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화로 만나는 동물지식백과 2 - 신기한 동물의 생활
파멜라 히크만 외 지음, 이재훈 옮김, 팻 스티븐스 그림, 권오길 감수 / 청림아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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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있는 아이들의 동물도감이나 식물도감, 그리고 곤충도감 등을 보면서, 정말 그림도 정성들여 그리고, 내용도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학교숙제나 궁금한 것을 찾아보고 만족스러이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볼 때면 더더욱 그 가치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곤 하지요. 하지만,  매번 불만족스러운 느낌이 드는 면이 있는 것은 평상시에 아이들이 그 책들을 재미삼아 들고 읽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연유에서 많은 시간을 책꽂이에 고이 모셔 있는 모습 때문일 겁니다. 백과 사전류나 도감류 책의 한계라고 할까요. 많은 지식을 담고 있지만, 결국 필요한 부분만을 들춰보게 되는 도감류를 보노라면, 아무래도 비슷한 주제를 가진 책을 좀더 아이들이 흥미롭게 다가서서 즐겁게 읽어 낼 수 있는 책이 다양하게 있었으면 하는 욕구를 느끼곤 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어린 아이들을 위한 낱권의 책들이 있기 하지만, 그것들은 한 동물이나 한가지 좁은 주제에 편중된 느낌을 주고, 결정적으로 전집 형식으로 발간되어 한권씩 구입하더라도 많이 망설이게 만드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바로 마음 한 구석에 담기 그런 미흡함에 대한 생각들이 이 책을 읽으며 반가움을 느끼는 이유가 된 듯 합니다. 마음 속에 담긴 동물들의 생태에 대한 것들 모두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분야들을 망라하였고, 또한 각 주제에 대한 다양한 동물들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이들이 그냥 손에 들고 흥미롭게 읽어 내릴 수 있는 구성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이에나는 우편 배달부?' '멍청한 수컷들의 위대한 사랑', 올해 읽었던 동물들의 생태에 대한 흥미로운 책입니다. 내용에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보다 더 인간적이기도 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었던 책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이 -요즘 아이들 책의 유행의 하나가 된듯한 '어린이를 위한 .....'를 붙여서- 어린이를 위한 '하이에나는 우편 배달부' 나 어린이를 위한 '멍청한 수컷들의 위대한 사랑' 쯤 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어른인 내 눈에 흥미로움이나 신기함에 있어서는 어른들 책이 더 나았지만, 주제에 대한 짜임새나 체계적인 소개라는 면에서는 이 책이 훨씬 낫다는 생각입니다. 페이지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세밀화가 담겨 있는 것도 큰 장점이겠구요. - 솔직히 어른들 책 읽을 때면 삽화가 없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동물의 모습이 궁금한 점도 있었으니까요.

 다섯마당으로 구성된 책의 내용에는 우선 짝짓기에 대한 이야기, 새끼를 낳고 키우는 이야기, 동물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보금자리를 떠나 이리저리로 이동하는 모습과 특징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고 주제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짝짓기라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 각각의 동물들이 어떻게 짝을 유혹하기 위해서 노력하는가에서 시작해서, 무리를 지어 짝짓기를 시도하는 동물들, 짝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동물들의 모습, 동물에 따른 짝짓기 횟수와 짝짓기 상대 숫자의 많고 적음, 동물에 따라 다른 짝짓기에 적합한 계절이나 짝짓기를 시작하는 나이와 적당한 장소 등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 되고, 여러동물들의 예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안전하고 좋은 집을 만들기 위한 일, 짝을 위한 노력을 일이라는 측면에서 본 이야기, 알을 낳기 위한 보금자리 마련 및 새끼 품기, 먹이를 잡고 식사를 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 나중을 위해 먹이를 모아두는 행동 등 여러 측면에서 동물들이 하는 활동을 일이라는 주제로 들여다 보기도 하구요. 결국은 이러한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우리에게 동물들이 우리주변의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신비한 능력들에 대한 흥미로움과 그것을 알고 이해해 가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겠지요. 

 200여페이지의 두툼한 책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책속에 세심하게 곁들여진 그림들과 함께, 세상에 알이나 새끼로 태어나서, 자라서 집을 짓고 먹이를 구하기 위한 일을 하고, 짝을 찾기 위한 노력이 열매를 맺어 짝을 만나 새로운 새끼를 낳고, 그 새끼를 기르는 동물들의 이야기 -사람의 일생과도 닮은-가 신기한 동물의 세계로 함께 여행을 가보자고  슬며시 손내밀고 초대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책속의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의 속삭임이 담긴 신기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들을 읽고 보고 이해하게 된다면, 세상을 보는 눈높이가 한뼘쯤 더 자라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단지 신기하고 흥미로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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