 그 안에 새로운 기회가 잉태되고 있다는 이야기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유비무환이라는 격언을 삶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리라는 생각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시간이 말해 주겠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듣기 싫은 저자와 같은 비관론자의 목소리가 더 설득력이 있고 호소력이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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