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실력 키워주는 주니어 한자어 - 상위 1%로 만드는 배경지식스쿨
플러스예감 편집부 지음, 한호진 외 그림 / 플러스예감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국어 실력이 밥먹여 준다'며 '영어 실력이 밥먹여 준다'고 아우성 치던 우리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던 책이 있습니다. 이젠 책을 좀 읽는 이들이라면 다들 '국밥'이라고 하면 그 책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알 겁니다. 먹는 국밥이 아니라 그 책 이름의 줄임말 '국밥'^^, 개인적으로는 내용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 우리말에 대한 일깨움을 주었다는 데서 무척 기뻤던 기억입니다. 그 뒤로 여러가지 우리말에 대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을 대할 수 있었던 것은 덤이었구요.-그 책 때문에 생긴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우리말에 대한 책들의 발견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겠구요-.

 '국어실력 키워주는 주니어 한자', 제목에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우리 국어에 담겨진 한자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에서 국밥을 이중의 의미로 사용하였듯이, 동음이의어인 한자 단어들에 대한 책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히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로 쓰고 받아들이고 있는 한자어들인데, 서로 모아서 설명하고 내용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여기서도 우리말을 배우는 또 다른 재미 하나를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중간에 과거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만화로 그려진 부분에서 우리나라 아이가 고궁을 가르키며 외국아이에게 "저기가 옛날에 과거(科擧)를 보던 곳이래."라고 말하니까, 외국아이는 이틀전에 학교에서 옷에 오줌을 쌌던 일을 생각하며 얼굴이 샛노래져서 "뭐? 과거(過去)를 본다고?! 그럼~ 내 과거도?"라고 놀라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살면서 의미의 차이를 배운 단어의 다른 의미가 이 외국아이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지요. 우리가 영어단어를 대하다 보면 우리가 해석했던 의미에만 집착하거나 뜻이 통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죠.

 우리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한자어, 그런 의미에서는 아름다운 우리 순수어를 찾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한자어에 대한 공부와 이해도 필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나 학문적인 분야에 들어가게 되면 아직도 정확한 의미의 표현을 위해서는 한자어들을 사용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고, 실제로도 한자어들이 전문용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요. 아이들에 대한 한자공부가 중요하게 강조되고, 유행처럼 번진 것도 이런 의미에서의 필요성이 과장되고 조급하게 아이들에게 강요된 측면에서 시작된 것일게구요.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내가 학교에서 공부하고 또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책 내용에 소개된 한자들에 대해서 이리 따로 정리해서 공부한 단어들은 많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말인즉슨,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의미들을 익힌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한자어들을 통해서 우리말의 다양한 의미의 차이를 설명해주고, 또한 거기에 더하여 '구조하기 어려운 구조', '경계에선 경계를 철저히', '공약이 된 공약', '도서지방은 도서가 많은 곳?'같은 야릇한 말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주는 이 책이 혹여나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를 해야하는 것들에 대한 부담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생겨서 입니다. 나부터가 아이들이 이 단어들을 좀 더 잘 알게 되면 어휘력이나 사고력이 많이 늘겠다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이런 면도 있다는 것과 이런 단어들의 뜻은 이러한 것들이 있다는 정도의 깨우침만 주더라도 충분히 성공적이리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나중에 아이들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 다시 들춰보고 의미의 차이를 이해하려고 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책에 소개된 112쌍의 한자어 동음이의어를 익힌다면 분명 아이들의 어휘력이며, 사고력에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전기를 읽다가 전기가 나갔어'와 같은 말놀이를 통해서는 우리말에 대한 재미를 한층 돋우어 줄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속에서 살아있는 말이 될려면, 서둘러서 외워담아 머리에 채워넣는 것보다는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배움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좀더 세심한 부모라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예를 들어 읽은 단어들을 사용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학습이라는 측면에서도 유익한 책이지만, 우리말의 이면을 볼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우리말을 익히는 즐거움을 아이와 함께 나눌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유익함을 끼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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