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차세대 크리스천을 위한 7가지 습관
칼만 카플란.매튜 슈워츠 지음, 김정혜 옮김 / 세계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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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나라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크리스챤이라고 밝히고, 그 신앙적인 가치를  지키면서 산다는 것은 때로는 외톨이가 된다는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의 어려움을 참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상과 너무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 신앙과 현실생활은 분리된 공간의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지적을 받게 되고, 세상에 너무 가까이 있다면 신앙적인 가치를 잃고 너무 세상적이 된 것이 아니냐는 근심스런 질책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제대로 된 신앙적인 기초위에서 생활한다면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제대로 된 신앙의 기초'라는 것도 생활의 많은 영역에서는 혼란스럽게 적용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일요일에만 크리스챤이 되고, 어떤 사람은 주위 사람들과 많은 갈등을 겪으며 부딪히고, 어떤 사람은 정말 천사같다는 말을 들으려는 것처럼 착하게만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어떤 모습도 그리 생활하는 자신에게는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정말로 조화롭게 신앙과 사회생활을 꾸려나가고 있지 못하다면 말입니다.

 이 책은 신앙의 이런 모습들에 대한 고민의 산물인 듯 합니다. 물론 신앙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적으로 7대 죄악으로 일컬어지는 것들과 그것들에 대한 전통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어 온 자세들의 문제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그리고 성경을 고찰하고 그리스 로마 문화가 끼친 사상적인 영향에 대한 고찰을 통해 저자들은 자신들만의 성경적인 대답들을 도출하여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7대 죄악에 대한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태도들의 파괴적이거나 자기비하적인 그리고 비성경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건강한 성경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적인 관점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 바로 이 책인 듯 합니다.

  기독교적인 7대 죄악으로 알려진 것들은 자만, 질투, 분노, 정욕, 탐식, 탐욕, 게으름 입니다. 그리고 7대 죄악을 이겨낼 힘을 기르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교육되었던 것은 자만은 겸손으로, 질투는 순종으로,  분노는 인내함으로, 정욕은 정결함으로, 폭식은 절제함으로, 탐욕은 관대함으로, 게으름은 열정과 성실함으로 이기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러한 해결책은 불완전하고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결국은 더 악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합니다. 즉 7대 죄악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고 자신을 드높이는 것이라면 그 죄악에 대한 해결책은 모두 자신을 희생시키는 반대급부로 남을 드높이는 다른 극단을 강요하는 것이고, 결국 그러한 극단은 자신에  대한 무가치함, 열등감, 무조건적인 순종, 수동적인 인내 등으로 다른 파괴적이고 신앙적이지 못한 결과에 다다를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7대 죄악과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들은 결국은 나와 남을 대립되는 개념으로 생각하고 해결하고자 한 함정에 빠져 있음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성경의 관점은 남과 나를 대립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산술적인 단순한 중용의 타협이 아닌 자신과 타인 사이의 조화와 목표임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저자들이 제시한 7대 죄악에 대한 대안적인 해결책으로 자만에 대해서는 한없는 겸손보다는 자존감을, 질투에 대해서는 분별없는 순종보다는 지혜를, 분노하지 않기 위한 무조건적인 인내보다는 정의를, 정욕을 이기기 위한 오로지 정결을 강조함 보다는 사랑을, 폭식을 피하기 위한 또다른 극단인 금식보다는 건강한 식습관을, 탐욕을 이기기 위한 모든것에 대한 관대함보다는 신중함을, 그리고 나태하지 않기 위한 쉼없는 성실보다는 삶에 대한 목적의식을 제시합니다.

 이 책에서 언급한 7대 죄악에 대한 문제나 그 해결책들에 대해서 저자들처럼 깊이 있게 생각하였던 시간이 솔직히 없었고 -이 말이 그것들을 신앙생활에서 별의미를 두지 않았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한 죄악에 대한 지적이나 해결책을 아무 비판적인 사고 없이 받아들이며 '그렇구나'하는 식으로 살아온 내게는 저자들의 이러한 문제제기와 해결책에 대한 주장이 상당히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분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자들이 자신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과 그에 대한 대안적 관점으로 제시한 7가지 습관에 대한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생각하게 되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심리적인 갈등들에 대해 저자들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 듯 하다는 것입니다. 나와 같은 크리스챤들이 자신들의 문제에 대한 성찰과 심리적인 갈등들에 대한 건강한 성경적인 관점을 새롭게 갖추는 기회가 될 듯합니다. 겸손을 가장한 소극성의 가면뒤에 숨지도 아니하고, 자학적이지도 않은 좀 더 진취적인 관점에서 스스로의 신앙과 사회생활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러한 긍정적인 관점은 세상살이에서도 신앙인으로서 좀 더 당당하게 행복을 이룰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도 다 이해가 되지 못하고 헝클어진 채 놓인 문제더미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만약 내가 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지지하겠는가?

만약 내가 내 자신만 지지한다면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힐렐의 <조상의 윤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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