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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은 당신뿐
코데마리 루이 지음, 정숙경 옮김 / 행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사랑으로 산다는 것, 젊은 한 시절 사랑만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아마도 그건 젊음의, 그리고 청춘이 누리는 특권(?)중의 하나가 아닐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삶에 대한 가르침을 각자의 삶속에 집어 넣어주면 -그것이 억지로 구겨 넣어준 것이든, 스스로 바닥을 헤매며 배운 것이든- 마음이 따르는 대로, 감정이 가자는 대로 몸을 맡기고 불살랐던 사랑이라는 것이 실은 집착과 욕망, 그리고 미숙함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는, 그리고 그 후에 남는 것은 추억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 쓰라림,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남겨진 인생에 대한 담담함.... 이런 것들은 아닐는지....
19살의 여자가 만나 열중했던 남자다운 남자와의 사랑 -집착과 소유에의 욕망-, 그리고 같은 여자가 좀더 나이가 들고 결혼한 뒤에 직장에서 만난 부드러운 남자와의 사랑 -일탈과 엇갈린 욕망-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작가의 내면에 있는 사랑에 대한 갈망을, 하지만 현실에서는 결국 왜곡되고 비틀릴 수 밖에 없는 모순 속에서의 절망을 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아직은 치기어린 젊은이가 내뱉는 중얼거림처럼 들리는 '원하는 것은 당신뿐'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시작하여 땅끝을 외치는 남자다운 남자와의 만남, 사랑, 그리고 파국, 또 다시 왼손 가운데 손가락을 잃은 부드러운 남자와의 만남, 외도, 그리고 헤어짐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서 사랑이라는 탈을 쓴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집착과 소유에의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또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 존재에 대한 고독,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한편으로는 과감이 표출한 한 여자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을 듯-. 그 모든 것이 결국은 집착이고 욕망이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랑이었노라고 합리화 하며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여자의 모습도 보게 됩니다.그렇기에 마지막에 여자는 이미 헤어진 부드러운 남자와의 여행을 통한 또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상상하며 멋질거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겁니다. 어렸을 때의 책읽기처럼, 여자는 여전히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집착하는 것이 자신을 열중하게 하는 것이고 멋 옛날에 책읽기에 열중하며 살았듯이 지금도 그것을 살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땅 끝에서 불완전한 외톨이 시체로서' 그것을 산다는 말 속에는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영혼의 허기와 갈망, 그리고 이어질 집착과 욕망의 사슬을 느끼게 만드는 구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슬속에서는 영원히 채워지지 못하고 반복할 수 밖에 없는 그러한 굴레가 아닐는지.....
'원하는 것은 당신뿐' 이라는 사랑 -집착과 욕망-은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은 겪게 되는 감정의 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감정이 가고 남겨진 인생에는 쓰라리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그런 모습의 열정일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면 영원한 물고 물리는 사슬의 굴레 속에서 스스로 소모되고 파괴되어 기억조차 못하게 되어버리든지.....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모양의 사랑과 인생과 이야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