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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 소아정신과 최고 명의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심리와 인성발달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1
노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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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그것은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독립적인 존재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정의해도 좋을 듯합니다.

 책 내용의 처음을 시작하는 부분입니다. 아마도 저자가 말하는 내용의 핵심이겠지요. 책의 나머지는 여기에 대한 설명들일 거구요. 아직은 어리지만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 둘의 부모로서 이런 자녀교육이나 양육에 대한 책들을 보면 쉽게 넘어가질 못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아직 깨닫지 못한 것들이 있지는 않을까, 또는 내게 필요한 또다른 어떤 현명한 조언들을 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나 기대가 생기곤 하기 때문이지요. 모든 부모들이 느끼는 것이겠지만,  아이를 바라보며 살다보면, 그리고 아이에게 뭔가를 해주기를 원하다 보면 어느샌가 우리 아이만큼은 나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똑똑한 아이로, 그리고 남들보다 더 나은 아이로 키우고자 하는 욕심이 스멀스멀 마음속으로 기어들어와서 구렁이처럼 똬리를 틀고 있음을 수도 없이  느끼며 헛웃음을 짓고 하였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아니 아직도 그런 미련이 남아 있겠지요. 하지만 냉정히 생각한다면 결국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아이 앞에서 부모로서의 능력을 과시하거나 앞길의 잡초를 모두 밟아 치워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자립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겠지요. 그래서 나름대로 과학적이거나 심리학적으로 정리된 책들의 대부분은 그러한 전제하에 아이들을 관찰하고 미래를 기대하며 써내려간 내용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독립적인 존재로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을 키워주는 방법, 즉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이 이 책의 근간이 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그에 대해 다음의 10가지 덕목을 말하고 있습니다.

 1. 부모와 자녀는 무조건 친해야 한다.

 2. 가정에 민주주의를 도입하라.

 3. 만 3세 이전에는 주 양육자를 바꾸지 마라.

 4. 아이 때문에 화가 날 때는 '일단 멈춤' 하라.

 5. 때려서는 아이의 나쁜 행동을 고칠 수 없다.

 6. 가정에 재판 절차를 도입하라.

 7. 학원에 보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8. 과잉보호는 아이의 정서적 성장을 방해한다.

 9. 컴퓨터 하는 꼴은 봐야 한다.

 10. 사춘기 자녀들은 부모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위의 단문으로는 그 속깊은 의미까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저자의 설명을 듣노라면 타당한 이야기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들을 실천하기 위한 가장 큰 전제는 앞에서도 저자가 말했던, 부모의 인생이 아닌 아이의 인생을 아이가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것이겠지요.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이 아이를 자립할 수 있게 도와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면 위의 열가지 대부분은 아마도 강박관념을 가지지 않고 아이와 즐겁게 실천하고 나눌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욕심을 비우고, 마음을 가볍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배운 -새롭게 깨달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먼저는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한 전략에 대해서 저자가 몇번 언급했던 것인데, 잘한 것을 칭찬하도록 하고, 잘못한 것은 너무 강조하거나 혼내서 아이에게 심하게 각인 시키지 말라고 한 내용입니다. 즉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게 하려면, 동생과 다툴때마다 혼내며 다투지 말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동생과 사이좋게 지낼 때 일부러라도 칭찬을 많이 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또 하나는 체벌의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보며, 아이에게 아무리 화가 나도 체벌만큼은 피해야 할 이유를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잘못에 대해서 아무 교정의 효과도 없고, 오히려 공격성을 더 키우고, 다시 자신의 아이를 때리는 부모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내 자신이 아이들을 대했던 자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타임아웃 방법의 적용에 대한 방법론에 대한 것도 지혜를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화장실이나 의자 등으로 아이를 추방(?)할 때는 감정적이 아닌 이성적인 상태에서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타임아웃을 끝낼수 있는 자발성을 부여하라는 것, 즉 아이를 타임아웃시키면서 '내가 나오라고 할 때까지 나오지마!'라는 식이 아닌 '너 스스로 생각해 보고 나와도 될거라고 생각하면 나와도 좋아! 그때까지 밖에서 기다려 줄께'라는 식의 지혜를 발휘하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아이를 존중하며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다시금 내게 주었고, 앞으로 아이를 대할 때 내게 좋은 자산이 될 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 부분입니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김춘수 님의 시 '꽃'을 언급하며 모든 부모에게 자녀들이 '꽃'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합니다. 그의 의도를 따진다면 아마도 좋은 부모, 아이를 잘 키운 부모란 자신의 자녀들을 꽃처럼 대해주는 그런 부모라는 의미가 아닐는지....  마음에서 우러난 정성과 사랑으로 꽃을 키운 다는 것이 아닐는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부모는 그 꽃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수정을 돕는 조력자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의 가정에도 어여뿐 꽃 두송이가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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