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첫발 - 초등학생이 처음 읽는 미술책
정명숙 지음, 조행희 그림 / 문공사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미술하면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그림입니다. 그래서 미술을 한다는 것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으로 생각이 연결되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모습이 다 학교 다니면서 배운 미술 교육의 부실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겠지만, 실제 미술이라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회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요. 회화라는 부분만 놓고 보더라도 너무도 상이한 다양한 분야들이 섞여 있는 것이 사실이구요. 그래서 미술이란 무엇일까? 미술하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라는 물음에 질문을 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하게 됩니다. 그 안에는 단순한 아이들이 선을 그리고 색칠을 해대는 작품에서부터 시작하여, 회화와 조각, 건축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다양한 분야가 담겨있기에 내 지식으로는 뭐라고 정의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서문에 저자가 말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자라면 누구나 미술가가 될 수 있지요'라는 말에서 한 가지 힌트를 얻었습니다. 어떤 형태의 작품들에서 미술이라는 분야를 정의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행위에 눈을 맞추면 미술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듯 합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미술이란 '아름다움을 찾아나서는 탐험'이자 '우리가 대하는 일상과 사물등에 '새로움'을 부여하는 '마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술 첫발>, 아마도 옛날에 제목을 붙였다면 <미술 첫걸음>이라고 했을 것 같은 이 책은 초등학생들에게 미술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책입니다. 그래서 미술이란 무엇일까? 라는 주제의 첫 장을 시작으로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만들까? 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어집니다. 1장 미술이란 무엇일까?에는 미술에 대한 간단한 정의와 역할에 대한 설명과 미술의 기본이 되는 선, 색, 그리고 형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2장 무엇을 그릴까? 에는 초상화, 풍경화, 풍속화, 정물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3장 어떻게 그릴까? 에는 그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관찰과 원근법, 구도, 생략과 상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4장의 무엇을 만들까? 에서는 회화, 조각, 디자인, 건축 분야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각각의 소단원은 각 주제에 어울리는 작가나 작품의 설명과 이해를 통해서 저자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미술에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한 화가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란도 덧붙여져 있습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집중력을 기울일 만한 분량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가는 글솜씨에서, 아이들 눈높이에서 미술에 대해서 간결하지만 요점을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고를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노고가 들어간 만큼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위한 짜임새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아마 아이들이 다 읽고 나면, 미술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나와 같이 그림 그리는 것이라는 식의 단편적인 대답을 하는 아이는 없을 듯 하고, 나같은 어른들에게도 복잡한 개론서 종류를 피하여 쉽게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덤을 주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창의력 배양에 좋다고 한창 미술교육이 인기를 누릴 때가 생각이 납니다. 낙서 하나를 하더라도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으로 즐겁게 하는 것을 버리고, 어떤 규격화된 미술 교육을 따라가는 순간, 아마도 아이들에게 좋다던 창의력 배양은 땅에 떨어져 버렸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미술학원의 벽에 걸린 정말 사물들을 베낀 듯이 세밀하게 그려낸 아이들의 작품을 보면서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느끼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말 잘 그리기는 했는데, 거기서는 따뜻함이나 사람냄새가 나지 않았던 기억입니다. 솔직히 피카소의 그림들이나 현대 회화, 현대 조각 등의 난해해 보이는 작품을 훌륭하게 볼 만한 안목을 가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미술이라는 것이 새로움을 부여하고 아름다움을 찾아나서는 여행이라는 저자의 말을 보고 있노라니, 그러한 과거의 기억이 더 또렷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아이들에게 보기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눈과 마음으로 느끼는 새로움과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는 미술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하얀 백지위에 낙서를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서도 즐거워하는 미술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난 아이는 그런 시간에도 자신을 미술을 하고 있다고 어른들에게 당당히 이야기 하겠지요!  '아름다움을 찾는 자는 누구나 미술가래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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