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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를 위한 한국형 금융재테크
김의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2월
평점 :
이런 저런 재테크 서적들을 들춰보다 보면 많은 책들이 강조하는 것이 '먼저는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입니다. 주식투자를 할려고 하더라도 먼저는 주식이나 주식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서부터 시작하여 좋은 주식을 어떻게 고르고, 주식시장에 떠도는 소식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각종 지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각종 변수가 되는 현상이나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심리를 읽는 법, 투자를 위한 전략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끊임없는 공부를 권하는 책들이 많습니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 하다 못해 은행에 예/적금을 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은행의 어떤 상품이 이율이 높고 유리한 지에 대한 나름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벌어서 열심히 은행에 모으면 어느정도 살 수 있었던 시대에 비해 이젠 단순한 모으기를 넘어 투자를 통한 수익을 얻어야만 미래의 경제적인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라고 하니 더더욱 여러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들여다 보게 되고, 그것들을 이해할려고 하면 어느정도의 지식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직업이나 전공이 이런 쪽과 연관된 이들이라면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 분야와는 전혀 무관한 직업이나 전공을 가졌던 이들 -나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에게는 스스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편히 살던 시간만큼이나 상당한 압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맹이 있듯이 컴맹이 있고, 그리고 금융맹(?)이 있다고 해야 하나요.... 경제신문이나 일간지의 경제 섹션을 들여다보면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심한 금융맹이라고 해야겠지요.
이 책은 그런 금융맹을 위한 책으로 기획된 듯 합니다. 제목부터가 <왕초보를 위한 ....>입니다. 저자는 내가 알기로는 모 경제일간지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김의경의 알기쉬운 금융상식>이라는 칼럼을 현재도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 이 책의 내용못지 않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물론 이 책도 그 경제일간지에 실렸던 <경제가 머니?>라는 연재물을 정리하여 펴낸것인데, 지금도 인터넷을 통해 내용을 볼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이력에서 엿볼수 있는 것처럼 일반인들이 여러가지 금융상식에 대한 것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런 저런 배려와 설명을 곁들여 친절하게 설명한 책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그런다고 책의 내용이 아주 기본적인 것들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고, 이 정도의 내용을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게 되면 아마도 경제지나 경제섹션의 기사를 보면서 잘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감히 해보게 됩니다. 물론 아주 전문적이거나 분화된 내용에 대한 것을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책의 내용은 크게 총론에 해당하는 금융재테크의 첫걸음이라는 부분과 각론에 해당될 듯한 펀드투자, 주식투자, 채권투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 부분의 각종 금융상품이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시작하여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용어나 상식들에 대한 설명, 금융상품의 종류 및 특징, 그리고 시장에서 알아야할 상식들까지 여러 가려운 부분들을 긁어주고 있습니다. 내게는 사모펀드, 엄브렐러 펀드, 전환사채, 모기지론과 역모기지론 등 개념이 오락가락하던 부분들까지 깔끔하게 정리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장점중의 하나가, 저자가 서론에서 이 책이 비장한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하는 형식이 아니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감초와 같은 책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듯이 각각의 내용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되도록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흥미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요점을 기억할 수 있을 만한 재미있는 만화들을 곁들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른들도 우선은 보기쉽고 재미있어야 집중해서 읽고 자연스럽게 이해하려고 노력할테니까요. 그래서 보고 있노라면 모르는 것들을 배워야하는 난해함보다는 쉽게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잘 이해가 안되어서 머리가 지끈거리는 부분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은연중에 부자가 되기 위해, 또는 더 많은 돈을 모으고 싶은 욕심에 금융지식을 쌓아가는 사람에서부터 내 능력으로는 할 수 없다고 미리 주저앉아 버리고 이러한 금융지식을 외면해 버리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다음과 같은 재테크와 금융지식에 대한 권면은 두고두고 마음에 새겨둘 글일 듯 합니다.
사람들은 부자아빠나 10억 만들기 열풍에 고무되어 당장이라도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섭니다. 이미 부자 아빠가 되었거나 10억을 만든 사람들의 성공담도 들어보고..... 하지만 그들의 성공담이나 방법이 결코 당신의 것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적잖은 실망과 함께 자포자기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당신은 현명합니다. 재테크란 구체적인 방법보다는 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아나가는 게 우선이라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부자아빠가 되거나 재테크로 10억을 벌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이러한 금융지식은 당신이 재테크에 성공을 하든 그렇지 못하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살면서 좀더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이건 요즘 몰아치는 재테크 열풍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에게 적용되는 금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