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살아남기 1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18
코믹컴 지음, 네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시리즈를 보면 아이에게 제일 처음 <곤충세계에서 살아남기>를 구입해 주었을 때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만화라는 형식에 많이 고민하다가 아이가 보채기도 하고, 다양한 학습만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여서 겸사겸사 아이 손에 들려 주었던 책입니다. 내용을 보니 단순히 아이들을 웃길려고, 재미만을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다 읽고 난 아이가 곤충들에 대한 지식들과 만화의 내용을 자신의 놀이에 응용해서 놀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볼라를 만들고, 요요을 사달라고 조르고, 그걸 가지고서 신나게 주인공들을 흉내내며 곤충세계를 헤쳐나가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에 대한 기억과 책을 통해 배운 지식들을 순간순간 쏟아내곤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아직도 동화책보다는 만화책에 손이 먼저 가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곤 하지만, 아이들이 정말 보고 싶어하고, 뭔가 배울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방식의 세계일거라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우주에서 살아남기>인데, 첫번째 이야기는 우주로 가기 위한 준비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도 우주인을 배출하기 위한 선발대회가 있었고, 아마 남녀 한사람씩 두명이 선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듯 합니다. 아마 그분들은 이 만화속의 주인공들처럼 열심히 가가린 센터에서 훈련중일 것 같은데, 이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쉬울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선발된 마루라는 남자아이와 수지라는 여자아이, 그리고 러시아의 샤샤라는 아이가 우주 비행사 후보로 선발되어, 한사람만 선발되는 주니어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훈련하는 과정을 그린 만화입니다. 덜렁거리고 각종 사고를 일으키지만 친구의 어려움 앞에서는 자신의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마루, 너무 똑똑하고 새침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여자의 저력을 보여주는 수지, 그리고 러시아 엘리트 조정사 가문 출신의 얼짱 샤샤와 이들을 훈련시키는 교관들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이들 눈높이에 딱들어 맞는 모양새입니다. 이 책보고 우리 아이들도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신이나서 날뛰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보면 그런 재미있는 내용의 전개보다는 작가들이 공부를 많이하고 가가린 센터까지 직접 다녀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결과로 이 책이 나왔구나 하는 충분한 공감을 가지게 될 만한 내용구성이라는 점에서 또 다시 만화로도 아이들에게 참 좋은 것들을 알려줄 수 있음을 되새기게 만들었습니다. 만화의 그림이나 내용이 좀 과장되기는 하였겠지만 황당하게 진행된 것은 결코 아닌듯 하고, 중간중간 들어간 서바이벌 우주과학상식은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들과 깊이있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구요. 아마도 아이들에게 우주비행사가 되는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의 계기가 될 수 있겠고, 또한 우주에 대한 시각도 막연한 동경감에서 실제 자신들이 자라서는 다녀올 수도 있을 거라는 현실적인 공간으로서의 소망을 가지게 되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만화로서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사고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염려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니, 분명 아이들이 너무 열중하는 것에 대해서는 염려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아이들이 제일 먼저 한 놀이가 우주비행사 놀이였습니다. 중간에 비행기 타고서 무중력 훈련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 아이는 교관, 한 아이는 훈련생이 되어서 소파에 올라가 비행기 삼아 놀이를 합니다. 고도 몇미터 몇미터 하더니 교관이 '무중력이다'고 하니까 얼른 소파 등받이 위로 올라가서 희희덕 거리다가, '중력이 시작된다'고 하니까 소파 바닥으로 떨어져서 헉헉거리는 폼이 뭔가 정말 하는 듯 하기도 합니다.^^

 '즈드라스트 부이쩨!' 러시아어로 '안녕하세요'라는데, 작은 아이가 이 만화를 보고나서 최근 만난 러시아 선생님에게 이 말로 인사하는 것을 보고서, 저도 그 러시아 선생님도 잠시 '뽕!'하고 정신이 가버렸습니다. 아이에게는 만화가 만화로 끝나는게 아니었습니다. 지식의 다른 통로일 뿐.....이젠 선생님하고 헤어질 때는 '빠까'라고 인사합니다. 그 러시아 선생님, 한국생활 7년째로 한국말을 잘 하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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